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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Japan

[아오모리 아트기행] 아오모리 현립 미술관에서 감상한 샤갈과 뮤지컬

by nonie 2011.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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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모리의 아름다운 설경을 꼭 빼닮은 현립 미술관은 이번 일정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사실 대도시에 비해 문화 혜택이 다소 부족할 수 있는 지방 도시에 이렇게 크고 멋진 미술관이 있다는 건 참으로 놀랍고 부러운 일이다. 아쉽게도 미술관이 끝나기 직전에 도착한 터라 유명한 아오모리 켄(거대한 강아지 형상의 조각품)을 못보고 온 게 너무나 아쉽지만, 샤갈의 유명 작품들을 배경으로 한 특별한 무대에서 뮤지컬을 관람했던 이곳에서의 시간은 두고두고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미술관 입구. 새로 열리는 특설 전시 등이 크게 소개되어 있다.

미술관 입구에서 바라다보이는 전경. 설경과 하나가 된 듯 어우러진다.

벽에 달린 특유의 로고문양은 해가 지면 노란 조명으로 매우 아름답게 변신한다.




눈처럼 하얗게 빛나는 아름다운 건축물, 아오모리 현립 미술관
사진으로만 보던 현립 미술관은 실제로 보니 더욱 아름답고 예술적인 구조를 뽐낸다. 일본에 오픈한 대부분의 루이비통 매장을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 아오키 준의 작품이란다. 아오키 준의 홈페이지에서 그간의 레퍼런스를 보니 아오야마의 SIA 빌딩도 그렇고 다수의 건축물에 화이트 테마가 많다. 눈이 많이 내리는 이곳 아오모리에도 역시 새하얀 색상에 나지막하게 지어진 이 미술관이 참 잘 어울린다. 건물 겉면에는 이곳을 상징하는 세모 모양의 로고가 많이 박혀 있는데, 알고 보니 이게 모두 조명 처리가 되어 있어 밤이 되면 아름답게 빛난다.





→ 미술관의 화장실도 모두 화이트로 통일. 지극히 심플함의 미학을 추구했다. 



전시장과 기념품숍까지 꼼꼼히 둘러보기
미술품이 전시된 전시장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사진을 남기지 못했다. 대신 입장할 때 한국어로 된 브로슈어를 나누어 주었는데, 다소 복잡할 수 있는 내부 지도가 잘 안내되어 있었다. 미술품은 대부분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의 작품으로, 다른 곳에서는 만나기 힘든 귀한 작품들이 많아서 흥미로웠다. 특히 아오모리는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요시토모 나라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어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꽤 의미가 깊다. 
또한 피카소와 마티스, 샤갈 등 해외 미술가의 전시도 이루어지고 있는데 특히 현립 미술관의 자랑거리라고 할 수 있는 샤갈의 원본 작품 3점이 전시되어 있다.



뮤지엄 숍의 입구. 역시 간결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캐릭터 대국 답게 기념품숍에도 관련 상품이 많았다. 예술 전문 서적이나 공예품도 살수 있다.



아쉬웠던 건 오후 4시가 다 되어서야 미술관을 찾은 터라 이곳의 상징물인 아오모리 켄을 보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뮤지엄 카페에서 느긋하게 아오모리의 사과 차와 파이를 즐겨보고 싶었는데 역시 늦어서 가지 못한 것 ㅜㅜ 최소 3시 쯤에는 와야 여유있게 구경할 수 있을 듯 하다. 아쉬운 대로 지상 1층 한켠에 깊숙히 숨겨진 뮤지엄 숍으로 향했다. 뮤지엄 숍은 아기자기한 캐릭터 상품들이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요시토모 나라의 팬이라면 이곳에서 관련 상품을 득템하는 재미가 쏠쏠할 듯. 




Aleko의 포스터. 단 이틀간의 공연이라 관객도 무척 많았다.

샤갈의 그림을 배경으로 펼쳐진 멋진 공연을 감상했던, 귀한 시간.




샤갈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크로바틱(?)의 향연, 뮤지컬 Aleko
미술관을 다소 늦게 찾은 이유는 저녁에 시작하는 뮤지컬을 관람하기 위해서다. 현립 미술관에서는 전시 외에도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마침 내가 방문한 일요일에는 단 이틀 간만 열리는 뮤지컬 'Aleko'의 마지막 공연이 있어 운좋게 관람할 수 있었다. 게다가 무대가 펼쳐지는 공간은 바로 샤갈의 특별 전시장으로, 미술관이 보유한 샤갈의 작품 3점이 벽에 걸려 있어 더욱 감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Aleko'는 1942년에 초연한 발레를 원작으로 삼았지만, 기본 줄거리 외에는 다양한 요소를 조합하여 현대적인 종합 예술공연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라이브로 연주되는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3중주를 배경으로 외발 자전거를 탄 어린 무용수들이 묘기에 가까운 공연을 펼치는데 깜짝 놀랄 만큼 압도적이었다. 외발 자전거 무용을 이렇게 가까이서 제대로 보는 건 처음인데 나이 어린 무용수들의 실수도 가끔 있었지만 대체로 훌륭했다. 또한 사무라이 풍의 일본 전통 복장과 특유의 우렁찬 성우 나레이션이 어우러지는 등 일본 관객을 위한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다. 일본에서 보는 "일본화된 외국 뮤지컬"의 관람은 참 색다른 경험이었다. 이래서 외국 여행 가면 공연이나 뮤지컬을 꼭 봐줘야 하나보다.

아오모리 현립 미술관은 앞으로 이 지역을 여행할 때마다 꼭 들러서 새로운 전시와 행사를 체크하고픈 예술 명소가 되었다. 자세한 미술관 소개는 홈페이지를 참조하자. (구글 크롬으로 일본어 페이지를 열면 자동 번역이 되니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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