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버스 운전사 아찌. 듬직하니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이시다.



글, 사진 nonie 협찬 올림푸스(E-3), 모두투어 여행 기간 2008년 12월 8일~13일


호텔 1층의 토니로마스에서 든든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첫날 일정인 놀퀘이로 향했다. 호텔 뒤 주차장에 놀퀘이로 가는 셔틀버스가 시간 당 약 두 대씩 정차한다. 스키장 셔틀버스 시간표는 다운타운에 있는 스키 관련 숍인 '스키 허브(Ski Hub)'에서 전날 미리 받아두었는데 여행 내내 큰 도움이 되었다. 셔틀버스는 꽤 정확한 시간에 도착하기 때문에 시간을 미리 알아두어야 움직이기가 편리하다.





 
놀퀘이는 다운타운에서 가장 가깝고 가장 규모도 작은 스키장이다. 본격적인 스키 라이프를 즐기기 전에 워밍업을 하는 스키장이랄까. 하지만 아담한 스키장이라고 해서 스키 코스가 완만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초보자들을 위한 장치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기 보다 중급자와 고급자 코스가 각기 한 코스씩 잘 발달해 있다는 느낌이었다. 물론 초보자들도 코스 입구에서 자세한 강습을 받을 수 있다. 또 규모에 비해서 렌탈, 휴게실, 식당 메뉴 등의 부대 시설도 비교적 좋은 편이었다. 특히 다운타운과 가장 가깝기 때문에 현지인들이 스키를 즐기기 위해 많이 찾는 분위기였다.  







초,중급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놀퀘이의 대표 슬로프를 올라보기로 했다. 리프트는 어느새 공중으로 붕 떴고 발 밑으로는 흰 설경이 아찔하게 펼쳐진다. 스키장 스태프들의 친절한 배려로 코스 정상에서 사진 촬영도 할 수 있었고 고급 코스도 따로 올라가볼 기회가 있었다. 놀퀘이 스키장은 전반적으로 작지만 따뜻함이 있는 곳이었다. 스태프 중에는 현지인 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 여러 국적 사람들이 많았는데 모두 친절하고 Friendly해서 스키장에 머무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이때껏 내가 봐왔던 서양인들과는 뭐랄까. 분위기 자체가 좀 다르다. 게다가 고가의 카메라 장비를 들고 스키장을 배회하는 동양인들. 주목받기 딱 좋은 상황이다.; 아무래도 한국이나 일본이 IT 강국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인지, 예전처럼 무작정 무시하기 보다는 오히려 동경에 가까운 눈빛이랄까. 바보처럼 스키도 없이 카메라만 들고 벌벌 떨고 있는데도 먼저 말을 걸어주고 관심을 가져준다. (이날 저녁 커피숍에서 만난 아랍계 외국인들도 우리 카메라를 보고 "프로페셔널"을 연발하더니, 결국 카메라 맨 우리 모습을 디카로 찍어갔다-_-)



홍일이가 현지인들 찍어준 폴라로이드.

놀퀘이에서의 점심식사.






이 사진, 나의 밴프 여행 중 가장 베스트컷으로 자신있게 꼽는 사진이다. :) (워낙에 사진 솜씨가 없다보니;) 놀퀘이 스키장의 휴게소에서 만난 평화로운 캐나다 가족이다. 사진 한 방 찍겠다고 눈짓을 하니 아버지가 아이를 번쩍 들어올리며 흔쾌히 예쁜 포즈를 취해준다.^^ 센스쟁이 캐나다인들 같으니. 문득 눈물이 나도록 부러웠던, 그들의 오후 한때.

하얀 눈속에서 스키와 보드를 즐기며 삶의 여유를 만끽하는 그들의 모습은, 한국의 스키장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삶의 고된 문턱에서 쫓겨나 부리나케 도망온 비상구가 아니라, 그냥 일상처럼 자연스러운 레저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삼삼오오 스키장을 찾는 캐내디언들의 표정은 하나하나 기억할 수 있을 만큼 밝고 활기가 넘쳤다. 게다가 연령대도 정말 다양했다. 나이든 어른들도 많았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만났던 영국인 청년 Tim도 재밌었다. 놀퀘이에서 스태프로 일하는 그는 영국에서 왜 왔냐니까 대답이 걸작이다. "영국에는 산이 없잖아";;;. 내가 스키 무서워한다니까 내일 레이크루이스 가면 크로스컨트리 스키 한번 해보라며 알려준다. 그건 평지에서 왔다갔다만 하는거라 하나도 안무섭다며. 곧 일본 간다길래 한국도 한번 오라고 홍보해줬다.;;



스키를 즐기는 엄마와 아들. 너무나도 행복해보였다.

귀여운 영국 청년 ㅎㅎ Tim.




사실, 놀퀘이 스키장 자체는 크게 인상에 남지 않았지만, 거기서 만났던 사람들은 모조리 기억에 남는다. 촬영에 친절하게 응해준 스태프들, 식당 주방에서 워홀로 일하던 한국 학생, 휴게소에서 만나 우리에게 사진을 찍히며 좋아하던 젊은 현지 친구들....여행의 시작부터 왠지 현지인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한다는 생각에 즐겁고 뿌듯했다. 바로 전 밴쿠버 여행과 뉴질랜드 여행에서는 거의 불가능했던 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밴프에서는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특별히 밴프 사람들만 친절해서도, 나의 마인드가 갑자기 달라져서도 아니다. 함께 한 파트너의 철저한 준비(폴라로이드 인화기 MP-300를 이용한 즉석 사진을 선물, 현지인에게 인기 최고였다;;)와 적극성, 그리고 촬영 미션에 대한 약간의 압박감이 주된 영향을 끼쳤으리라. 다음에 갈 여행에서는 나도 현지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준비를 뭔가 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무엇보다도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려는 자세가 내겐 많이 부족했었다. 나의 닫힌 마음을 돌아보게 만드는 밴프의 마법같은 따뜻함은 앞으로도 일정이 끝날 때까지 쭉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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