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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커리어

[일의 미래] AI 시대에 솔로프리너의 갈림길, 성장 vs. 행복?

by nonie | 호텔칼럼니스트 2025.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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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행 미디어 히치하이커 대표, 책 <여행을 바꾸는 여행 트렌드> 저자 김다영입니다.
콘텐츠 비즈니스를 둘러싼 새로운 담론과 미디어 정보를 수시로 큐레이션하고, 저의 의견을 정리합니다. 
 


 
스타트업의 최종판, 1인 기업?
며칠 전, 내가 IT 업계에 처음 몸담았던 스타트업을 창업했던 대표가 또다시 창업한다는 뉴스가 들려왔다. 그 다음 일했던 스타트업의 대표도 여전히 '잘되는' 분야로 옮겨와 고군분투하며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사회 초년생 시절에, 20년간의 IT 스타트업 업계에서 현재까지도 유명세를 유지하는 대표 2명과 일했던 경험을 짧게나마 가졌다는 건 굉장히 운이 좋았다고 본다.
 
IT스타트업에서 홍보팀장으로 CEO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창업과 사업이 내게도 맞을지 깊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도 한때는 폼나는 사업가가 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창업이 필요했다. 스타트업 씬에서 창업은 공식이 정해져 있다. 바로 투자 유치를 통한 스케일업이 필수라는 점이다. 일단 투자를 받고 나면, 그때부터 대표들은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했다. 유치한 자본을 바탕으로 '고용'을 해야 했고, 스케일업이 시작되는 순간부터는 엄청난 책임감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그들을 겪으면서, 나는 창업가에는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직의 생존을 위해 개인의 삶을 포기할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동시에, 내 비즈니스 브랜드와 독자적인 직업 포지션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창직'과 1인 기업이라는 형식을 택했다. 스케일업을 하지 않고 전문가 포지션으로 대체불가능한 작은 시장을 개척하는 방식이다. 올해로 11년차를 맞았으니, 일단 살아남는 데는 성공한 셈이다. 
 
그런데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IT 신에서는 혼자 창업과 개발을 다 해내는 수퍼 1인 기업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오픈AI의 샘 알트먼은 '1인 유니콘 기업'을 탄생시키는 게 목표라는 무서운 말을 했는데, 이미 현실이 된 것이다.
나도 기존의 강의사업 의존도에서 탈피하기 위해 3년 전부터 미디어 사업을 구축하고 있다. 그런데 AI를 업무 과정에 도입한 뒤에는 혼자서 웹 미디어와 유튜브 미디어를 동시에 운영하면서 본업을 하는게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1인 기업도 수백억 유치…'솔로프러너' 시대

글로벌 스타트업 업계에서 ‘솔로프러너(Solopreneur)’로 불리는 1인 창업자들이 수백억원대 자금을 유치하는 데 잇달아 성공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통한 업무 효율화로 1인 창업의 성

n.news.naver.com

 

그러다보니 얼만큼 사업을 키워야 할지 이젠 또 결정해야 할 단계가 되었다. 언론사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아니면 인플루언서로서의 스케일을 더 키워야 할지, 법인은 어느 단계에서 필요할지 등 생각해야 할 게 많아졌다. 기존의 출판업도 잠시 홀딩하고 있는데 이걸 또 어떻게 결합해야 효과적일까. 결국 1인 기업도 어느 단계가 되면 스타트업처럼 '스케일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삶의 만족도와 행복을 포기하지 않는 스케일업이 과연 AI 시대에는 가능할까? 문득 궁금해진다. 
 
 
 
 
AI와 반대로 생각하고 말해야 한다
"AI가 등장하면서 AI는 우리에게 ‘너희들 굳이 그렇게 쓸 필요 없어, 내가 대신 써줄게’ ‘너희도 어차피 AI처럼 쓰잖아’라고 말하고 있다. 이건 인간이, 특히 예술가나 연구자들이 자신만의 목소리가 무엇인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라 생각한다. AI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문장을 만든다. 100만개의 텍스트를 보고 그 문장 구조를 따라간다. 예술가나 학자는 AI와 정반대 방식을 취해야 한다. ‘100만명이 이렇게 이해했다면, 나는 다르게 이해한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철학자, 시인, 예술가로 세상을 다르게 본다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남의 목소리로 말하는 데 익숙해졌고, 그렇게 하면 칭찬을 받았다. 반면 자기 목소리로 말하면 표현하기도 어렵고, 조롱당하거나 비판받을 수도 있어서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이제는 AI가 그 모든 ‘남의 목소리’를 대신해주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그런 방식으로 말하는 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이 문제를 직면해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이건 철학자와 학자들이 도와줘야 하는 부분이다. 자기 목소리를 발견하고, 그것을 힘있게 표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 인터뷰를 보면서 든 가장 큰 생각은, 전통적인 엘리트의 시대가 소멸했다는 것이다. 특히 여행, 관광 분야의 실용 학문 분야에서 교수들이 설 자리는 이미 없었지만 앞으로는 더 좁아질 것이다.
지난 4년간 연구자들이 했어야 하는 교육업을 대신 하면서 느낀 건, 앞으로 자기 생각(통찰)이 없는 학문은 직업적 역할을 부여받기 어렵겠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세상을 다르게 볼 힘이 있는 소수의 사람들은 애초에 학문 분야로 들어가지 않는 것도 한몫 할 것이다.
 
 

“AI 등장 전부터, 인간은 AI 흉내를 내고 있었다”…인문학자의 일침

“우리가 ‘초가속 시대’에 살고 있다는 느낌은 부분적으로 방향 감각 상실에서 비롯된다. 많은 사람이 뭔가를 안정적으로 붙잡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 지면에 발을 단단히 디디는 감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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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촬영이 진행됐던 무대 뒤에서 대기하면서.

 
요즘의 고민은, 기획과 커뮤니티
요즘 미디어를 하면서 크게 느끼는 게, 교육업과의 차이점이다. 강의나 교육은 협업이나 자발적인 기획을 할 일이 없다. 업체나 기관에서 의뢰받은 강의나 교육을 만들고 출강하는 비교적 단순한 프로세스만으로도 비즈니스를 유지할 수 있었고, 실제로 그게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며 삶의 만족도를 높인 비결이기도 했다. (대신 만나는 사람의 폭도 대단히 좁아진다)
 
반면에 미디어를 운영하다보면 단순한 출강이나 취재 제안만 들어오지 않는다. 미디어는 무언가를 알리는 일이기 때문에, 굉장히 다양한 제안이나 요청이 들어온다. 이때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비즈니스 기획력이 필요하다. 또한 전통 언론사의 수익모델은 광고나 외주 제작으로 매우 단순한데, 온라인 미디어인 '유튜브'는 그 파급력이나 수익모델이 무궁무진하고 본인 하기 나름이다.
그러다보니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모여드는 업체와 개인들의 이해관계를 선별하고 분야 별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기획하는 능력이 요구된다는 걸 절실히 느낀다. 아주 작은 광고 하나를 유치하려고 해도 많은 조율이 필요한게 유튜브다. 그리고 작은 취재 기회가 큰 콘텐츠 제작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러한 비즈니스에 필요한 네트워킹의 기초를 뉴스레터로 수행하고 있지만, 피드백이 거의 없다보니 변화의 필요성도 느낀다. 커뮤니티의 비즈니스화가 가장 어려운 숙제다. 머릿속으로는 이 업체와 저 업체, 이 업체와 저 기관을 매칭해주면 딱이라는 계산은 빨리 나오지만 그 사이에서 나의 비즈니스적 효용성은 계산이 안되는 걸 보면, 나는 기획자나 중재자로서의 역량보다는 플레이어로서의 역량이 뚜렷하다는 걸 느낀다. 사실 어제 오랜만에 TV프로그램 촬영이 있었는데, 또 카메라 앞에서 신난 스스로를 보면서 더 확신이 들기도 하고.
하지만 사업의 확장 여부를 떠나 미디어의 포지션이 '플랫폼화(중재자)'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건 확실하다. 어쩌면 사업의 성장에 앞서 나의 성장과 도전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다.

 


 
✔️'일의 미래'를 큐레이션하는 이유?
일은 두 가지 관점에서 저의 화두입니다. 개인 관점에서는 2014년부터 1인 기업 형태로 일하고 있으며, 삶과 일의 만족도가 직장생활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높습니다. 저와 같이 콘텐츠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시간과 장소의 자유'를 가진 커리어를 구축하려는 분들을 위한 코칭 과정과 커뮤니티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산업 관점에서는 제가 다루는 여행산업이 '일의 변화'에 엄청난 영향을 받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일과 여행의 경계는 갈수록 흐릿해지고 있으며, 여행의 목적 역시 라이프스타일 체험과 자기 발견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지점에 주목하며, 일과 여행에 대한 저만의 관점을 만들고 있습니다. 
 
📮 히치하이커 뉴스레터 : http://hitchhickr.substa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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