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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커리어

[일의 미래] 포스팅 제로 현상, 그리고 생각하는 힘

by nonie | 호텔칼럼니스트 2025.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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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히치하이커 대표, 책 <여행을 바꾸는 여행 트렌드> 저자 김다영입니다.

콘텐츠 비즈니스를 둘러싼 새로운 담론과 미디어 정보를 수시로 큐레이션하고, 저의 의견을 정리합니다. 

 


 

 

 

Why did our friends stop posting on social media?

BBC Special Correspondent Katty Kay and writer Kyle Chayka discuss the ways that social media is changing – and what that means for how we live our lives online.

www.bbc.com

 

1. 포스팅 제로(posting zero)의 시대

인스타그램은 나에겐 정말 계륵같은 존재다. 여행 분야의 미디어 일을 하면서 놓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키우기엔 나와 상성이 전혀 맞지 않는 소셜미디어여서 반만 걸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팔로잉 리스트 정리 작업을 틈틈이 하면서 아주 특이한 현상을 발견했다. 수 천명에 가까운 사용자를 일일이 확인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사용자들이 2024년을 마지막으로 인스타 활동을 그만 두었다. 몇 명이 아니라 내가 직접 발견한 계정만 수 백여 개에 달했다. 물론 대다수가 인플루언서가 아닌 일반인 계정이었다. 일상 공유를 중단하는 이유는 물론 각자 다르겠으나, 수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선택을 했기 때문에 어떤 공통의 현상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 현상의 이유를 명확히 설명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BBC가 최근 책 '필터월드'의 저자 카일 차이카(Kyle Chayka)와의 대담 기사를 보면서 적확한 분석을 찾을 수 있었다. 일명 '포스팅 제로'의 시대가 도달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셜 미디어 사용자 중 약 3분의 1이 1년 전보다 포스팅을 덜 하며, 이는 나이대가 내려갈수록(Z세대) 두드러진다고 한다. 카일은 일반 사용자가 자신의 삶을 온라인에 공유하는 것이 가치 없다고 느끼는 지점인 포스팅 제로 개념을 제시했다. 또한 평범한 일상 포스팅이 줄어드는 이유로, 소셜미디어가 고도로 상품화된 콘텐츠 소비의 장이 되면서 인플루언서 콘텐츠와의 경쟁이 더이상 무의미해졌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오늘날 소셜 미디어 기업의 주된 고객은 광고주이며, 사용자들의 참여(engagement)가 유지되어야 비즈니스 모델이 작동한다. 최근 카카오톡 대참사의 주된 원인이 '광고' 때문이라는 것 역시 이 맥락이다. 따라서 사용자 생성 콘텐츠가 줄어들고 체류 시간이 줄어든다는 건 망한다는 거고, 이 갭을 무조건 메워야 하니 AI 생성 콘텐츠로 대체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것이 카일의 향후 전망이다. 나는 이미 그 시기가 왔다고 본다. 네이버 블로그 역시 수동으로 작성하는 블로거들이 이제 거의 없고, 심지어 제휴 포스팅같은 경우는 여행 플랫폼들이 먼저 AI 작성법을 블로거들에게 교육할 정도다. 그런 콘텐츠를 양산하는 블로거들 역시 매우 빠른 시간 내에 사라지게 될 것이다. 

 

콘텐츠 생산자 관점에서 포스팅 제로 현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부터의 모바일 상호작용은 'TV'처럼 수동적인 전문화된 미디어 소비로 변할 것이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극소수의 진짜 콘텐츠를 생산하는 이들은 더 많은 관심과 기회를 독점할 것이다. 하지만 진짜를 생산하려면 모든 것이 자동화된 세상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반드시 가져야만 하는데, 이 힘이 점점 더 불평등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아래 소개) 어쨌든, 일단 카일의 책 '필터월드'가 내 책상에 1년째 꽃혀있다는 걸 지금 발견했으므로, 이번 주에는 이 책부터 정독한 다음 다시 생각을 정리해 보기로. 

 

 

 

https://www.nytimes.com/2025/07/28/opinion/smartphones-literacy-inequality-democracy.html

 

Opinion | Thinking Is Becoming a Luxury Good

That’s bad news for our democracies.

www.nytimes.com

 

2. 생각하는 힘은 점점 더 사치재에 가까워지고 있다. 

지식업으로 12년째 먹고사는 입장에서, 생각하는 힘을 유지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또한 대다수가 생각하는 방향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야만 가치를 주고 그 가치가 돈을 벌어다주는 코어가 되기 때문에, 생각하는 힘은 지금같은 시대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무기가 된다는걸 매일 느낀다.

 

그런데 최근 뉴욕타임즈는 이 생각하는 힘 자체가 특권이 되어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깊은 사고 능력 자체가 소수의 부유층이 자녀들에게 스크린 시간을 제한하고 장기간의 고급 학습을 통해 상속을 해주는 '고급 재화'가 되면서, 이러한 인지적 격차가 사회적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기술이 집중력, 읽기, 논리적 사고 능력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부작용은 주로 저소득층부터 크게 파고들기가 쉽다는 것이다. 이로 인한 사고 능력의 부족은 경제적 격차 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건강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주된 논지다. 숏폼 영상 등으로 빠르게 퍼지는 가짜 뉴스나 주장을 구별하거나 인지하는 능력의 격차가 경제적 불평등과도 연관성이 크게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저 뉴욕타임즈 기사는 페이월 때문에 누구나 읽을 수가 없다는 것도 참 웃지못할 포인트) 

 

 

 

 

더쿠 - 재테크 글 추석에 많이 보여서 진짜 다행이라고 느끼면서 흙수저 좆소에서 시작한 여자로

 

theqoo.net

 

https://x.com/sephialone/status/1976274870087582152

 

이와 관련해서, 국내 소셜미디어에서도 같은 결의 주장이 최근 눈길을 끈다. "자본주의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더 도파민에 빠지기 좋은 환경에 세팅되어 있다"는 문장이 핵심이다. 물론 비약이 심하긴 하지만, 이 중소기업 환경에서 주로 언급되는 현실회피적인 소비 활동은 바로 '케이팝 덕질'이다. 나도 꽤나 오랫동안 케이팝 시장을 바라보면서 해왔던 생각인데, 일본에서는 덕질의 페르소나인 오타쿠 하면 주로 남성을 떠올린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소위 '팬싸컷'으로 회당 수백 만원의 비용이 드는 코어 케이팝 덕질의 다수를 젊은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 남녀를 떠나서 이들은 아직 경제 기반이 취약할 가능성이 높은 세대이기도 하다. 

 

최근 이 '가성비 덕질' 논쟁의 다양한 면면을 보면서, 케이팝 덕질 세계에도 경제적 현타의 시점이 슬슬 도래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누군가의 인용 지적처럼, 어차피 시드 머니가 적은 사회 초년생들에겐 몇 십만원 덕질비용 아끼는 게 큰 의미가 없고, 자산이 늘어나면 누구나 재테크는 하게 되어있다는 말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뉴욕타임즈 글처럼, 주변 환경(특히 미디어)에 방치된 채 생각하는 힘을 잃은 이들이 자연스럽게 '중독적인 소비'를 반복하면서, 정치 경제적으로 더 취약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면? 사회구조적인 측면에서도 좀더 세밀하게 들여다볼 지점이 있다.

 

 


 

✔️'일의 미래'를 큐레이션하는 이유?
일은 두 가지 관점에서 저의 화두입니다. 개인 관점에서는 2014년부터 1인 기업 형태로 일하고 있으며, 삶과 일의 만족도가 직장생활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높습니다. 저와 같이 콘텐츠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시간과 장소의 자유'를 가진 커리어를 구축하려는 분들을 위한 코칭 과정과 커뮤니티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산업 관점에서는 제가 다루는 여행산업이 '일의 변화'에 엄청난 영향을 받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일과 여행의 경계는 갈수록 흐릿해지고 있으며, 여행의 목적 역시 라이프스타일 체험과 자기 발견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지점에 주목하며, 일과 여행에 대한 저만의 관점을 만들고 있습니다. 
 
📮 히치하이커 뉴스레터 : http://hitchhickr.substa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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