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리어를 위한 여행 트렌드 교육
벌써 횟수로 4년째 출강하는 롯데호텔 서비스 아카데미는 잠실 롯데호텔과 지하로 연결된 곳에 위치해 있다. 작년에는 코로나 여파로 잡혀있던 교육이 취소되어, 오랜만에 찾게 됐다.
이곳을 출강하게 된 계기는 2018년 신입사원 입문 교육 과정에서 '호텔 트렌드' 과정을 맡으면서부터다. 책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이후 호텔의 임원 강의나 내부 컨설팅, 리서치 과정에 참여하기 시작했는데, 롯데도 그 중 한 곳이다.
예전에는 호텔 트렌드 과정을 대형 여행사나 럭셔리 여행업체 쪽에서 맡았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호텔업계는 메인 소비자인 MZ세대의 변화를 깊이있게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이들의 소비 트렌드가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다 보니, 업계 내부의 시각이나 이미 매체에 보도된 뻔한 내용만 가지고는 좋은 강의를 할 수 없다. 2019년 교육 때는 저서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를 수강생 전원이 읽고 서평을 제출하는 사전 과제가 주어진 적도 있었다.. (내가 낸 숙제 아님....ㄷㄷ)
이번에는 코로나 이후 열리는 첫 신입사원 교육인 만큼, 호텔업을 넘어 여행업 전반에 대한 트렌드와 전략을 추가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배정된 교육 시수도 기존의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었고, 코로나 때문에 인원 조정으로 2주간 2회로 나누어 교육을 진행했다.
1강. 2021년, 뉴노멀 여행 트렌드
트렌드 강의 준비는 언제나 재밌다. 매번 많은 강의 내용을 바꾸기 때문이다. 강사 입장에서는 너무나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만, 그만큼 새로운 도전이다. 2020년 한 해동안 전국의 수많은 여행사와 관광 자격증 보유자 대상으로 트렌드 교육을 했는데, 2021년에는 또 다른 트렌드와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아무런 대책없이 위기를 맞이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 여행 트렌드 교육은 실질적인 액션 플랜을 효과적으로 제시해 주어야만 한다. 언제까지나 트렌드만 훑어볼 수는 없는 일이다.
호텔업은 여행산업의 메인 공급자이며, 호텔만 따로 떼어서 트렌드를 살펴볼 수는 없는 분야가 되었다. 그래서 호텔 측에서 뉴노멀 이후의 여행 트렌드를 제시해달라는 요청은 시기적절한 교육 방향이다. <여행의 미래> 출간 이후 꾸준히 팟캐스트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2021년의 동향과 전략을 세워서 강의를 준비했다. 의외로 호텔리어들은 여행 트렌드에 큰 관심을 보였고, 자신의 업을 넘어 개인 차원의 여행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대입해서 생각해보는 듯 했다.
2강. MZ세대 여행 소비자,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지금의 호텔업은 실제 여행 소비자의 변화와는 여전히 거리감이 있다. 그 거리감을 최대한 좁혀주는 것 또한 트렌드 강의의 역할이다. 호텔리어들이 스스로 소비자가 되어 생각할 수 있어야만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올 수 있다.
다행히 신입사원 교육 대상자들은 스스로가 MZ세대고, 윗 세대에 비해 훨씬 더 변화에 열려 있다. 새로운 여행 서비스나 숙박 서비스를 소개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찾아보고 장단점을 파악한다. 2021년 여행 소비자들의 큰 변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인식 변화'에 대해서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왜 거주지마저도 구독 형태로 머무르려고 하는지, 왜 아웃도어 여행의 장비대여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는 지도 소비자 관점에서 이해하면 많은 것이 보인다. 트렌드나 사례를 단순히 소개하는 것보다, 그 이면과 해석이 훨씬 더 중요하다.
3강. 2021년, 호텔은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메리어트와 힐튼은 2021년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한국에서도 글로벌 호텔 체인이 더 많이 나와야만 하고, 다른 브랜드가 놓치고 있는 부분을 빨리 캐치해서 이전에 없던 시장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국내외 기업들의 전략을 분석해보고, 이제부터 새롭게 갖춰야할 경쟁력 BEST 3를 제안하면서 강의를 마무리했다. 다행히 아카데미 측에서 '신입 뿐 아니라 임원 분들이 들어야 할 강의'라며 후한 평가를 해 주셨다. 일상적으로 하는 수많은 강의 중 하나지만, 이렇게 리뷰를 남겨두면 강의 개선에도 도움이 되기에 기록으로 남겨둔다.
epilogue.
기업의 일반 임직원 대상 여행 강의만 하다가 업계에 처음 출강할 때만 해도, 이 정도로 방대한 콘텐츠를 갖춘 전문 강의를 준비하기엔 많이 부족했었다. 호텔 책 출간 이후 본격적으로 이쪽 일을 준비하면서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지하고 전 세계의 여행업계 컨퍼런스를 다니며 취재를 시작한 게 그 즈음이니, 역시 냉정한 자기 분석은 꼭 필요하다.
이게 딱 그 시점에 썼던 글이다. 이 때 하와이에 갔던 중요한 이유가 '글로벌 투어리즘 서밋'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당시의 삽질기 브이로그) 하와이에선 몇 번이나 멘붕이 왔었던가. 남들은 다 휴양으로 놀러오는 섬에 10시간이나 비행기를 타고와서 하루 종일 컨퍼런스에서 강연을 듣고, 저녁에는 캐리어를 끌고 이 호텔 저 호텔로 옮기며 아무도 시키지 않은 취재를 거듭했다. '왜 왔지?'라는 의문을 가질 에너지조차 남지 않았던 고된 시간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사치스러운 투정이었구나 싶고, 그런 시간이 모여 지금의 내 강의를 만들어준 것 또한 분명하다. 이 때의 서밋 취재 이후 나는 대륙을 옮겨다니며 수많은 행사를 취재할 수 있게 됐고, 그 경험들이 책 <여행의 미래>를 만들어 주었다.
이제 나의 관심사는 여행 주변을 둘러싼 조금 더 큰 범주로 서서히 옮겨가고 있다. 아직은 가닥이 잡힐 듯 하면서도 불투명하지만, 지금 구상 중인 콘텐츠 유통 방식을 리뉴얼하면서 서서히 가닥이 잡히지 않을까 싶다. 곧 완전히 새로운 뉴스레터가 그 시작점이 될테니, 커밍 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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