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ie X HKTB - 조금 더 멀리 떠나는 홍콩, 란타우 선셋 투어

그동안의 홍콩여행은, 다들 그렇겠지만 센트럴과 침사추이를 중심으로 한 도심여행이 90% 지분을 차지했다. 그래서 이번 일정표를 보고, 내심 기대가 컸다. 옹핑 케이블카에서 타이오 마을, 선셋 보트까지 이어지는 홍콩 근교 여행은, 그동안 내가 제대로 바라보지 않았던 홍콩이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투어리스트의 눈높이에 맞추어, '관광'이 선사하는 즐거움으로 알차게 채워놓은 시간을 경험한 하루.  






Photo by Ji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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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핑 케이블카에서 시작하는, 홍콩 근교 여행

이날 오전 내내 현지 투어사 프레젠테이션이 있었다. 홍콩이 제주도 면적의 60% 정도라고 하니, 작은 섬은 아니지만 관광개발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도시다. 나도 언젠가부터 홍콩이 관광지로서 변화가 없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에코(친환경)나 자연 등 홍콩의 '의외성'에 초점을 맞춘 상품이 많아졌다. 


이날 하루를 시작한 옹핑 케이블카 역시, 내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홍콩과는 정반대의 풍경을 보여준다. 여기가 홍콩이야? 싶을 정도로, 푸르른 녹지가 바다와 어우러진 광대한 자연경관을 주요 포인트로 삼는다. 정말이지 이렇게 홍콩에 삼림이 풍부할 줄은 몰랐다. 최근 트래킹 여행지로 조명받는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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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간의 홍콩 스페셜리스트 트립은 전 세계 13개국의 여행 전문가들이 초청되어 단체일정으로 진행되었다. 그래서 차량 탑승이나 액티비티 등은 조를 나누게 되는데, 케이블카는 한국 팀과 흥이 넘치는 뉴질랜드 팀이 함께 했다. 우리가 탑승한 케이블카는 소위 '크리스탈 케이블카'라는 투명 유리바닥..!!! 고소공포가 있는 내게는 넘나 무서운 시간이지만, 뉴질랜드 언니들은 바닥에 눕고 난리났다.ㅎㅎ

 

케이블카는 생각보다 꽤 여유있게 가기 때문에 기념 사진은 충분히 많이 찍을 수 있다. 종착지인 옹핑 빌리지에 다다를 무렵, 저멀리 티엔탄 부다, 일명 빅 부다(Big buddha)가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10월 말의 홍콩 날씨는, 빅 부다가 이렇게도 선명하게 보이는 맑은 하늘을 선사한다. 



옹핑 케이블카, 그 중에서도 크리스탈 케이블카를 탈 계획이 있다면 한국어로 미리 편리하게 예약하고 가는 게 좋다. 미리 바우처를 구입하면 VIP 라인으로 편하게 들어가고, 그냥 가면 매표소에서 엄청난 대기인파 속에서 줄을 서야 한다. 옹핑 크리스탈 케이블카 한국어 예약은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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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부다가 주인공인 관광명소, 옹핑 빌리지

옹핑 360 케이블카는, 무척이나 상쾌하고 짜릿한 경험이었다. 물론 나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는, "비용을 들여 티켓을 사고 엄청난 인파의 줄까지 서야 하는" 현실적인 장벽이 모두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순수하게 탑승 경험만으로 보자면, 한번쯤 타봄직한 쾌적한 어트랙션이다. 


그러나 옹핑 케이블카의 종착지인 옹핑 빌리지는, 잘 모르겠다. 홍콩 방문자의 90%라는 중국인의 입맛에 완벽하게 맞춘 기념품 숍과 인공적인 거리 조성, 그 모든 것을 내려다보는 빅 부다의 존재감까지. 옹핑 빌리지가 한국의 모든 홍콩 가이드북에 소개되어 있음에도, 정작 한국인의 발길이 뜸한 까닭이 있지 않을까? 

빅부다로 향하는 높다란 고행길에 오르는 대신, 스타벅스 옹핑 빌리지 점으로 향했다. 한국에는 없어진 메뉴인 리스트레토 비안코 한 잔을 주문해,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 이제 와서 보니, 옹핑에서는 내가 찍은 사진도 거의 없다. 카메라를 들 가치를 별로 못 느꼈던 듯. 








빈티지한 어촌 마을, 타이오의 늦은 오후

정작 내 카메라의 셔터를 쉴 새 없이 누르게 만든 장소는, 옹핑에서 버스를 타고 향한 작고 오래된 마을이다. 


서서히 해가 저물 무렵의 타이오 마을은 느긋한 정취가 있었다. 중화권의 많은 도시에 비슷한 마을과 골목이 다 있지만, 타이오 마을은 고유의 분위기가 있었다. 아마도 그 작은 차이가 포착될 때, 여행자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것 같다. 이곳 역시 관광객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지만, 직전에 다녀온 옹핑 빌리지와는 분명히 달랐다. 아직까지 타이오 마을은 외부 인파가 뜸하고, 오래된 어촌마을의 삶이 살아 있었다.









건어물 숍이 늘어서 있는 골목을 지나며, 가이드가 말린 생선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생선이 여러분이 좋아하는 완탕면 국물을 내는 재료입니다'. 응? 완탕면은 닭뼈나 돼지/소뼈 국물로 만드는 줄 알았는데 생선이 들어간다고? 그래서 재차 물었더니, 홍콩 정통 완탕면에는 닭뼈 외에도 말린 생선을 넣어야 한단다. 


그런데 육수 내는 게 번거로우면, 이를 가루낸 파우더를 사면 더 편하단다. 덕분에 이곳 가게에서 판매하는 생선 파우더를 운좋게 살 수 있었다. 만약 혼자 왔으면 절대 못 샀을 쇼핑템이다. 나중에 귀국해서 검색해 보니, 이 생선의 정체는 '넙치'다. 국내에 진출한 청키면가의 홍콩식 완탕에도 넙치가 들어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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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한 홍콩을 즐기다, 란타우 선셋 투어

짧은 골목 투어는 자연스럽게 선착장에서 끝이 났다. 이제 작은 배를 타고 해지는 풍경을 만나러 갈 시간이다. 사실 홍콩에 오기 전에 태국 북부에서도 배를 적잖게 탔는데, 불과 2주만에 또 보트행이라니. 멀미를 잘하는 체질이라 약간 불안하긴 했지만, 물살이 세지 않아서 생각보다 편안했다. 게다가 기가 막힌 선셋 타이밍에 배를 탄 덕분에, 고즈넉한 마을을 배경으로 보랏빛으로 하늘이 서서히 물드는 풍경을 마주할 수 있었다. 






Photo by Jihee




처음엔 들뜬 일행들의 왁자지껄한 목소리가 배 안에 가득했는데, 어느 새 아름다운 선셋에 다들 취한 건지 셔터 소리만 바쁘다. 전 세계에서 이번 투어에 참가한 이들 중에는, 홍콩에 처음 온 서양인들도 많다. 그들에겐 아마도 잊지 못할 홍콩의 아름다움이었으리라. 물론, 홍콩에 7번이나 왔던 나에게도, 무척 특별한 순간이었다. 혼자 여행하면 절대 못 찍는 뒷모습도 종종 찍히고.ㅎㅎ  









배에서 내려, 저녁식사를 위해 타이오 헤리티지 호텔로 향했다. 홍콩에 몇 군데의 문화유산을 개조한 헤리티지 호텔이 있는데, 이곳 역시 한 번쯤 꼭 와보고 싶었다. 비록 숙박은 못  해보지만 둘러보는 것 만으로도 흥미로웠다. 무려 1902년 건축물이니 존재 자체만으로도 문화유산인 셈인데, 잘 가꾸어놓아서인지 무척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여기서 웨딩도 많이 한다고 하는데, 홍콩의 현지인에게도 특별한 데스티네이션일 듯 했다.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타이오 헤리티지의 아름다운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음식은 대체로 훌륭하지 못했다. 음식의 간이 너무나 짜서, 도저히 반 이상을 먹을 수 없었다. 음식 타박을 잘 하는 편이 아닌데, 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짜서 먹을 수가 없는 정도. 우리 테이블만 그런가 싶어 옆 테이블을 슬쩍 보니, 다른 팀들도 숟가락 내려놓은 지 오래다. 이곳의 지역 특성상 음식에 젓갈(피쉬소스)을 많이 쓰는 듯 했다. 


투어리스트가 되어 경험한 홍콩은, 역시 새로웠다. 그동안 내가 스스로 계획하고 여행한 홍콩에는 '볼거리'가 빠져 있었다. 주로 홍콩의 현재를 바라보고, 내 취향에 맞는 익숙한 것만을 찾아 다녔다. 그런데 이렇게 잘 짜여진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홍콩을 다녀보니, 관광과 여행에서 얻은 서로 다른 경험의 퍼즐이 하나로 맞춰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이래서 한 도시도 여러 번 여행해야 하는가 보다.   


이 란타우 선셋투어(옹핑 케이블카, 타이오 마을 골목투어, 선셋 크루즈, 타이오 헤리티지 호텔 저녁식사) 패키지는 투어로 손쉽게 참여할 수 있다. 란타우 선셋투어 한국어 예약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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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노루막이 2017.11.21 15:45 신고

    멋진곳이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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