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ie X HKTB - 홍콩 와인앤다인 페스티벌 2017에 가다!

이번에 참가한 홍콩 스페셜리스트 트립은 전 세계 13개국의 세일즈 담당자들이 모이는 중요한 행사다. 그래서 10월 말에 이 초청이 이루어지는 이유를 굳이 꼽자면, 세계 최대 규모의 와인축제가 이 때 열리기 때문일 것이다. 한마디로 1년 중에 가장 멋진 홍콩을 보여주고 싶은 관광청의 의도가 반영된 일정이다. 이번이 나에게 첫 와인 페스티벌은 아니지만, 3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축제로 발전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017 와인앤다인 페스티벌의 생생한 현장 후기.  








그랜드패스로 느긋하게 즐기는 와인축제

2017 와인앤다인 페스티벌은 10월 26일부터 4일간 열렸는데, 우리가 찾은 날이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축제 첫날이다. 다행히 미디어 아워는 1시간 일찍 열리기 때문에, 취재진 및 관계자들은 스티커를 부착하고 편하게 입장할 수 있었다. 3년 전에는 카이탁 구 공항에서 열린 축제에 무료 바우처 들고 가서, 대낮에 플라스틱 잔에 저렴한 와인 두어 잔 마시고 온 게 전부였다. 오늘은 일단 센트럴 하버프론트에서 열리는데다, 해가 진 후 찾으니 강변의 분위기부터 다르다. 타국에서 온 이들은 드레스 한껏 차려입고 너무나 설레는 표정들이다. 


2014년 후기는 아래 링크에.

2015/01/16 - 홍콩, 취향의 여행 Day 4. 홍콩 와인 페스티발 2014 & 샴수이포 맛집








오늘 스페셜리스트에게 지급된 패스는 무려 축제 패스 중 제일 비싼 '그랜드 패스'!! 클래식 패스도 아니고 500HK$짜리 그랜드 패스라니 대박! 우선 그랜드 패스는 카드에 토큰 20개가 충전된다. 이 축제에서 가장 비싼 빈티지 와인도 토큰 8개만 소진하면 시음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다양한 와인을 마셔볼 수 있는 셈이다. 고가의 와인은 평균 3~5 토큰, 중저가 와인은 1~2 토큰으로 시음이 가능하다. (1토큰짜리만 마신다면 20잔 드링킹이 가능ㅋㅋ) 

 

그랜드패스는 충전카드와 함께 시음용 잔으로 고급스러운 독일제 크리스털 글라스, 다양한 안주 교환권이 든 쿠폰북이 제공된다. 다들 너무 좋아서 입이 귀에 걸린 채로 와인잔도 대롱대롱 목에 걸었으니, 본격적으로 와인 헌팅에 나서 볼까? 









와인앤다인 페스티벌은 대륙, 국가별로 존이 나뉘어져 있다. 축제장이 너무너무 넓기 때문에, 처음부터 지도를 보면서 원하는 존부터 전략(?)을 나름 세워서 공략하는 게 좋다. 하지만 사람도 많고 정신이 없다보니 사실 제대로 다니기가 쉽지는 않다. 우리도 프랑스 부스에 갔다가 유쾌한 프랑스 청년의 호객에 낚여서ㅋㅋ 얼결에 첫 패스를 엉뚱한 곳에서 개시하게 됐다. 프랑스에 얼마나 와인이 많은데, 무알콜 와인이라니? 


0% 무알콜 와인이라는 게 너무 신기한 데다, 1토큰이니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일단 한 잔씩 들고 치어스! 이론상으로는 알콜이 없으니 주스라는 건데, 와인 맛이 나니 신기했다. 그리고 일단 이 축제는 걸어다니면서 와인을 맛보는 거라서, 취하는 순간 제대로 즐길 수가 없다. 그래서 첫 잔은 이렇게 부담없이 분위기를 돋우며 시작하는 게 좋다. 









그랜드 패스의 특권, 그랜드 와인 파빌리온

사실 그랜드 패스의 가장 핵심적인 혜택은 바로 '그랜드 와인 파빌리온' 입장이다. 이곳은 그랜드 패스 전용 시음회가 열리는 공간으로, 일종의 VIP존이다. 파빌리온 내에 소개되는 와인은 대부분 빈티지 와인이거나, 부티크 와이너리 제품이 많다. 70년대 빈티지를 단 와인도 있을 정도로 귀한 와인이 많아서,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이 바로 이곳 때문에 축제를 온다. 그랜드 패스가 있을 경우, 축제장 전체를 돌 필요가 전혀 없다. 구경삼아 돌더라도 시음은 파빌리온에서 하는 게 좋다. 토큰을 가장 가치있게 쓸 수 있는 곳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우리 일행들은 '와인을 잘 모르는데, 어떡하지?' 하며 어려워 했는데, 생각보다 시음은 어렵지 않다. 유명 와이너리 와인은 대부분 와인 스펙테이터 레이팅을 달고 있기 때문에, 별점이나 점수를 참고해서 고르면 된다. 그것도 어렵다면 앞에 서 있는 소믈리에에게 물어보면 아주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심지어 "sweet or sour'만 정해도 알아서 척척 골라주니 걱정할 것 없다. 물론, 조금 공부해가면 금상첨화. 나같은 경우 레드/화이트의 여러 품종을 구별하고 선호하는 대륙만 있는 수준인데, 이 정도 얕은 지식만 있어도 아주 재밌게 즐길 수 있다.  









내가 마셔본 와인은 한 4가지 정도 되는데, 나는 구대륙보다는 신대륙(미국/호주) 와인을 좋아한다. 그리고 와인은 금방 취하는 편이라, 가급적 토큰을 많이 소진할 수 있는 고급 와인 위주로 마셨다. 공부삼아 마셨던 와인들을 기록하자면 첫 와인은 오레곤 주에 있는 Willamette Valley의 Ceras 피노누아 2013년산. 두번째 와인은 호주 Powell & Sons의 2015년 산, 마지막 와인은 프랑스 샤토 파비에의 상떼밀리옹 그랑크뤼 급 와인 2010년 산. 마지막 와인은 무려 토큰 8개 작렬! 아...근데 비싼 와인 뭐 대단하나 했는데, 마셔보니 다르긴 다르더라는ㅎ









그랜드 와인 파빌리온이 좋은 이유는, 일반 축제장은 앉을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은 반면 이곳에는 운 좋으면 이렇게 야외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우리도 다행히 테이블 하나를 차지해서 서로 돌아가면서 편하게 잔을 채워올 수 있었다. 치즈파는 부스에서 트러플 제품을 몇 개 샀더니, 인심좋은 직원이 덩어리에서 갓 파낸 신선한 치즈를 한 접시 가득 서비스로 주어서 와인 안주로 잘 먹었다. 


안주는 여기저기 꼬치도 구워 팔고 하는데, 여기서 파는 건 엄청 비싸고 양은 너무 적더라. 바가지 대박ㅠ 그러니 저녁식사는 밖에서 미리 하고, 먹을 만한 와인 안주 몇 가지는 미리 사서 입장하는 게 더 좋겠다. 안 그러면 배고프고 쉽게 취해서, 축제를 오래 즐기기 힘들다. 









고급 와인만 골라 토큰을 착착 탕진하고, 미련없이 축제장을 빠져 나왔다. 전반적으로 이번 축제는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참 많은 발전을 거듭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컨테이너에 설치된 화장실도 보통 야외 축제 화장실과는 다르게 어찌나 깨끗하게 잘 되어 있던지 깜짝 놀랐다. 이제는 교통 불편한 구공항 터가 아닌 센트럴 한 복판에서 열리니 찾아가기도 쉽고, 아름다운 홍콩의 야경이 저절로 축제의 배경이 된다. 와인 생산국도 아닌 홍콩이 이렇게 글로벌한 와인축제를 갖게 된 저력은, 한국도 충분히 모니터링할 부분이 있을 듯 하다.  









불야성의 란콰이펑! 독일 펍에서 맥주로 2차

모처럼 센트럴 나왔는데 그냥 가기는 아쉽고, 홍콩이 처음이라는 우리 한국팀의 경희씨를 위해 가까운 란콰이펑 구경도 시켜줄 겸 2차를 하기로 했다. 홍콩에 대여섯 번을 왔지만 밤의 란콰이펑은 잘 안 가는데, 막상 와보니 여전히 호객행위는 어찌나 많은지, 여자 셋이 다니다 보니 무턱대고 팔을 잡아 끌 정도로 막무가내다. 한국에서도 이 정도 무개념은 요새 찾기 힘든데 쩝. 이럴 땐 무서워도 단호하게 끊고 가던 길 가야 한다.  


좋은 가게를 못 고르고 하염없이 돌다가, 문득 촉으로 선택한 집이 바로 Schnurrbart. 일단 이 대혼란의 골목에서는 호객행위를 안하는 집이 맛집이라는 게 내 생각이고, 역시 적중했다. 오랜 독일 맥주를 메인으로 하는 펍인데, 겉에선 평범했는데 안에 들어가보니 사람이 엄청 많았다. 와인과 치즈로 약간 느끼한 터에, 시원하게 필스너 한 잔씩 시켜서 또 한 번 치어스!  









독일식 소세지 한 접시를 시키니 감자튀김과 샐러드까지 골고루 갖춰 나왔는데, 가격도 한 100HK$ 대로 엄청 착하니 더욱 기분이 좋고.ㅎ 축제장에서는 50$을 내면 소세지가 종이컵에 나오는데;;;  


도란도란 수다 떨다가, 늦은 밤의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는 스타 페리를 타고 침사추이로 넘어오면서 길고 긴 하루를 마무리했다. 그러고 보면 나에게도 이번 홍콩에서 처음 경험한 게 너무나 많다. 그 흔한 스타 페리도, 이렇게 오붓한 란콰이펑 펍에서의 시간도, 또 한동안 잊고 있던, 순수한 여행의 자유와 즐거움도. 함께 한 우리 일행에게 다시 한번 감사함을 전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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