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ie X Luang Prabang - MTF 2017 참관, 그리고 호텔놀이

아시아 6개국이 모인 국제적인 관광포럼에 한국을 대표한 여행 인플루언서로 초청받게 된 이유는, '블로거 매치업'이라는 특별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아시아의 유명 블로거와 유튜버 9명이 업계 네트워크를 다지고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다. 많은 이들과 명함을 나누고, 다음 출장에 필요한 다양한 인맥과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유익했다. 


앞으로 3일간 많은 행사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첫날은 일찍 호텔로 돌아와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보냈다. 아직은 루앙프라방이 익숙치 않지만, 내게 주어진 시간은 무려 1주일. 아직은 호텔에서 만들어 주는 라오스의 맛있는 음식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일과 여행이 공존하는, 루앙프라방에서의 첫 날. 









관광포럼 1일차 @ 사나케오 부티크 호텔

6월의 루앙프라방은 뜨겁고 쨍쨍하다. 우기라는데 비는 안오고, 방콕보다 훨씬 센 햇볕이 정수리에 직각으로 꽂힌다. 르센에 체크인을 하자마자 점심 먹을 시간도 없어서, 허겁지겁 컵라면 하나를 들이키고 곧장 밖으로 나섰다. 다행히 포럼의 첫날 행사가 열리는 사나케오 호텔은, 르센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루앙프라방은 워낙 작은 도시여서, 이런 대규모 MICE(국제회의)를 유치한 경험이 거의 없어 인프라가 부족하다. 그래서 3일간의 모든 행사를 루앙프라방의 대표 호텔들이 나누어서 각개로 준비했다고 한다. 각 베뉴 별로 전용 셔틀버스를 배치해서 크게 힘들진 않았지만, 어쨌든 세계 각국에서 모여드는 참석자에겐 생소한 진행방식이다. 덕분에 행사 3일간 루앙프라방 지리를 거의 다 파악하고, 투숙하지 않은 호텔도 내부까지 두루 돌아볼 수 있는 점은 좋았다. 사나케오는 내가 묵는 르센보다 규모가 훨씬 컸는데, 서비스나 내부 시설은 딱히 좋아 보이지 않았다. 구글 평점도 좀 떨어지는 편.








입구에서 참가자 등록을 하니, 커다란 가방에 참가자를 위한 책자와 명찰, 쿠폰, 기념품 등을 넣은 한 보따리를 건네준다. 행사 안내 책자를 펴보니 거의 맨 앞 페이지에서 내 이름을 발견하고 깜놀. ㅋㅋ 아시아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초대된 블로그 미디어는 단 9명. 그 중에서도 한국인은 나 뿐이다.  

지난 10년간 여행기자와 블로그 운영을 하면서 전 세계의 수많은 행사를 다니고 있지만, 이 자리를 오게 된 건 내가 대형 미디어사의 이름값을 등에 업고 온 게 아니라 순전히 내 개인이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초대를 받았다는 거. 그리고 단순히 여행지 취재를 위해서가 아니라 관광업계의 트렌드를 교류하기 위한 자리에 초대된 것이어서 개인적으로도 특히 의미가 깊다. 









블로거 매치업은 이 중 4~5명의 블로거가 청중(업계 종사자)과 질답 토론하는 방식으로 꾸며졌다. 행사를 주관하는 디렉터 옌이, 내게도 나와서 토론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 행사는 동남아 6개국이 주요 타겟으로 여기는 지역의 블로거가 나오는 게 맞다고 생각해 정중히 거절했다. 캄보디아와 필리핀, 태국의 여행 블로거와 유튜버들이 나와서 각자의 미디어를 소개하고 의견을 개진했는데, 주옥같은 인사이트가 많았다. 여기서 얻은 아시아 여행업계 트렌드는 추후 브런치에 연재할 예정. 


토론이 끝나자 수많은 관계자들이 명함을 주고받기 위해 모여 들었고, 덕분에 나 역시 많은 이들과 교류할 수 있었다. 아쉬웠던 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국의 고급 호텔이나 리조트 관계자들은 없었다. 아무래도 본격적으로 내게 필요한 네트워킹을 하려면 눈여겨 봐둔 다른 쪽으로 참가해야 할 듯. 어쨌든 이런 류의 모든 만남과 행사는 무조건 영어로 이루어지니, 본인이 커뮤니케이션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 만날 수 있는 인맥의 폭이나 질도 결정된다. 이런 날이 올 지는 꿈에도 모르고 꼬꼬마 시절부터 영어를 좋아할 수 있게 해주신, 울 엄마에게 치얼스...ㅠ  








라오스, 한 상 @ Le sen

유익했던 네트워킹 시간 이후에도, 대규모 디너와 액티비티 프로그램이 밤 늦게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일 목적이 아닌 친목 위주의 단체 행사는 그닥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닌지라, 저녁 시간은 무조건 혼자 보내기로. 방콕에서 루앙프라방까지 날아오느라 새벽부터 힘들기도 했고, 점심도 제대로 못 먹고 다니다 보니 더운 날씨에 더 지치는 기분이었다. 


이 호텔이 다 좋은데, 근처에 맛집 하나가 없는 휑한 동네다. (시내에서 차량 5~10분 거리라 꽤 떨어져 있다) 하는 수 없이 룸서비스 메뉴를 보다가, 이 중 가장 비싼 라오스 코스 세트를 주문했다. 가장 비싸봤자 15불이니, 부담은 전혀 없는 가격. 과연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는데.....OMG. 한 폭의 그림같은 요리가 한 상 입장하신다. 









두 쟁반에 빈틈없이 차려진 라오스의 대표적인 로컬 요리들이, 완전히 방전된 내 얼굴에 미소를 되찾아 주었다. 바삭하게 튀긴 마늘이 뿌려진 시저 샐러드(라오스는 시저 샐러드가 정말 맛있다), 따뜻한 치킨 야채 수프, 전통 용기에 든 찰밥, 메콩강에서 수확한 김과 치킨윙을 튀긴 에피타이저....마늘 소스와 매콤한 칠리를 곁들여 하나씩 맛보는 재미가 있다. 


요리만 먹어도 배가 부른데, 망고와 우유소스, 찰밥이 어우러진 나의 '최애' 디저트까지. 침대에 앉아 TV 크게 틀어놓고, 맛있는 요리 먹으며 배부르니 이제야 루앙프라방에 온 기분. :)  











루앙프라방의 첫, 아침 @ Le sen

이른 아침, 굵직한 빗방울이 떨어진다. 처마 끝에 내리 꽂히는 빗소리를 들으며, 야외에서 운치있게 먹는 맛있는 아침식사. 손수 만든 것이 분명한 빨간 파파야 잼을 잘 구운 토스트에 버터와 함께 발라 한 입, 그리고 프렌치 빵이 맛있는 라오스에서는 크로아상도 놓치지 않고 한 입. '특제'라는 타이틀을 붙여주고 싶은, 이곳만의 감자+계란 시저 샐러드는 많이 담아도 더 먹고 싶으니 한 입 더. 심플하지만 모든 메뉴가 홈메이드로 준비되는 이곳의 조식은 항상 따뜻한 집밥처럼 느껴졌다. 



에필로그 하나. 사실 이 호텔을 만나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행사 측에서 전 세계 미디어에게 호텔을 나누어 배치해 주었는데, 내게 처음으로 배정된 호텔은 코끼리 마을(엘리펀트 빌리지) 내에 있는 방갈로/트리하우스 스타일의 리조트였다. 물론 그 리조트 역시 굉장히 럭셔리하고 단 하나의 한국어 후기도 없을 만큼 콘텐츠 면에서는 욕심이 나긴 했다. 하지만 그곳이 시내에서 차로 20~30분 거리라는 걸 뒤늦게 알고, 막판에 요청해서 바꿔달라고 한 것이다. (루앙프라방에는 대중교통이 없다.) 행사장 셔틀이 개판이었다는 걸 돌이켜 볼 때, 엘리펀트 빌리지에서 묵었다면 3일간의 컨퍼런스는 거의 참석 못하고 감금상태였을 것 같다.ㅎㅎ 뭔가 쎄한 느낌에 호텔을 어렵게 바꾼 건데, 운좋게 르센을 만난 건 큰 행운이 아닐까 싶은. 물론, 다음에 루앙프라방을 여행으로 찾게 된다면 이번에 놓친 그 럭셔리 방갈로에도 꼭 묵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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