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디어 한국에 들어왔다. 지난 몇년간 미국의 미디어 환경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서비스지만, 정작 한국에선 서비스가 안되니 먼나라 얘기였던 바로 그 넷플릭스. 그런데 이번에 미국 여행을 다녀와보니 새삼 실감이 나더라. 넷플릭스가 얼마나 미국에선 보편화된 서비스인지. 에어비앤비에도 넷플릭스가 설치되어 있지 않으면 거의 와이파이가 없는 것과 비슷하달까? 옵션이 아닌 기본 착장 수준이더라.




배두나가 주인공 중 한명으로 등장한 넷플릭스 미드, 센스에잇.



게다가 유통사의 PB상품처럼, 넷플릭스도 자체 드라마를 직접 만든다. 그 중에 한국 배우들이 출연했다고 해서 전편을 다운받았던 Sense8이라는 드라마도 넷플릭스 온리. 좀 선정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와서 내 취향은 아니긴 했지만, 워쇼스키 지휘 아래 펼쳐진 후덜덜한 스케일만은 볼만 했던. 예상은 했지만 넷플릭스 진출 이후 올드 미디어들은 언플 기사를 줄줄이 쏟아내기 시작한다. 기성 언론과 지상파가 넷플릭스를 열심히 까는 이유는, 너무도 명백하다. 미국처럼 단번에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서서히 자연도태될 그들을 생각하면 그나마 다행인건가. 



유튜브

일찌감치 한국에서도 서비스를 하던 유튜브를 자연스럽게 되돌아보게 된다. 최근 2~3년 사이 나의 유튜브 시청 시간은 엄청나게 늘어났다. 심지어 TV를 틀어놓은 시간에도, 잠들 때도 유튜브를 켜놓을 정도. 보고 싶은 프로그램, 보고 싶은 채널만 구독하고 스트리밍으로 보는 시스템은 넷플릭스의 시청 패턴과도 거의 유사하다. 이미 유튜브로 길들여진 국내시장인 만큼, 미드만 있다고 넷플릭스 우습게 봤다간 큰 코 다칠 듯. 콘텐츠 소비 시간은 점점 줄어드는데 채널은 점점 많아진다. 결국 관건은 누가 더 귀차니즘을 줄여주고 재미난 걸 많이 보여주느냐다. 여행 콘텐츠도 마찬가지일테고. 


요즘 내 콘텐츠 소비는 유튜브 + 팟캐스트 + 튠즈인 라디오(어플) 조합이다. 지상파 다시보기는 거의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스트리밍 서비스 검색해서 보거나 케이블 재방 보면 되니까 본방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상파를 본방으로 보는 건 무한도전을 제외하면 최근에 아주 오랜만에, KBS가 왠일로 발빠르게 수입한 BBC의 영드, 전쟁과 평화. 큰 비중은 아니지만 질리안 앤더슨을 보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 더빙이 아닌 자막이라 나름 듣기 공부도 되고.




오프라인 콘텐츠의 빈곤화

1인 가구 증대로 영상 콘텐츠 소비는 점점 늘어나는 것과 동시에,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콘텐츠는 일부러 시간과 비용, 에너지를 들여야 접할 수 있는 더욱 어려운 콘텐츠가 되어가는 듯 하다. 대표적으로 각종 교육과 모임, 크고 작은 강연과 문화 행사, 취미 & 비즈니스 파티 등등. 물론 영상 콘텐츠는 대체로 엔터테인먼트 역할에 국한되니,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콘텐츠는 영상이 제공할 수 없는 특별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보면, 능동적으로 뭔가를 직접 찾아가서 배우거나 듣는 오프라인 콘텐츠는 사실상 아무나 접할 수 없는 소수만의 향유물이 되어 버린 느낌이다. 기본적으로 비용이 들고,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 찾아가야 하는 장소적 특성에 거부감이 없어야 하는데 요즘 젊은층도 이런 걸 꺼려하는 이들이 많다. 일단 캠퍼스 문화부터 10년전과 지금이 많이 다를 게다. 혼자 공부하고 혼자 즐기는 것에 익숙해진 한국의 20대에게, 오프라인 컨텐츠는 불편할 수도 있다.  


강의를 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입장에서 보면, 영상은 좋은 플랫폼이지만 동시에 큰 부담이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시대인 지금도, 사실 여행 콘텐츠의 비율은 거의 미미한 수준이다.(심지어 팟캐스트에서도) 타임킬링의 역할을 하는 영상 매체와, 교육적 역할을 하는 오프라인 콘텐츠의 균형을 잡아가는 일이 내겐 올해의 큰 과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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