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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Macau

마카오 명소 산책! 세인트 라자러스 지구에서 세인트폴 성당까지 걷다

by nonie 2015.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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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반도 남단에서 버스를 탔던 날, 차창 너머로 유난히 아름다운 골목이 눈에 띄었다. 정류장을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날 같은 버스를 타고 그 곳에 내렸다. 순전히 감으로 멈춰선 골목이지만, 결국 마카오의 구불구불한 길은 오랜 흔적이 숨쉬는 성 라자러스 지구로 나를 인도했다. 크고 작은 갤러리와 아트 스페이스가 촘촘히 숨겨진 보물같은 장소를 즐겁게 산책하다 보니, 우연히 발길이 닿은 마지막 풍경은 세인트폴 성당 앞. 마카오 세 번만에 드디어, 그 웅장한 문화유산을 마주한다. 2월의 따스한 오후 늦은 햇살을 받으며.   










7번 버스를 타고 가다가, 그만 내렸다

어제 파인 다이닝을 먹으러 관광대 캠퍼스에 가던 날, 우연히 차창 밖으로 발견한 그림같은 골목이 뇌리에서 계속 떠나질 않았다. 좁은 골목에 오후 햇살이 금가루처럼 쏟아지던, 어쩌면 마카오에서 본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목적지가 있었던 그날은 차마 도중에 내릴 용기가 없었다. 다음 날, 버스 정류장 이름을 기억해 두었다가 다시 그 곳을 찾았다. 특별한 뭔가를 보려는 게 아니라 순전히 그 골목을 보러. 정류장 이름마저 Social Welfare Bureau...;; 사회복지 기관이 근처에 있나보다. 천천히 이 길을 걷는 것으로 오늘의 여정을 시작했다.


아직 골목은 누군가에게 발견되기 전임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분주하게 공사 중인 한 카페가 보인다. 아마도,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이 카페가 문을 열고 커피향이 흐르고, 지금보다 골목은 더 생동감이 넘치리라. 

그런데 골목은 아무래도 심상치가 않다. 오래된 길을 걷다보니 좀더 크고 고풍스러운 유럽풍 건축물이 하나 둘 눈에 띄고, 손에 지도나 가이드북을 쥐고 걷는 여행자도 몇몇 보이기 시작한다. 여기는 대체 어디인가. 








아트의 기운이 넘쳐 흐르는 골목, 성 라자러스 지구

바로 이 지역이 세인트 라자러스 성당이 있는 지구로, 최근 예술거리로 새롭게 주목받기도 하는 곳이다. 마음에 들었던 한 골목이 자연스럽게 유명한 명소로 이어지니, 왠지 유럽의 한 소도시를 여행하는 느낌이다. 이 주변엔 멋진 성당과 교회, 그리고 오래된 건축물이 늘어서 있고, 사진을 찍으러 온 몇몇 해외 관광객이 있었지만 대체로 인기척이 거의 없었다. 유명 명소라고 하기엔, 너무나 조용하고 한적했다. 





오른쪽의 검은 천간판이 걸린 건물이 미카오 패션 갤러리.




한 골목 초입에 달린 멋스러운 검은 간판엔 '마카오 패션 갤러리'라고 적혀 있다. 아쉽게도 내가 갔던 기간엔 내부 공사 중이어서 문 앞에서 돌아서야 했지만, 2월 중순부터는 재개장한다는 안내문이 있었으니 지금은 오픈했을게다. 패션 갤러리가 있는 골목에도 작은 갤러리와 스튜디오, 카페 등이 오밀조밀 들어서 있다. 벽에는 이들이 진행하는 다양한 행사와 전시 소식, 소개 포스터가 빼곡히 붙어 있다. 그 중에 하나를 찾아가 보려다가, 뜻밖의 볼거리를 만나게 된다. 








마카오 아티스트의 인큐베이터, 10 Fantasia

성 라자러스 지구는 아직 찾는 이도 별로 없지만, 그나마 몇몇 여행기를 보니 보라색 깃발이 휘날리는 노란 계단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대부분 사진으로 남겨 놓더라. 그런데 저 보라색 깃발이 꽃힌 건물이 바로 마카오의 아트 복합공간, 10 판타시아다. 최근 홍콩에 갔을 때 센트럴의 PMQ, 샥킵메이의 JCCAC 등 젊고 열정있는 로컬 아티스트를 육성하기 위한 공간을 많이 돌아보며 자극을 받았다. 그런데 마카오에도 이런 아트센터가 있었다니! 우연히 발견한 것 치곤 대박의 기운이 스멀스멀. 일단 무작정 들어가 보기로. 어째 지키는 사람도,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도 없다.

입구에는 작은 도서관, 맞은 편엔 포스트잇이 잔뜩 붙은 게시판이 붙은 작은 방이 있다. 게시판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예술과 디자인 종사자들의 명함과 메시지가 빼곡하게 붙어 있다. 자신의 SNS나 유튜브 계정을 남겨놓은 메시지도 있고, "여기 안없어지면 좋겠어요!" 하는 바램의 메시지도 있고. 드문드문 한국어로 쓰인 반가운 쪽지도 있고.








생각보다 규모가 꽤 큰 3층짜리 건물에는, 각 층마다 개성 넘치는 전시가 아기자기하게 열리고 있었다. 멀티미디어와 QR코드를 접목한 독특한 조형 전시, 마카오 로컬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또렷히 담은 회화전, 아이들의 서툰 손길로 그린 귀여운 그림 전시까지 다양했다. 전시실 옆에 아티스트의 작업실도 중간중간 있는 듯. OX 웨어하우스와 마카오 아트 뮤지엄에 이어서 10 판타지아 역시, 마카오에서 기대하지 못했던 색다른 아트 충전의 즐거움을 안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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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세인트폴 성당에 다다르다

라자러스 지구를 빠져나와 내가 묵는 소피텔 방향으로 걷다보니, 문득 하늘을 찌를 듯 거대한 유적의 뒷모습이 햇살을 가린다. '혹시...저게 바로 그건가?' 라는 생각이 들 즈음 시선을 밑으로 내려보니, 가운데가 문처럼 뚫려있고 수많은 인파가 그곳을 통과하고 있다. 드디어 마카오에 온지 세 번만에, 세인트폴 성당에 온 것이다. 마카오의 다른 면을 발견하고 싶었기에 그동안은 후순위로 밀어 놓았는데, 호텔 가는 길에 자연스럽게 들르니 괜히 더 반갑고 맘이 편하다. 


한참을 셀카놀이도 하고 사람 구경도 하다가, 문득 카메라 앵글을 세인트폴 성당으로 온전히 돌려본다. 포르투갈 식민지의 흔적 사이에 선명하게 새겨진 한자가 눈에 띈다. 악을 쫓는 성모의 이야기를 한자로 새겨 넣었다는, 오랜 성당이 담은 아름답고 또 아픈 역사의 흔적을 바라보며 다시 천천히 계단을 내려와 마카오의 뒷골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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