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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Macau

마카오의 오래된 맛집 순례 3. 현지식 밀크티 & 매콤새콤한 쏸라펀

by nonie 2015.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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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의 오래된 맛집을 돌아보며 산책하는 8박 9일간의 여유로운 여정. 언제부터 있었는지도 모를 만큼 오래된 로컬 카페에서, 씁쓸하고 진한 밀크티 한 잔과 갓 구워낸 호두빵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타이파 빌리지를 벗어나 그 너머의 현지인 지역으로 첫 발걸음을 옮기면서, 나의 마카오 여행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 곳에는 아파트와 공원, 식당과 슈퍼마켓이 있었고, 마카오에서 손에 꼽는 쏸라펀 전문점도 아주 무심하게 자리하고 있다. 처음 먹어보는 매콤새콤한 국수 한 그릇에, 홀랑 반해버렸다. 지금도 그 맛이 가끔 생각난다. 









타이파 빌리지의 오래된 카페에서, 짧은 티타임 

타이파 빌리지의 가장 유명한 사거리. 모두가 지나가는 길이지만 무심코 지나쳐만 가는 바로 그 모퉁이에, 마카오에서 손에 꼽는 차찬탱이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나 역시 타이파에 세 번째 오면서도 이 집에 선뜻 들어가서 뭔가를 먹어볼 생각은 감히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단 영어로는 주문이 안되고 메뉴도 한자 뿐이라, 중화권 사람이 아니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로컬 포스를 내뿜고 있다. 마카오에서 밀크티로 Top 3에 드는 집이라는 걸 뒤늦게 알고, 오늘은 조식 뷔페를 살짝 헐랭하게(?) 먹고 일찌감치 이곳으로 왔다. 역시나 주문은 쉽지 않았다. 옆 테이블에서 마침 밀크티를 마시고 있길래 손짓으로 같은 걸 달라고 해서 겨우 주문했다.









주문하면 그때그때 차를 우려내는 주방의 분주한 모습을 구경하고 있으려니, 한참 후 낡은 찻잔에 담긴 따끈한 밀크티 한 잔이 나왔다. 주방 옆 계단에 립톤 박스가 놓여있는 걸 봐서는 립톤의 옐로우 티백을 쓰는 듯 한데, 왜 집에서 만들면 이 맛이 안날까. 쌉쌀하면서도 진하게 우러난 맛이 일품이다. 원래 차나 커피에 설탕을 넣지 않는 입맛이지만, 요 밀크티 만큼은 백설탕을 살짝쿵 넣어줘야 제 맛이 난다. 한참 차를 훌훌 불어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윗층에서 아저씨가 방금 구워내온 듯한 빵을 한 판 가득 들고 내려오시는 거다. 오마이갓. 이 거부할 수 없는 비주얼과 향기란..








호두가 튼실하게 박혀있는 갓 구운 컵케이크 하나를 또 손짓발짓으로 주문해 밀크티와 함께 냠냠. 달지 않은 계란 베이스의 포실포실한 빵맛은, 설명해 무엇하리. 그냥 아주 짧은 순간, 삶과 여행의 행복감을 충실히 느꼈던. 

이 집은 밀크티와 매일 구워내는 빵도 유명하지만, 홍콩식 아침식사를 먹을 수 있는 정통 차찬탱이라 대부분은 식사를 하러 온다. 다음엔 미리 한자 이름을 알아두었다가 스팸과 계란을 얹은 홍콩식 라면을 먹어보리라. 꼭 아침식사로.:)


이 곳의 위치가 궁금하다면?




2017~2018 최신 마카오 여행 가이드북, 히치하이커 마카오


해안가의 작은 국수집부터 실내형 재래시장, 로스터리 카페까지! 흔한 여행정보가 아닌, 마카오의 숨겨진 로컬 맛집과 볼거리만을 선별한 특별한 가이드북, 히치하이커 마카오 2017~2018이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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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파 빌리지를 넘어서, 진짜 마카오 속으로

육포와 쿠키의 시작점인 타이파 빌리지의 입구에서 시선을 반대편으로 돌리면 뭔가 모르게 휑한 아파트촌과 공사 현장이 펼쳐진다. 일반 여행자의 99.9%는 그쪽 방향으로 시선을 돌릴 이유도 시간도 없다. 하지만 내 구글맵 속 저장된 쏸라펀 맛집은 그 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저 너머에도 과연 마카오가 존재하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안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짧은 육교를 하나 넘어서니, 신기하게도 관광지가 아닌 현지인들의 거주지가 시작된다. 타이파 센트럴 파크가 위치한 이 동네의 자세한 탐방기는 별도로 소개해야 할 것 같고, 오늘은 본 목적인 쏸라펀 맛집 씨앙촨(鄉川)을 향해 걸어본다. 거의 20여분을 꼬박 걸어 간신히 도착했는데, 그냥 큰길가에 무심히 자리한 작은 식당이었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시간인데도 다행히 영업 중이어서, 문을 빼꼼 열고 들어가 앉았다.  









마카오도 중화권이다 보니 쏸라펀을 파는 집은 많지만, 매운 것을 잘 못먹는 현지 입맛에 맞춰져 대부분은 시큼한 맛만 남아있고 정통 쏸라펀과는 거리가 있다고 한다. 쏸라펀의 매운 맛을 제대로 내는 식당으로는 사실상 이 집을 손에 꼽는다. 이 동네 특성상 관광객은 아예 오지 않으므로 중국어 주문에 대비해 아예 한자 메뉴를 미리 조사해 왔다. 먼저 기본 쏸라펀을 주문한 다음 면 종류를 선택하고, 맵기 정도와 토핑도 직접 선택해야 한다. 처음 먹어보는 거라 입맛에 맞을지 어떨지 알 수 없어서 일단 추가 토핑은 생략하고 매운 정도는 약간 매운 맛(샤오라)으로, 면은 쌀국수와 전분 국수가 섞인 것으로 주문했다. 잠시 후, 뜨끈한 쏸라펀 한 그릇이 테이블에 도착했다.:) 









오오. 이것은 중화 누들의 신세계! 시원한 맑은 국물에 통통하고 쫄깃한 면과 고기 건더기, 땅콩, 아삭아삭한 채소, 매콤한 양념이 엄청난 조화를 이룬다. 중간중간 대창도 조금씩 들어있는데 약간 고기냄새가 나지만, 돼지고기 건더기는 갈빗살이라 쫄깃하고 맛있었다. '약간 매운맛'이 이 집의 맵기 강도로는 낮은 편이지만 매운 것을 즐기지 않는 내게는 충분히 매콤해서 더 입맛에 맞았다. 아, 이 5천원의 행복이란. 다음엔 두부와 채소, 소고기 등 토핑을 추가해서 제대로 푸짐하게 먹어보고 싶다. 불과 2년 전 대만에 갔을 때만 해도 중국음식은 입에도 못 댔는데, 내겐 이 정도면 장족의 발전이다. 어쨌든 오늘도 마카오 로컬맛집 미션은 대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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