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수이포에 머무는 홍콩여행은 활기찬 아침 재래시장의 풍경을 맞닥뜨리면서 시작된다. 처음 홍콩에 오면서 PMQ와 함께 1순위로 꼽았던 아트센터, JCCAC가 호텔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있다는 건 큰 행운이었다. 한적한 주거지구인 샥킵메이 깊숙히 위치한 아트센터에서 아기자기한 스튜디오 구경하는 재미에 빠져 있다가, 뜻밖의 주말 샘플세일을 발견하고 득템의 짜릿함에 정신 못 차리기도. 홍콩다운 볼거리와 홍콩다운 쇼핑 리스트로 가득했던 반나절. 








이른 아침부터 생동감 넘치는, 샴수이포의 재래시장을 지나다

오볼로 호텔에서 샴수이포 지하철역까지 걷다 보면 큰 규모의 재래시장이 길게 이어지는데, 현지인들이 활기차게 아침 장을 보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신선한 야채와 계란, 고기, 두부 등 소박한 식재료를 파는 시장과, 허름하지만 유명하고 오랜 역사를 지닌 식당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매일 저녁 맛집 찾으러 다니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지하철을 타러 갈 때마다 아침 저녁 스쳐가는 이 시장이 참으로 정겹게 느껴진다. 하지만 오늘은 지하철역을 지나 직진해서 계속 걷는다. 샴수이포에서 가까운 동네인 샥킵메이는 번거롭게 지하철을 갈아타기 보다는 15분 정도 걷는 것이 더 가깝다.  









공장건물이 아트센터로, 홍콩의 젊은 예술가 센터 JCCAC

JCCAC를 알게 된 건 꽤 오래 전이지만, 위치가 관광 지역과는 따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그 동안은 올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여행 테마에는 너무 잘 맞는 데다 호텔에서도 걸어갈 수 있어서 아침 일찍 발걸음을 재촉했다. 센터가 위치한 샥킵메이는 샴수이포와는 또 다른 분위기다. 샴수이포가 여러 종류의 시장이 뒤얽힌 활기찬 동네라면, 샥킵메이는 깔끔한 새 아파트와 초등학교가 몰려 있는 현대적인 주거지역이다. 


이들 틈에 약간 낡고 오래되어 보이는 건물이 바로 JCCAC, 쟈키 클럽 크리에이티브 아트 센터다. 70년대에 공장 부지로 쓰던 9층 짜리 건물을 깔끔하게 개조하여 젊은 예술가들의 작업실이나 숍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현재 120개가 넘는 스튜디오가 있다고 하니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 최근에 센트럴에 생긴 PMQ보다 좀더 자리가 잡혀 있는 느낌이다. 입장은 무료이고, 층별로 자유롭게 돌아볼 수 있다.










PMQ가 주로 디자이너들의 자체 브랜드 숍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JCCAC는 그보다는 훨씬 아티스틱한 분위기다. 비상업적으로 순수 예술활동을 하는 아티스트 작업실의 입점 비중이 꽤 높기 때문이다. 또한 연중 다양한 전시와 영상 상영회 등의 예술 이벤트를 열고 있어서 홈페이지에서 미리 관련 행사 소식을 확인하고 가면 더 알차게 볼 수 있다. 내가 갔던 11월의 첫 토요일에는 아쉽게도 많은 행사가 종료된 후여서 한적하고 사람이 없었는데, 북적이는 홍콩 시내에서 인파에 시달리다가 와서인지 오히려 편안하고 좋았다. 홍콩에서 여유 넘치게 카메라 렌즈를 들여다 보는 게 얼마 만인지. 









주말이라 문이 닫혀있는 작업실도 꽤 있었지만 어떤 스튜디오에서 한 남자가 중국의 전통 피리를 부는 아름다운 음악소리가 온 공간에 퍼져 잠시간 황홀경에 빠지기도 했고, 간간히 사진 전시나 멋진 빈티지 숍을 구경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홍콩 특유의 빈티지한 예술 감각을 너무나 좋아하는 지라, 모든 스튜디오가 저마다 개성 넘치는 디스플레이로 꾸며놓은 입구만 보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괜히 즐거웠다. 취향 저격의 공간이라고나 할까. 









우연히 발견한 G.O.D의 샘플 세일

그동안 홍콩을 블로그와 가이드북으로 다루면서 G.O.D는 여러 번 소개한 바 있다. 홍콩이 가진 도시 이미지를 특유의 재기발랄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홍콩 최고의 디자인 잡화 브랜드다. PMQ와 JCCAC에도 G.O.D 매장이 모두 입점해 있을 정도로 홍콩 디자인 업계에서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하지만 작은 소품 하나도 가격대가 만만치 않아서 양껏 쇼핑하기는 어려운 브랜드이기도 하다. 그런데 JCCAC 2층의 G.O.D 매장 앞에 샘플 세일 간판이 놓여 있길래 무심코 들어갔다가 오마이갓! 샘플이나 개봉 상품을 모아 파격 세일을 하는 중이다. 헐....그동안 사고 싶었던 것들이 한 가득인데 뭐부터 집어야 할지,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순간. 1시간 여의 쇼핑 끝에 몇 가지를 골라 나왔다. 








사실 사야만 하는 게 엄청 많았지만, 곧바로 와인 축제장으로 이동해야 하고 여행 일정도 2주나 더 남아있던 상황이라 가벼운 것만 몇 가지 골랐다. 특유의 개성 넘치는 컬러감이 돋보이는 쉬폰 블라우스, 마오쩌둥 프린트의 크리스마스 카드 10장 세트, 빈티지 프린트의 쿠션 커버, 실리콘 파스타 집게. 정가의 80~90% 할인가라니!! 아직 홍콩 쇼핑, 살아 있었구나. 








근데 블라우스는 시착을 할 수가 없는 데다 샘플이라 수량이 1점 뿐이어서 그냥 사왔더니, 역시 사이즈가 작다. 망.....

단추에도 한자가 새겨진 깨알같은 디테일과 흔치 않은 패턴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던 야심작인데, 단추가 잠기질 않는다. 눈물을 머금고 동생 선물로 헌납ㅜ 하지만 언능 살빼서 리턴해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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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딸기향기 2015.01.09 01:45 신고

    오 진짜 브라우스가 흔치 않은 패턴에다가 패션너블하네요 ㅋㅋ
    얼른 뺏어오는 그 날이 되길!

  2. 2015.01.09 13:17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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