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취향의 여행 2014. Day 4.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 마지않았던 순간이 드디어 다가왔다. 해마다 홍콩에서 개최되는 와인 축제, 'Wine & Dine Festival 2014'에 처음으로 가게 된 것. 옛 공항터에 엄청난 규모로 펼쳐진 와인 페스티발 현장은 그야말로 출발하는 길부터 인산인해를 실감할 정도로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물론 축제 자체도 볼거리가 풍부했지만, 자국민과 여행자를 모두 배려해 편리하게 찾아올 수 있도록 꼼꼼하게 안내해 놓은 홍콩의 축제 수준 역시 배울 점이 많았다. 알딸딸한 상태로 축제장을 빠져나와 숙소 근처에서 또 다른 맛집 탐방으로 푸짐하게 때우는 저녁식사.  








와인 매니아를 위한 최고의 축제, 홍콩 와인 페스티발

10월 말에 홍콩에서 시작하는 3개국 여행을 준비하면서, 다른 두 도시와 달리 별다른 취재 일정이 없는 홍콩을 어떻게 여행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해마다 홍콩에서 성대하게 열리는 와인 축제가 바로 10월 말....내 여행 시기와 완전히 겹치네? 매년 군침만 흘리던 와인축제에 드디어 갈 수 있다니 믿을 수가 없다. 게다가, 홍콩 관광청 사이트에는 외국인에 한해 와인 페스티발 입장권과 무료 와인 시음 바우처를 미리 프린트할 수 있게 해놓았다. 이 얼마나 여행대국다운 멋진 서비스인가. 


그런데 복병은 축제장으로 향하는 길에 숨어 있었다. 홍콩의 주요 지하철역 4~5곳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타야 축제장으로 갈 수 있는데, 어찌나 대기자가 줄을 길게 서 있던지 깜짝 놀랐다. 대부분 현지인이고 나같은 한국인이나 외국인 여행자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관광청에서 홍보를 많이 한다고 해도, 여행지에서 특정 축제에 찾아가는 건 미리 정보를 많이 알아보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1시간 가까이 땀흘려가며 줄을 서서 간신히 버스에 올라타고 축제장에 도착했다. 









미리 준비해간 바우처 교환 문서를 들고 티켓부스에 찾아가니, 친절하게 안내를 도와주어서 무사히 바우처를 받을 수 있었다. 바우처 안에는 축제장의 지도와 함께 와인 토큰 2장, 음식으로 바꿀 수 있는 푸드 토큰 40$이 들어 있다. 바우처와 함께 건네준 것은 귀여운 플라스틱 와인컵이다. 토큰을 내면 와인 시음을 할 수 있는데, 이때 자기 컵을 내주면 해당 부스에서 와인을 따라주는 식이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와인 맛좀 보러 돌아다녀볼까?










홍콩 와인축제의 규모가 상당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도 큰 축제일 줄이야. 대륙의 스케일이 느껴지는 엄청난 넓이의 야외 축제장에는 전 세계의 모든 와인이 집합한 듯 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유럽이나 남미, 호주나 미주 지역 와인 뿐 아니라, 아예 나라 이름 자체가 생소한 곳의 와인까지 꼼꼼하게 들어와 있었다. 따라서 부스는 지역별로도 나뉘어져 있고 와인의 용도별로도 나뉘어져 있어서 관심사에 따라 와인을 탐험할 수 있다. 


그래서 한두 시간 타이트하게 축제장을 돌고 가려던 당초 생각과는 달리, 일단 시음을 안하고 축제장을 한 바퀴 도는 것만 해도 한 시간 이상 걸렸다. 규모에 압도되어 갈팡질팡 하다보니 점점 목이 타고 시원한 와인이 간절해 질 무렵, 프랑스 섹션의 Muscat에 '리치 맛'이라는 안내가 붙어 있길래 호기심으로 시음권을 교환했다. 아, 그런데 머스캣의 맛과 향이 너무나 아름답다. 스윗 와인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트로피칼한 향이 더해지니 참으로 감미롭구나. 근데 시음 치고는 너무 많이 준다ㅋㅋ 잔의 거의 절반을 채워주니 시음을 한 번 했는데도 약간 알딸딸하다.









프랑스 와인에 대만족한 후 이탈리아 섹션에서 또다른 화이트 와인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드라이한 맛을 골랐다. 자, 이제 와인과 곁들일 만한 음식을 사냥해볼 차례다. 아르헨티나 섹션으로 가보니 철판에 두툼한 아르헨티나산 쇠고기를 척척 구워주는 부스를 발견! 가격도 45$ 선으로 저렴하니, 내가 가진 40$ 쿠폰에 약간의 현금만 더하면 샌드위치 하나는 먹을 수 있겠다. 서둘러 줄을 서서 주문을 하고 기다린 끝에 샌드위치를 살 수 있었다. 시원한 와인에 방금 구운 쇠고기가 듬뿍 든 샌드위치 한 입. 축제장까지 오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눈 녹듯이 사라지는 순간.








와인 두 잔과 샌드위치, 그리고 저녁에 먹을 약간의 스페인 햄 등을 사고 아쉽지만 축제장을 빠져나간다. 출구에 깨알같이 써 있는 마지막 경고, If you drink, Don't drive.ㅋㅋㅋ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는 축제 첫날 와서 다양한 이벤트도 구경하고 아름다운 야경도 만끽하고 싶다. 너무 벌건 대낮부터 취하려니 느낌이 제대로 안 산다는. 









샴수이포의 맛집 탐험, 재래시장의 두부 맛집

와인축제 셔틀버스의 종착역인 침사추이에 내려 재미없는 쇼핑몰 구경을 잠깐 한 후, 역시 나의 갈 길은 따로 있다며 서둘러 우리 동네ㅋㅋ 샴수이포로 향했다. 오늘은 어떤 맛집으로 가볼까 고민하다가, 시장 속에 숨어있는 두부 전문점인 쿵워더우분총에 찾아가기로 했다. 역시나 오래된 로컬 맛집답게 가게 입구에 많은 이들이 줄을 서 있어서 단박에 찾을 수 있었다. 아주머니가 쉴새 없이 두부를 튀겨내고, 안쪽 테이블에는 빈 자리가 없다. 테이크아웃도 한참을 기다린 끝에 모듬 두부튀김 세트(Deep Fried Mix)와 직접 만드는 홍콩식 두유 한 병을 겨우 포장해올 수 있었다. 









테이크아웃을 해온 이유는, 호텔 미니바의 맥주가 공짜니까! 시원한 칭따오 한 잔을 따르고, 포장해 온 튀김을 세팅하니 나름 근사한 저녁상이 만들어진다. 평소 두부를 좋아하지만 홍콩에서 두부튀김을 먹어보는 건 처음인데, 이건 또 신세계다. 부드러운 생선살을 붙여 튀겨낸 두부부터 푸딩처럼 부드러운 연두부, 쫄깃하게 씹히는 두부 등 그동안 먹어보지 못한 두부의 다채로운 맛이 가득 담겨 있다. 맥주 한 잔에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리는 한 접시다. 어제 먹은 새우알비빔면에 이어 오늘의 맛집 탐방도 대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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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1.1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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