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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Germany

베를린 호텔놀이 2. 내가 베를린에 온 단 하나의 이유, 미셸베르거 호텔

by nonie 2014.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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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이번 베를린 여행기가 로컬 맛집과 호텔 투어로 꽤나 여유로워 보이지만, 사실 베를린에 오기까지 사전 준비는 턱없이 부족했고 실제로도 관광명소는 거의 가지 못했다. 유럽의 수많은 도시 중 베를린을 선택한 이유는 딱 하나다. 4년 전 우연히 발견한 한 호텔의 홈페이지에 매료된 이후, 내 여행의 메인 테마는 '부티크 호텔'로 완전히 바뀌었다. 이 호텔의 존재를 알게된 전과 후가 내 여행 인생의 전환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로컬 호텔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Creativity와 디테일을 갖춘 미셸베르거 호텔은 내 저서 '스마트한 여행의 조건'에 실리기도 했고, 결국 이 호텔에 묵기 위해 베를린을 선택했다. 베를린은 암스테르담과 함께 유럽 최고의 혁신적인 호텔 천국이지만, 미셸베르거는 가장 먼저 모험을 시작한 베를린 디자인호텔 업계의 선두주자다.










Lobby

베를린 첫날을 완벽하게 만들어 준 25 Hours에서 아쉬운 체크아웃 후, 두번째로 온 호텔은 이번 여행의 이유이자 목적!!! 미셸베르거(Michelberger) 호텔이다. 젊은이와 외국인들로 붐비는 바르샤우어(Warschauer) 스트라세 한 복판에 위치해 있는데, 지하철역에서 길만 건너면 호텔이라 입지조건도 최고다. 실제로 이 지역엔 호스텔이 꽤 많다. 


내가 쓴 책에도 이곳 로비 사진이 실려 있지만(사진이 워낙 멋져서 알라딘 서점에서 책 홍보용 월페이퍼로 배포도 했었다는...) 실제로 와보니 사진 속 로비보다 백만배는 더 멋지다. 베를린 힙스터는 여기 다 모여있구나! 특히 미셸베르거의 시그니처인 LP판 빈티지 샹들리에는 감동 그 자체. 이 전등갓은 호텔의 전담 디자인팀에서 직접 제작한다고 한다. 어제 묵었던 25 Hours에도 비슷한 게 걸려 있는데 여기 것을 모방한 거라고. 오리지널리티가 얼마나 뛰어난지 짐작이 된다.  










Check In

로비는 이틀간 마르고 닳도록 구경하기로 하고, 만삭의 임산부 친구를 대동하고 온 터라 서둘러 체크인부터 한다. 카운터에 왠 고릴라 인형이 놓여있나 했는데, 미셸베르거에서 콜라보레이션으로 만든 코코넛 워터를 한참 홍보하는 중이다. 쾌활한 금발 미녀 직원이 유창한 영어로 체크인을 도와준다. 그런데 웰컴 드링크라며 차가운 코코넛워터 한 캔과 함께 내민 작은 조각, 이건 뭐지? 나무 도마에 놓인 예쁜 사과와 비스킷 모형...이게 바로 아침식사 쿠폰이란다!! 이 디테일 어쩔거니....ㅠㅠ 아침식사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이어서 소개하기로.










Room. Cozy

가장 작은 기본 객실인 코지 룸이 이틀 간의 내 방이다. 방이 좁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포근하고 넉넉하다. 물론 25 Hours만큼 넓지는 않지만, 뭔가 다락방같은 키치함이 느껴져서 마음에 쏙 든다. 코지 룸 기준으로 비수기에는 조식 포함 70유로 선에서 머물 수 있어, 가성비로는 유럽 최고 수준이다. 직접 핸드메이드로 만든다는 조명들은 밤이 되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벽지의 재기발랄한 무늬 조차도 직접 디자인한 패턴이라고. 낮엔 밝고 환하며, 밤엔 아늑해서 참 편안했다. 침구도 무척 깨끗하고 산뜻한 촉감이 느껴졌다.










Bath Room

욕실도 남다른 디테일이 곳곳에 숨어 있는데, 수건 걸이를 양쪽에 밧줄같은 굵은 끈으로 만들어 놓았다. 객실과 욕실 사이에는 반투명한 이중 벽이 가로막고 있고, 세면대는 바깥에 있는 구조다. 작지만 모두가 편리하게 제 기능을 하는 욕실 구조가 베를린의 실용적인 도시 분위기를 쏙 빼닮았다. 어메니티는 영국 디자이너인 Orla Kiely의 제라늄 배스 라인으로 갖춰 놓았는데 사용감이 너무나 좋았다. 








Lobby @ Night

미셸베르거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밤이다. 거창한 클럽이나 럭셔리한 스카이바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미셸베르거의 밤은 그보다 훨씬 자유롭고 멋지다. 로비에는 낮이나 밤이나 젊은이들이 책을 읽고 대화를 하며, 아침에 카페였던 레스토랑은 밤이 되면 맥주 한 잔을 즐기려는 이들로 붐빈다. 미셸베르거를 상징하는 이 로비 공간은 처음 디자인할 때부터 여행자가 어디 앉더라도 혼자만의 사색이나 개인적인 시간을 느긋하게 보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한다. 






패밀리 룸인 Band. 최대 4인까지 머무를 수 있다.




한국인 창업 멤버, 현지 씨와의 만남

저서 '스마트한 여행의 조건' 원고를 시작하던 2011년, 가본 적도 없는 미셸베르거 호텔을 책에 꼭 소개하고 싶어서 호텔에 컨택을 했는데 놀랍게도 한국어로 답장이 왔다. 한국인 스탭 현지씨 덕분에 나는 프레스 사진을 책에 무사히 실을 수 있었고, 결국 꿈은 이루어 진다더니 3년 후 진짜 베를린에 와서 이 호텔에 묵는 인연까지 이어졌다. 한번 만나뵙고 싶다고 메일을 보냈는데 운좋게 그녀를 로비에서 만나, 커피 한 잔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스위스에서 호텔학을 전공한 그녀가 어쩌다 베를린에 와서 이 놀라운 호텔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되었는지, 미셸베르거가 지난 5년간 이루어낸 흥미진진한 모험과 앞으로의 도전 과제는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1시간이 훌쩍 흐른다. 워낙 베를린을 대표하는 인기 호텔이라 빈 방이 없어 룸 인스펙션을 다는 못했지만(미셸베르거는 프레스에게 객실을 홍보 용으로 내주지 않는 원칙이 있다;) 패밀리룸의 멋진 이층 침대도 구경하고 호텔 곳곳의 설명을 직접 듣다 보니 미셸베르거의 스토리를 좀더 깊이 알게 되었다. 앞으로도 그녀가 호텔 업계에서 펼칠 도전을 계속 응원하며! 오늘, 내 간절한 소원 하나가 드디어 이루어져서 참 행복하다.:) 


내 여행인생을 바꾼ㅋㅋ 미셸베르거의 홈페이지 http://www.michelbergerhotel.com/ 탄성이 절로 나오는 멋진 아트워크를 볼 수 있다. 예약은 아고다에서 했는데, 딱 하나 있는 한국어 리뷰가 꽤 정확하니 참고할 것.(커피 포트 없는 것 등등) 호텔 상세 페이지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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