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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Germany

베를린 호텔놀이 1. 도심속의 힐링을 즐기다, 25 Hours Bikini

by nonie 2014.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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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베를린 여행 테마는 '디자인 호텔'이다. 네덜란드와 함께 혁신적인 호텔이 즐비하기로 유명한 베를린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하고 싶었다. 첫번째 호텔은 1950년대 복합단지 건물을 베를린 특유의 실험적인 디자인으로 개조한 25 Hours Bikini로, 2014년 2월 오픈했다. '도심 속의 정글'을 테마로 하는 재미난 호텔답게 로비부터 객실, 심지어 아름다운 사우나까지 갖춰져 있어 독일이 생소했던 내게 큰 위로와 힐링을 안겨 주었다. 







Schönefeld Airport to Berlin City

베를린 대중교통은 상당히 편리해서, 런던 사우스엔드 공항에서 이지젯 타고 베를린 쇠네펠트 공항에 내릴 때까지는 엄청 걱정이 많았지만, 역시 별거 아니더라. 공항에서 지하철 역이 바로 이어져 있고, 대부분의 승객이 시내의 관문인 Ostkeuz역에서 환승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 나도 Zoologischer Garten(베를린 동물원) 역으로 가기 위해 U2로 환승했고, 역에 내려서 도보 5분 만에 비키니하우스를 찾을 수 있었다. 베를린 지하철 노선도는 런던에서 미리 pdf로 아이폰에 저장해 왔는데 여행 내내 엄청나게 유용했다. 독일어 지명이 어려워서 항상 메트로 맵을 참고해야 하니, 어플이나 pdf, 혹은 이미지 파일로 저장해서 다니길 강력 추천. 








베를린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호텔, 25 아워스 호텔 비키니(25 hours Hotel Bikini)

‘비키니 베를린(Bikini Berlin)’은 1950년대에 건축된 5개의 복합단지로, 이중 한 건물을 개조한 호텔이 바로 25 Hours다. 호텔 자체가 옛 서독의 모더니즘을 상징하는 건축물로 큰 의미가 있어서, 베를린 여행의 첫날을 시작할 호텔로 더없는 선택이었다. 비키니하우스 주변에 대한 역사는 이 블로그를 참고하면 좋다.


이 호텔의 컨셉은 "도시 속의 정글". 지친 도시인에게 힐링을 선사하는 디자인 호텔답게 건물 입구부터 예사롭지 않은 아트워크가 시선을 잡아끈다. 엄청난 디자인의 호텔 로비에 먼저 놀라고(밑에 자세히 소개), 잠시 후 조식 포함 10만원대 초반의 방값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객실을 만나게 된다.....











베를린 디자인의 진수가 담긴 모던한 객실, Urban M

사실 25 Hours는 여행 직전에 베를린 첫날만 숙박이 결정되지 않아서 급하게 서칭해 1박 예약한 호텔이다. 숙박비도 너무 저렴했고 베를린 시내 한복판 위치도 매력적이어서 큰 기대없이 왔는데, 이럴수가. 여기를 왜 1박만 예약했을까 땅을 치고 후회했다는. 5성급 호텔이라 해도 믿을 만큼 넓고 멋진 객실 디자인과 시내가 한눈에 펼쳐지는 전망...오픈한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신생 호텔답게 모든 것이 새롭고 개성이 넘쳤다. 예쁜 호텔이 많기로 유명한 베를린에서도 단연 주목받을 만한 깨알같은 디테일을 담고 있다. 심지어 이게 제일 기본 가격의 디럭스룸이라니....









Let's spend the night together, 그리고 Almost Home이라는 문장이 수놓아진 참한 베개와 사각사각한 침구. 침대 뒤로 펼쳐지는 놋빛의 모던한 금속 재질 벽 마감이 독특하다. 침대는 어찌나 크고 푹신한지 베를린 첫날 꿀잠은 예약.










이 방의 포인트는 바로 창가에 있다. 빈티지한 타자기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사다리가 있고, 오른쪽에는 파란 쿠션이 놓여져 있다. 창가에서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라는 배려인듯. 타자기를 작동시켜 보지는 않았는데, 왠지 편지 한장은 쓸 수 있을 것 같다.









객실은 중앙에서 세면대가 있는 바를 기준으로 분리되는 느낌인데, 세면대 뒤로 별도의 샤워실이 따로 있다. 전체적인 조명은 퍼플, 레드, 그린 등 끊임없이 객실의 컬러를 바꾸어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세면대에 비치된 레몬허니 향의 물비누, 그리고 샤워실에도 같은 라인의 샴푸와 바디워시 제품이 재활용이 가능한 큰 용기에 담겨져 있다. 일단 객실이 충분히 넓기 때문에 세면대와 샤워 공간이 중간에 있어도 탁 트인 느낌을 주는 게 가장 마음에 든다.  










사실 이 호텔의 모든 디자인 공력은 로비에 쏟아 부은 느낌이다. 전 세계의 디자인체어를 모조리 수집이라도 한 듯한 창의적인 라운지, 일명 '비키니 아일랜드'는 밀림을 테마로 자연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LP와 빈티지 스피커로 벽을 만들어 쌓아놓은 공간에서는 오래도록 음악을 들으며 앉아만 있어도 행복할 것 같은 편안함이 느껴진다.








Work Labs에는 아이맥을 앞에 두고 한없는 공상에 빠져들 수 있는 개인 부스가 설치되어 있고, 휴식 존에는 비현실적인 '해먹(!)'이 도시에 지친 현대인을 기다리고 있다. 나도 저 해먹 한번 누워보려고 주변에서 알짱거리며 몇 분을 기다렸건만 좀처럼 자리가 나지 않을 정도로 인기였다. 









25 Hours의 숨겨진 비밀공간, 사우나

부티크 호텔이 아무리 대세라지만, 멋진 디자인만 가지고는 여행자를 만족시킬 수 없다. 25 Hours에는 작지만 강력한 서비스 한 방이 기다리고 있는데, 로비로 내려가서 10달러를 내면 사우나에 입장할 수 있는 배스 꾸러미를 안겨준다. 큰 가방 안에는 배스 가운과 넉넉한 타올이 담겨 있다. 가운을 입고 조심스레 복도를 지나 사우나가 있는 9층으로 향했다.


전형적인 북유럽 스타일의 건식 사우나는 시설도 너무 좋은데다, 다행히 아직 소문이 안났는지 사람도 없다. 동물원의 울창한 숲을 바라보며 한참 피로를 풀고, 예쁜 라운지의 긴 의자에 누워 천국을 느껴본다. 런던에서 베를린에 오기까지 한나절이 꼬박 걸렸고, 너무 피곤했는데 이렇게 멋진 사우나를 만날 줄이야. 게다가 미니바의 물은 유료지만 사우나에 비치된 생수와 고급 허브티 티백은 무제한 무료라는거. 사우나 비용은 이미 물값만으로 본전은 넘어섰다.ㅎㅎ 







사우나를 마치고 나니 완전히 해가 지고 어둑해졌다. 여행 중이긴 하지만 일할 것도 산더미라, 창밖 구경 겸 열심히 노트북으로 급한 일처리부터 하는 도중....갑자기 페이스타임이 울린다. 누구지? 한국은 지금 시차가 맞지 않을텐데....


유럽 가기 2주 전, 베를린 행이 최종 확정되던 날. 3년 전 베를린으로 시집간 25년지기 절친에게 메일을 보냈었다. 답이 없어서 이번 여행에는 만날 수 없겠구나 했는데, 그녀에게서 전화가 온 것!! 우연도 이런 우연이 없다. 내가 베를린에 와 있는 걸 모르고 전화한 그녀에게 내 위치를 말했더니, 한참을 웃으며 내일 데리러 오겠다고 한다. 왠지 런던과 달리 베를린 여행은 로컬 체험 삶의 현장이 될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ㅋㅋㅋ 암튼 베를린 첫날부터 행운이 따랐던 건, 그 출발이 이렇게 멋진 호텔과의 만남이어서 아닐까 싶다. 그렇게 베를린 여행, 본격 시작.  

  

25 Hours는 호텔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했다. 익스피디아나 아고다로 10% 쿠폰 받아서 적용해도 공식 홈피 가격과 차이가 없어서 그냥 공홈 예약. 참고로 예약을 하면 바로 온라인 결제되는 게 아니라 체크아웃 시에 최종 결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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