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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Australia

에어비앤비 첫 체크인! 멜버른 교외의 아름다운 저택에서 머물다

by nonie 2014.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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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와 함께 하는 여행은, 책 '스마트한 여행의 조건'에서 얘기했던 좋은 여행의 모델과 많이 닮아있다. 현지인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으며, 그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멋진 여행법이다. 호주의 대도시 멜버른에도 에어비앤비는 상당히 발달해 있는데, 운좋게도 아름다운 전원 교외에 위치한 빅토리안 시대의 대저택에서 이틀간 머무르는 행운을 얻었다. 낮에는 변호사로, 저녁에는 에어비앤비 호스트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데보라와의 만남은, 호주 여행을 통틀어 가장 오래도록 간직할 추억이 되었다.







나의 첫 에어비앤비, 호스트와 연락하고 찾아가기

에어비앤비(www.airbnb.com)는 세계적인 소셜 숙박 서비스로, 현지인이 자신의 남는 방을 호스팅하면 사진과 후기를 미리 보고 예약할 수 있다. Airbnb 마켓이 1% 상승하면 호텔업계 매출이 0.05%가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보도될 만큼, 현재 가장 트렌디한 숙박 형태로 자리 잡았다. 언제 이용해보나 기회만 노리고 있다가, 호텔비가 비싼 호주 여행을 준비하면서 드디어 에어비앤비에 첫 예약을 시도했다. 


에어비앤비는 일반인이 운영하기 때문에, 원하는 숙소를 바로 예약할 수는 없다. 예약 버튼을 누르기 전에 호스트에게 예약이 가능한지 영어로 메세지를 보내서 '답변'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최소 1달 이전에 예약 신청을 넣는 게 좋다. 하지만 나는 엄청 늦게 (거의 1주 전) 대여섯 호스트에게 급하게 문의를 하니 모두 거절ㅜㅜ 다행히 멜버른 시내에서 멀지 않고 친절하게 쪽지로 OK 해준 데보라 덕분에, 자칫 길바닥에 나앉을 뻔한 신세를 면했다. 그녀의 집은 멜버른 시내에서 트램으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한적한 교외 지역, 알버트 파크 근처에 있었다.








에어비앤비에서 그녀의 집을 사진으로 보기는 했지만, 빅토리안 시대에 지어졌다는 이 저택은 겉에서 봐도 후덜덜한 포스가 느껴졌다. 2층 규모에 하얀 울타리와 안쪽에 있는 정원, 그리고 집 앞에 펼쳐진 엄청난 넓이의 공원까지...그야말로 호주의 전원 라이프를 압축시켜 놓은 듯한 입지 조건이었다. 전형적인 교외 주택가여서 초행에 길 찾는게 어려웠는데, 그녀에게 전화해서 직접 날 마중나온 덕분에 반갑게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집주인인 데보라는 자그마한 체격의 할머니였는데, 가죽재킷에 트레이닝 팬츠를 걸친 첫인상과 악수를 청하는 힘있는 손에서 남다른 에너지가 느껴졌다. 








Simple is Beautiful! 아름다운 거실과 정원

집에 들어서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서, 그녀의 삶이 어떠한지 한 눈에 읽을 수 있었다. 많은 살림살이나 장식이 필요없는 삶, 단순하고 소박한 삶의 순간을 오롯이 담고 있었다. 멜버른 대학교를 졸업하고 오랜 세월 변호사로 일해온 데보라는 지금도 현역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신 집에 머무를 때는 아침마다 정원을 가꾸고, 주말에는 티타임을 가지며 느긋한 휴식을 즐기려고 노력한다. 요리를 만들 시간에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고, 식생활은 최대한 단순하게 지키려고 하는 듯 했다.  







그녀가 가장 먼저 소개한 곳은 집 안쪽에 있는 작은 정원이었다. 이 집을 사고나서 가장 공들여 가꾸는 공간인 듯 했다. 분홍색 망사로 씌워놓은 화분에는 딸기가 심어져 있는데, 새의 침입을 보호하기 위해서란다. 정원에 놀러오는 새의 종과 이름, 방문시간까지 꿰뚫고 있는 그녀의 얘기를 한참이나 듣고 있자니, 마치 딴 세상에 와 있는 것 같았다. 동물과 식물에 대해 이렇게 오랫동안 행복하게 얘기를 나누다니...그런데 나는 그동안, 무엇에 대한 얘기를 하며 살았던 걸까.  








멜버른 에어비앤비, 이틀간 머물렀던 방

1층에는 거실과 그녀의 방이 있고, 2층에는 손님용 방 두개와 욕실이 있다. 내가 있던 기간에는 다른 손님이 없어서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었다. 손님방 역시 심플 그 자체인데, 침대와 옷장 외에 그 어떤 가구도 없었다. 옛날에 지어진 집이어서 벽난로만이 방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다. 처음에는 방이 너무 휑하게 느껴져서 무섭기까지 했지만, 이틀째가 되니 서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완벽한 고요함이 방을 채웠다. TV가 없어 심심했지만 노트북으로 이런저런 영상을 보며 저녁시간을 보냈다.








벽난로 위에는 크랩트리앤 애블린의 디퓨저와 금방 담가놓은 듯한 하얀 꽃이 우아하게 놓여 있다. 창 너머로는 데보라의 정원 한 구석이 보이는데, 아침 일찍 정원에 물을 주는 그녀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화장실도 역시 심플 & 화이트. 욕조도 있고 수압도 나쁘지 않았다. 단, 털털한 호스트인 데보라가 욕실 사용에는 각별한 당부를 전했다. 멜버른이 속한 빅토리아 주는 호주의 대표적인 물부족 지역이어서 물을 아껴쓰라는 것. 그녀는 싱크대에서 설거지를 할 때도 그릇 씻은 물을 잘 모아뒀다가 정원에 주곤 했다.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물과 환경을 아끼는 습관도 나름 배우게 된다.

 







집안 곳곳 둘러보기

2층에는 내 방 말고도 방이 두 개가 더 있는데, 하나는 데보라의 요가 룸이고 하나는 손님방이다. 요가 룸은 엄청 크고 넓은데, 몽고나 스리랑카 등 전 세계를 여행했다는 데보라의 여행경험을 담고 있는 이국적인 소품들이 눈에 띈다. 나도 아침에 이 방에서 요가를 해보고 싶었지만, 워낙 저질체력이라 요가는 커녕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힘든 비루한 컨디션...

또 하나의 손님방은 내가 머물렀던 방보다 좀더 아늑하고 덜 휑해서, 차라리 이 방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도.








데보라 집의 하이라이트는 문과 창문을 장식하고 있는 오리지널 스테인드 글라스다. 허락을 받아 집 곳곳을 촬영하고 있는데, 그녀가 특별히 이 아름다운 유리장식을 잘 찍어달라며 한 마디 거든다. 외국 성당에서나 보던 스테인드 글라스가, 그것도 백년이 넘은 오래된 유물이 일반 주택에 그대로 남아있다는 게 너무나 신기하고 경이로웠다. 전체적으로 이 집 자체가 너무나 보존이 잘 되어 있었고, 그녀가 2년 가까이 살면서 조금씩 곳곳을 수리해나가고 있었다. 



에어비앤비로 여행을 한다는 것은..

에어비앤비는 일반인의 집에 잠시 묵는 것이기 때문에, 업자들의 숙소가 아닌 이상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1박에 50만원이 넘는 특급 호텔에 있다가, 그 흔한 커피포트나 생수, 테이블조차 없는 방에 묵는다는게 그저 불편하고 힘든 경험이 될 줄만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니 모든 것이 어떻게든 해결이 되더라. 라면이 먹고 싶을 땐 1층 키친에서 그녀의 포트를 빌려 물을 끓였고, 맥주는 그냥 카펫바닥에 앉아 마셨다. 뭔가가 필요할 때는 1층으로 내려가게 되고, 자연스럽게 데보라와 대화할 시간이 많아졌다. 그녀의 일상을 지켜보고, 평소 자주 간다는 식당이나 카페를 소개받는 것들은 에어비앤비가 아니면 절대로 할 수 없는 경험이다.   


혹시나 멜버른에서 에어비앤비를 이용할 이들을 위해, 데보라의 집은 여기. 반드시 쪽지로 먼저 문의해야 한다. 답장은 매우 빠르게 주시는 편이다.  


에어비앤비는 얼마 전부터 추천인 제도를 통해 추천인 코드 통한 가입을 하면 25$의 혜택을 준다. 이걸 모르고 난 그냥 가입해서 결제했다는....ㅜ 요 링크로 클릭하면 자동으로 nonie의 추천 링크로 이동!  에어비앤비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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