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 디자인 마켓에서 하루를 보내고, 이튿날 본격 시내 탐방에 나섰다. 두 미술관에서 일제히 열린 대규모 아트 전시회 '멜버른 나우(Melbourne Now)'는 디자인 마켓에 이어 또 한번 내 발걸음을 고정시켰다. 나같은 멜버른 초심자도 쉽고 빠르게 대형 전시에 접근하도록 설계된 이 도시를 경험하면서, 멜버른이 왜 예술과 문화의 도시인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멜버른의 정체성을 핵심만 뽑아 소개하는 전시의 기획력과 규모 역시 대단했다.








멜버른의 새로운 교통카드, myki

하늘이 쨍하니 맑아서 12월의 멜버른 날씨는 환상이구나 싶었는데...이 날 이후론 쭉 비가 내렸다는...ㅜ 초여름으로 접어드는 멜버른의 날씨는 변덕이 심한 편이다. 이제부턴 트램을 탈 일도 슬슬 생길 듯 해서 교통카드부터 사기로 했다. 멜버른의 충전식 교통카드인 마이키(myki)가 정식 도입된 건 불과 1년도 안 되어서, 국내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아무 역이나 관광센터에서 마이키를 사면 트램, 버스 등 대부분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여기서 놓치면 안될 멜버른 여행 팁 하나! 마이키 비지터 팩(Visitor Pack)이라는 여행자용 카드팩을 사면 6불이라는 환불 불가능한 보증금을 상쇄할 만한 예쁜 카드지갑과 쿠폰북, 1일 종일권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근데 이걸 나중에야 알게 돼서 일반 카드로 사고 말았다는....OTL 마이키 카드와 비지터 팩 구입처에 대한 설명은 빅토리아주 관광청이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에 상세히 소개되어 있다. 

 







Melbourne Now @ Ian Potter centre, NGV

멜버른에서 가장 붐비는 광장, 페더레이션 스퀘어에 도착하자 자연스럽게 이안 센터로 발걸음이 향한다. 지난 11월에 시작해 오는 3월 23일까지 이어지는 4달간의 대형 전시, '멜버른 나우'가 한창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전시는 멜버른의 정체성을 다각도로 조명한 대규모 전시다. 흔한 미술이나 디자인 전시가 아니라, 멜버른 출신의 아티스트와 디자이너, 일반인까지 폭넓게 참여해서 그들의 문화과 예술을 깊숙히 소개하는 자리다. 










NGV의 분점이라 할 수 있는 이안 센터에서는 라이프스타일을 주제로 한 테마 전시가 펼쳐진다. 멜버른 사람들의 테이블과 방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재치 넘치는 조형물 전시, 그리고 아름다운 색채를 담은 공예 작품들에 시선이 멈춘다. 









전시장 사이에 노란 빛을 띈 틈새가 보여서 들어가 보니 깨알같이 멀티미디어 체험 공간을 만들어 놨더라. 잠시 앉아서 음악을 들으며 휴식시간을 갖기도 하고, 동화책에서나 나올 법한 으시시한 검은 커튼을 젖히고 들어가니 사진 속의 괴기한 인형들이 마치 진짜 할머니와 괴물처럼 생생하게 나를 맞이한다. 그들의 상상력과 위트를 전시장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안 센터를 한 바퀴 돌고 나자, 본격적으로 전시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NGV 본관으로 향했다. 두 건물은 걸어서 5~10분 거리로 매우 가깝다. 








Melbourne Now @ NGV

이안 센터도 작은 건물은 아닌데, NGV에 와보니 스케일 자체가 다르다. 어찌나 크고 웅장한지...그런데 멜버른 나우 전시가 이 거대한 갤러리를 모두 채우고 있다는 것이 상상이 안 간다. 게다가 이 두곳의 전시를 돌아보는 입장료가 완전히 무료라니.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예술가에게도 큰 볼거리를 제공하는 셈이다. 









이안 센터에서의 전시가 멜버른 로컬들의 삶과 문화를 조명했다면, NGV에서의 전시는 멜버른의 창의적인 예술 작품과 디자인에 집중한다. 특히 인상깊었던 작품은 멜버른 출신의 젊은 아티스트 마크 힐튼(Mark Hilton)의 Don't worry. 전체 벽면을 모두 채운 단 한 마디,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한참을 바라보면서 이유 모를 위로와 편안함을 얻었다.









Don't miss it! 기념품숍과 NGV의 레스토랑

전시를 보면서 내내, 어떻게 이 전시가 무료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시드니의 많은 갤러리와 마찬가지로, 멜버른 나우 역시 기념품 자체의 퀄리티를 높여 부가 수익을 창출한다. 일단 'Melbourne Now'의 BI를 너무나 명료하게 디자인한 덕에 수많은 파생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전시 로고가 새겨진 에코백부터 스카프, 쿠션까지 없는 게 없었고, 하다못해 기본 도록도 소장하고 싶을 만큼 깜찍한 핸디 사이즈로 내용도 알찼다. 안 살수가 없었다.


게다가 NGV 로비의 갤러리 카페에서는 정말 맛있는 커피와 베지테리언 랩을 팔고 있다. 주문하고 번호판을 받아들고 바에 걸터앉아 있으니 따끈하게 갓 만든 음식과 커피를 가져다 준다. 테이블에는 멜버른 나우 전시의 내용을 상세히 알아볼 수 있는 스마트 패드가 설치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다. NGV 내에서는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으니 인터넷을 하는 학생들도 곳곳에 보인다. 압도적인 규모의 갤러리 겉모습과는 달리, 모든 시민들에게 열려있는 공간임을 알 수 있었다. 이래저래 한국에서의 문화생활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던 하루. 


홈페이지는 꼭 한번 들어가보길 추천. http://www.ngv.vic.gov.au/melbourne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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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silversun 2014.03.12 17:18

    멜번에서 1년여 살면서 자주 갔었는데 ㅠㅠ 그립네요... 멤버쉽 등록하면 전용 라운지를 이용할수도 있는데, 커피와 쿠키가 무한 제공이고. 카페처럼 편하고 사람도 별로 없고 너무 좋았어요 ^^

    • BlogIcon 여행강사 김다영 nonie 2014.03.12 17:25 신고

      와, 전용 라운지라니요! 너무 탐나는 문화생활이네요..ㅜㅜ 하루종일 책만 읽고 있어도 행복할 듯 하네요. 저도 여행하는 동안 NGV에 두어번 들렀는데 참 좋았어요.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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