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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USA

필라델피아 차이나타운에서 맛본 만두, 그리고 고마움

by nonie 2009.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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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노도의 시기인 2007년에 떠났던 열흘간의 필라델피아-뉴욕 여행기는, 당시 블로깅을 하지도 않을 때여서 마땅히 연재를 못하다가 이제서야 사진 정리를 했다. 그때의 기억을 생생하게 되살린다는 것은 어려울 것 같고, 그렇다고 여행의 흔적을 사장시키는 것도 아까워서 포토 에세이 식으로 간략하게 연재하고 마무리하려 한다.






초등학교 3학년때 이민을 가 20년동안 한국에 와본 적이 없는 나의 둘째 사촌오빠.
하지만 그는 역시 한국인이었고 Asian로써의 Identity가 명확했다. 날 데리고 가장 먼저 맛있는 걸 먹여주겠다며
안내한 곳도 바로 차이나타운이었다. 자주 오는 듯한 중국집에 들어가 익숙한 솜씨로 몇 가지 음식을 주문한다.





만두가 너무나 맛있었던 기억, 그보다 생생했던 건 한사코 사진을 찍지 않겠다며 손을 내저었던
사진 속 둘째오빠에 대한 고마움.

2006년 동생의 방문에 이어 내가 신세를 지겠다고 했을 때 흔쾌히 허락해주고
뉴욕 공항까지 나를 마중나와주었던 오빠들을 보며 난 핏줄의 보이지 않는 힘을 강하게 느꼈다. 어쩌면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지만 짧지 않았던 내 휴가 일정 내내 나를 신경쓰느라 많이 피곤했을테고,
그런 그를 배려해 주기에 나는 그때도 조금 어렸던 것 같다.







사족이지만, 지금은 그때처럼 오빠들과 친하게 지내지 못한다.
동생의 유학 문제와 여러가지가 걸려 서로 작은 오해가 커져버리고, 어디서부터 이걸 풀어야할지
아직은 막막할 뿐.

다시 그때처럼 그들과 따뜻하게 지내고 싶은데, 시간이 해결해 줄까.
필리 여행 첫날 맛있는 만두를 선사했던 그날처럼, 이제는 내가 오빠들한테 맛있는 한끼를 대접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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