켸켸묵은 중세 시대에서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회색 도시 에딘버러,
하지만 골목 곳곳에는 작고 예쁜 카페들이 숨쉬고 있어 에딘버러의 현재를
읽어낼 수 있다. 빅토리아 스트리트에서 내려오는 길, 높게 솟은 돌벽 한 켠에
귀여운 글씨의 간판이 눈에 띤다. 스무디, 커피, 쥬스, 간단한 음식, 그리고 아트.
 뭘까? 호기심이 발동한 우리 자매는 조심스레 발길을 옮겨본다.






처음에는 유아용 놀이학교나 아이템숍인 줄 알았다. 혹은 캐주얼한 아트 갤러리 느낌?
연노랑색 창틀, 그리고 원색으로 장난스레 그려진 HULA라는 이름.  
좀더 가까이 다가가니 사람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는
모습이 창 너머로 비친다. 마침 점심 시간이어서 무척 배가 고팠던지라
출입문을 열어본다. 나무문이 뻑뻑해서 문이 잘 열리지 않아 문이 닫힌건 줄 알고
주변을 이리저리 해맸다는...;;






훌라는 메뉴판만 봐도 웰빙 메뉴를 메인으로 하는 카페임을 알 수 있다.
메뉴는 몇 종류의 스무디와 신선한 커피, 차, 그리고 베이글 샌드위치와
또띨라 랩 샌드위치로 이루어져 있다. 모두 Take Away가 가능.
포장을 많이 해가는 메뉴들이 많아서 그런지, 이곳은 음식을 주문하면서 계산을
바로 한다. 따라서 테이블에서 먹는다고 팁을 더 주거나 할 필요도 없다.
한국인인 우리에게 이런 계산 방식은 일단 마음이 편하다.

에딘버러의 춥고 으슬으슬한 겨울에 질려버린지라 우선 따끈한 핫초콜릿 한잔,
그리고 각기 다른 또띨라랩 샌드위치를 하나씩 주문해 보았다.
일본계로 추정되는 멋쟁이 언니, 그리고 영국인 아저씨(남편이 아닐까;;)가 카페를
열심히 운영하고 있다. 언니는 동양인인 우리가 반가웠는지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
 





핫초콜릿. 크림과 시나몬 듬뿍 쳐진 놈을 한모금 쭈욱 들이킨다. 온몸에
따스한 기운이 퍼진다. 이제야 좀 살것 같아.
가격은 대부분의 음료가 2~3파운드면 ok다. 영국식 살인 물가에
좀처럼 적응이 안되는지라, 훌라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 마음에 들었다.






따뜻한 음료를 마시고 나니 그제서야 카페 내부가 눈에 들어온다.
메뉴판 밑으로 진열된 오가닉 시리얼과 과자들, 그리고 특이하게도
디자인된 구두가 놓여진 진열대도 보인다. 여러 모로 참 색깔있는 카페다 싶다.






들어올 때부터 느꼈지만 카페에는 사람이 꽤나 많았다. 우리 옆자리의 한 커플은
노트북으로 구글링에 한창이다. 한국에서야 뭐 일반적인 풍경이지만
앞서 소개했듯 이곳 호텔의 무선 인터넷 가격이 1시간에 만원 정도 하기 때문에
무척이나 민감해진 nonie. 그래서 언니에게 슬쩍 물어보니
여기서는 인터넷 무료로 쓸 수 있단다! 인터넷 쓸 사람은 쥔장 언니에게
아이디를 받아서 사용하면 된다고. 여기 노트북 안가져온게 한이 된다. ㅠ.ㅠ






위에 있는 건 동생이 주문한 치킨 스파이스, 그리고 밑에 있는 건
내가 주문한 칠리 튜나 샌드위치다. 옆에 있는 오렌지빛 국물(?)은
오늘의 스프, 야채스프다. 점심시간에 가면 요렇게 세트로 좀더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스프는 여러가지 야채를 넣고 몇 시간쯤 푹 고은 국이었다. 따로 후추를
치지 않고 먹어서인지 별다른 맛은 없었지만,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맛에
몸이 가뿐해지는 느낌이다. 무엇보다도 잔빗방울 섞인 축축한 겨울바람을 맞다가
스프를 먹으니 그저 행복할 따름. 샌드위치는 둘다 너무 맛있었다. 안에 든
채소는 매우 신선했고 참치나 치킨도 지나치게 양념을 가미하지 않은 담백한
맛이다. 우리 또래 처자들이 아주 좋아할 만한 메뉴다 싶다.

훌라에서의 점심 식사는 nonie의 에딘버러 여행에서 매우 소중한 기억으로  
자리잡고 있다. 실내는 매우 편안했고 원색을 적절히 가미한 독특한 인테리어도
인상깊었다. 무엇보다 음식 맛에 거짓이 없는 건강함이 깃들어 있어 더욱
마음에 들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다음에 에딘버러에 간다면 또
들르고 싶은, 웰빙 지수 충만한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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