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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에 접속하니 '샨새교'란다. 도메인 잘못 입력한줄 알았다. 이게 뭐지? 왠 한글오타??
로긴해보니 신도 모집중이라며 엉뚱한 공지글이 뜬다. 읽어보니 '만.우.절'.
zdnet에서 개발자 관련 컬럼을 읽다가(나도 이제 Geek 다 됐다 엉엉)
"위자드웍스가 구글에 인수"됐다는 뉴스 링크를 보고 화들짝 놀라 클릭.
아니나 다를까. 위자드 임직원들이 구글 로고가 새겨진 사무실에서
단체사진을 찍은 모습이 공지글과 함께 떡하니 걸려있는게 아닌가. 위자드
공식 블로그에. 허거걱. 그런데 태그를 조심스레 살펴보니 '만.우.절'.
구글에는 사투리 번역기가 생겼다. 언제나 그렇듯 기계적인 자세한 설명과 함께
링크 버튼이 있다. 이미 여러 번 낚였기에 살짝쿵 의심스러운 맘으로 클릭해보니 역시나 '만.우.절'.
유쾌하다. 그들의 열정과 위트가, 여유가 부럽다. IT회사에서만 터뜨릴 수 있는
만우절의 작은 이벤트가 너무나도 멋져 보였다. 아니, 어쩌면 인터넷 회사의
작지만 큰 특권이다. 그 특권을 자신들만의 철학으로 잘 사용할 수 있을지,
아니면 다같이 좀비가 되어 외면할 수밖에 없는지. 회사마다 상황은 다를 것이다.
한참 서비스를 준비하던 시절의 우리였다면, 저것보다 더 재밌게 할 수도 있었을텐데...
지금의 우리는. 그저 시키는 대로. 대기업의 한 부품처럼 일하고 있다. 이렇게도
작고 견고해야 할 벤처임에도. 서로가 서로에게 농담조차 건네기 힘든 분위기에서,
애사심도, 동료애도, 소속감도 없는 채로. 더이상 상처받기 싫은 너덜너덜해진 마음으로.
그들이 바뀌지 않는 한 이런 상태는 지속될 것이다.
"모험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모험이다"라는 벤처의 기본을 잃어버린 우리는 더이상 희망이 없다.
직원들 입에 풀칠한다는 핑계로 쉽게 돈버는 길을 택한 우리는 더이상 할말이 없다.
뽑을 땐 삼고초려해도 보낼 땐 얄짤없는 우리는 더이상 미래가 없다.
작년 7월 입사했을 때, 전임 사원에게 물었다. "일, 재밌으셨어요?
'음...재미는 있을거에요.'. "야근은 많나요?" "첨엔 많이 했는데요,
요즘엔 별로 안해요." 그때는 이 말의 의미를 몰랐다. 내가 불과 1년도 안되어 그녀와
똑같은 모습이 되어있을 줄은....그때는 알지 못했다. 나는 지금, 태어나서 처음으로
무기력하고 의욕없는 나를 만났다. 바로, 지금 이곳에서. 세상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엉뚱하고 스릴있어야 할, 하지만 이젠 죽어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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