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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여행

호스텔월드가 SNS를 직접 만드는 이유? 9월 4주차 여행 트렌드

by nonie 2022.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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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팟캐스트 '김다영의 똑똑한 여행 트렌드' 진행자, 책 <여행의 미래> 저자 김다영입니다.
방송 준비를 위해 매주 수집하는, '여행과 일의 변화'를 둘러싼 뉴스 큐레이션 및 독자적인 해석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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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텔월드, MZ세대 위한 SNS 만든다


전 세계 최대 호스텔 OTA인 호스텔월드가 소셜미디어 기능이 있는 별도의 앱을 출시한다는 소식인데요.
호스텔월드가 생소하신 분들을 위해 잠깐 소개드리면, 지난 22년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19개 언어로 180개 이상의 국가에서 호스텔 숙박을 중개해온 플랫폼입니다.
호스텔은 젊은 연령대의 배낭여행자들이 주로 묵는 숙박시설이죠. 지난 20년간 부킹닷컴과 익스피디아로 대표되어온 양대 OTA가 외관 상으로나 상품군에서나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것과 달리, 트렌드에 민감한 세대군에게 숙박을 판매해야 하는 호스텔월드는 이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새로운 시도와 혁신을 해야만 하는 플랫폼입니다.

Z세대를 대상으로 한 단체여행을 기획하는 여행사 지 어드벤처스(G Adventures)와 협력하여 호스텔 중심의 소그룹 모험 여행인 'Roamies'를 론칭한데 이어(참고로 이 여행상품에 참여하려면 18세 이상 35세 이하여야 합니다), 이번에는 여행을 위한 동행자를 찾는 솔로 시스템이라는 앱을 곧 선보이게 됩니다.

호스텔월드가 소셜미디어 앱을 개발한 배경은, 호스텔 주요 사용자 83%가 혼자 여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24%가 10번 이상 혼행을 했다고도 하네요. 그래서 이 앱은 주 고객의 여행 경험을 향상시키면서 실제 만남과 우정을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이 앱에서는 게스트가 예약 단계와 여행 중에 동료 여행자와 상호 작용할 수 있는데요. 이 앱을 이용하기로 동의한 호스텔월드 고객은 "See Who's Go" 기능을 통해 비슷한 시기에 동일 호스텔과 목적지를 예약한 다른 사람들을 볼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여행자 프로필 기능을 통해 동료 게스트의 이름, 사진, 국적 및 여행한 장소가 표시된 공개 프로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과 비슷한 느낌이네요. 체크인 14일 전부터 체크아웃 3일 후까지 호스텔 채팅, 도시 채팅, 관심사 기반 채팅 등을 통해 그룹별로 여행자들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용자가 이 기능을 활성화한 경우 개별 여행자에게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앱은 iOS용으로 먼저 출시되며 2023년 4월에 Android용으로 출시된다고 합니다. 아이폰 버전이 나오면 사용해보고 좀더 자세한 내용 전해 드리겠습니다.



출처: http://program.tving.com/tvnstory/woontanvillagehotel/9/Board/View

 

tvn 예능 '운탄고도 마을호텔'이 의미하는 것


2022년 8월 15일부터 방송된 tvN STORY ‘운탄고도 마을호텔’, 혹시 보셨나요? 이 예능의 배경이 되는 강원도 운탄고도 1330은 오랫동안 폐광촌으로 쇠퇴된 지역을 한국의 산티아고로 탈바꿈하고 있는 일종의 트래킹 코스인데요. 영월과 정선, 태백, 삼척을 가로지르는 총 173km의 엄청난 길로, 다 걷기 위해서는 일주일이 넘게 걸릴 정도로 긴 길이라고 해요. 이 길 중에서 영월의 '모운동'이라는 마을을 배경으로 가상의 마을호텔을 구성하고 엄홍길 등산가와 정보석, 이장우 배우가 일종의 마을호텔 운영자로 출연해 게스트를 맞이하는 내용의 힐링 예능입니다. 저도 클립으로 방송 내용을 확인해 보았는데요. 마치 산티아고 길에서 찍은 윤스테이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주목한 것은 바로 마을호텔이라는 키워드가 예능에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마을호텔이라는 개념이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 연출자가 이 키워드를 예능 프로그램의 제목으로 쓴 건 다분히 의도적이고 상징적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역시나 방송 전에 피디가 한 언론사와 가진 인터뷰를 보니, 마을호텔에 대한 개념을 인식하고 이 개념 자체를 예능에 가져온 거네요. 수직적 호텔이 아닌 수평적 호텔이라는 개념을 언급한 대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마을호텔을 연구하는 내용에서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문구죠.

마을 호텔은 이 예능에서 소개하는 것처럼 마을 회관을 호텔 객실로, 마을 앞마당을 호텔 테라스로, 마을 골목길은 호텔 로비로 쓰는 것처럼 마을 전체가 관광객을 맞이하며 호텔의 기능을 나누어 수행하는 주민 주도형 비즈니스를 의미합니다.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개념이기도 하고요. 한국에서는 강원도에서 이미 성공사례가 있습니다. 정선의 고한18번가, 공주의 봉황재가 대표적인 마을호텔 사례로 언급되고 있죠.

제작진은 모운동의 낙후된 숙박 인프라를 확인하고, 마을회관을 개조해 호텔로 꾸며 예능을 촬영했다고 하는데요. 방송 전 인터뷰에서 피디는 현재 마을 주민들이 의논 중이며, 방송 세트용으로 구성했던 부분은 큰 변동 없이 두고 왔다며 앞으로의 방향성은 주민에게 맡기겠다는 답변을 했거든요. 그런데 최근 한국일보 보도를 확인해보니 방송이 나가고 전국 각지에서 마을호텔이 실제로 운영되는줄 알고 여행자들이 찾아오기 시작한겁니다. 그래서 녹화 후 방치되던 마을회관을 실제 숙소로 개조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마을호텔을 표방한 방송 덕분에, 이 마을에 실제로 마을호텔이 생겨나게 되었네요.

한국의 산티아고를 꿈꾸는 운탄고도 사업은 이제 시작입니다. 오는 10월 1일에 운탄고도 개회식을 하고 10/1~9일까지 느리게 걷기 행사도 한다고 해요. 아직 공사 중인 구간도 적지 않으니, 자세한 길 안내 및 통행 불가 지점은 홈페이지( www.untan1330.com )에서 꼭 확인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마치 IT스타트업처럼 노션 기반의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워너고트립. 한글과 컴퓨터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20대만을 위한 여행사의 출현, 그리고 여행업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생각


제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방송과 인스타그램 등을 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주로 문체부 산하의 여행업 유관 기관에서 시행하는 '디지털 전환' 교육과 기업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일도 어느덧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들고 있는데요. 여행업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공유드릴까 합니다.

지난 20년간 전통적인 여행업에 종사해온 분들에게 디지털 플랫폼이나 빅데이터, 여행상품 기획에 대한 교육을 하면 '디지털 전환' 목표가 이루어질까?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듭니다.
물론 가뭄에 콩나듯이 제 교육을 듣고 나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신 분들이 소식을 전해주실 때마다 보람을 느끼긴 하지만, 교육 수혜자 전체 규모에 비하면 극소수거든요. 대다수는 배운 것을 현실에 적용해보지도 못합니다. 그 이유가 단지 개인의 의지나 역량, 나이 문제 같지는 않았는데, 최근 여러 여행사 컨설팅을 하면서 새롭게 알게된 것이 있습니다.

심리적인 장벽과 변화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은 단순한 역량 문제와는 달랐습니다. 이제 40대인 실무자들은 좀 다를까 싶지만 오히려 5060인 대표/상사 핑계를 대며 변화를 미룹니다. "플랫폼은 여행의 미래가 아니며 우리의 사무직 일자리를 빼앗을 뿐이다, 플랫폼 입점을 배우거나 온라인 채널 키울 시간에 광고집행으로 빠른 성과를 내야 한다, 진출해본 적 없는 지역의 여행상품을 만들거지만, 소비자보다 본인이 더 많이 알것" 등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시간은 제법 고통스럽더군요. 그러면서도 본인들도 개인적으로는 패키지 여행은 안한답니다. @.@

본인조차 안간다는 여행'상품'을 꾸역꾸역 판매하려고 나라에서 받은 돈을 죄다 밑빠진 독(온라인 광고)에 붓고 있는 웃지못할 장면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며칠 전 인스타에서 발견한 한 여행사를 떠올렸습니다. 2030도 아니고 20대만을 공략한다는 한 당찬 여행사 말이죠. 이 여행사의 유럽 패키지 여행은 매 기수마다 모두 마감, 매진입니다. 심지어 돈만 내면 갈 수 있는 게 아니라 신청서까지 써야 하는데도 말이죠. 요 여행사와 특징에 대해서는 추후 자세히 소개하기로 하고요.

이미 태어날때부터 디지털라이즈된 세대가 만들고 운영하는 여행사들은, 여행업을 인식하는 프레임(관점) 자체가 완전히 다릅니다. 소비자에게 선민사상을 갖고 있지 않아요. 소비자는 정보가 부족하고, 우리는 정보가 더 많을거라는 '정보 비대칭성'으로 접근을 하지 않는다는 거에요. 어떤 사람들을 묶어줄 지, 어떤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을지, 여행자가 가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더 고민합니다. 디지털 플랫폼에 상품을 올리거나 온라인 광고를 하면, 그게 디지털 전환일까요? 여행 분야의 디지털 전환 교육은 기술 활용법만 가르치는게 아니라, 디지털로 영구히 바뀌어버린 소비 행태를 이해하고 직면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팔릴만한' 상품을 기획하는 레벨로 넘어가지 않을까 싶네요.

내년부터는 저도 전통적인 영역의 전환 교육 비중을 줄이고, 미래로 나아가려는 업체나 개인 분들과 많은 모임과 네트워킹을 만들면서 재미난 비즈니스를 계획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혹시나 지금 여행 및 관광업으로 진출할 목표를 갖고 있다면, 과거의 네임밸류가 아니라 지금 내 주변의 또래들이 이용하는 여행/소셜 서비스와 회사를 좀더 자세히 알아볼 것을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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