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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단상

거절하기 vs. 거절 당하기, 그리고 브런치북

by nonie 2020.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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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의 무수한 거절당하기 끝에 쌓은 호텔여행의 결과물은 현재 업을 이루는 바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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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내가 쌓아온 중요한 경험 자산, 그러니까 세상에서 나만이 보유한 경험 자산 중에 대부분은 무수한 '거절 당하기'를 감수한 끝에 얻어낸 것들이다. 경험 자산이 부족해서 나만의 일을 만들 수 없었던, 혹은 그 일의 가치가 낮았던 시절에는 어차피 잃을 게 없으니 거절 당하기가 두렵지 않았다. 애초에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대부분의 창업, 사업을 시작할 때는 거절 당하기를 거의 디폴트로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내가 상대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명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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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거절 속에서도 소수의 호의와 협조를 바탕으로 자산(각종 전문성, 경험 등)을 쌓고 나면, 이를 바탕으로 업을 만들 수 있다. 그 업의 가치가 업계에서 차별화되고 일이 많아지기 시작하면? '거절하기'가 일상이 된다. 어떤 일을 하거나 하지 않거나를 결정하는 것 또한 나의 업무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물론 이렇게 일에 대한 선택권이 있다는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이것이 요즘 수많은 강의를 소화하고 있는 내 일상이기도 하다.  

그런데 거절하는 것이 처음에는 미안하거나 어렵지만, 이것도 어느새 익숙해지게 된다. 그러면 어느새 거절을 당연하게 여기는 단계가 온다. 이 시점이 어쩌면 위험한 단계라는 생각이 든다. 거절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만큼, 거절 당하는 것에는 낯설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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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는 여러 번 밝힌 바 있지만 수많은 거절 당하기의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얼마 전 출간한 <여행의 미래>는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여행 트렌드를 2015년부터 꾸준히 연재한 브런치 글이, 적절한 시점에 출판사에서 발굴되어(?) 책으로 나온 것이다. 한마디로 내가 '거절 당하기'를 감수하지 않고 얻어진 기회라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호텔 독서모임 때문에 오랜만에 호텔에 간단한 인스펙션 요청을 하면서도, 이를 어렵게 느끼는 내 모습이 조금은 낯설었다. 전 세계 수 백곳의 호텔과 일해온 내 모습이 굉장히 오래 전처럼 느껴진다. 주변에 책 내고 싶다는 이들에게는 '일단 돌려보면 돼'라고 충고를 하면서도, 정작 나는 어느 순간 '거절 당하기'가 싫어서 출판사에 제안조차 하지 않고 미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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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내가 이루어왔고 앞으로 하려는 일들은 거절을 두려워 했을 때 절대로 되지 않는 일이다. 김 호 대표님의 신간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에 "거절을 기본으로 일에 접근하면 기회와 맞닿게 된다. 거절을 두려워하면 성장할 수 없다"는 대목을 읽으며 다시 한번 나 스스로를 돌아본다. 

 

그래서,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처음으로 내보는,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브런치에서 책을 두 권 냈지만 브런치북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한 번도 안 냈다. 계약이 먼저 돼서 낼 필요가 없었다....) 글쎄, 어떤 출판사와 만나든 또 한 번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풀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행의 미래는 썼으니, 앞으로는 업의 미래에 대해서도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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