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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여행

해외여행, 어떻게 재개될까? 에어비앤비의 변화로 보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여행

by 여행강사 김다영 nonie 2020. 4. 26.



코로나 19 사태를 통해 전통적인 산업인 항공이나 호텔과는 다른 차원의, 거의 '존립'의 위기에 놓인 산업은 따로 있다. 바로 공유경제 열풍을 이끌고 올해 기업 상장까지 앞두고 있었던 에어비앤비다. 지난 두어 달 간 에어비앤비에게 일어난 엄청난 변화를 잘 살펴보면, 가까운 여행업의 변화를 짐작해 볼 수 있다. 





4월 25일(토)에 여행 미디어 스키프트와 화상 인터뷰 중인 브라이언 체스키.(왼쪽)



코로나 19 이후 존립의 위기에 처한 에어비앤비, 왜?


항공과 호텔은 현재 큰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길게 봤을 때 산업 자체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전 세계가 완벽한 여행 인프라를 갖춘 현 상태에서, 여행 소비에 대한 욕구가 '변화'할 수는 있어도 거대한 흐름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또한 항공은 국가 기간산업이기도 해서 국가가 망하지 않는 이상 없어질 수도 없는 산업이다. 

이번 주에 출간한 저서 '여행의 미래'를 원고 수정 없이 그대로 출간한 이유도, 큰 흐름이 잠시 멈춰설 수는 있어도 흐름의 방향 자체가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여행을 향한 소비심리는 억눌려 있는 것이지, 퇴화되는 흐름이 아니다. 그런데 이 점을 제대로 짚는 글은 찾기가 어려운 것 같다. 



그 와중에 특이할만한 변화는, 공유경제의 몰락이다. 금융 위기에서 생겨난 수많은 실직자를 끌어들여 성공한 에어비앤비가, 왜 이번 불황에는 가장 취약한 산업이 된 걸까? 불황을 먹고 자란 기업의 선두주자이자, 호텔 한 채도 없이 호텔업계 1위를 하던 그 기업이 말이다. 


바로 어제(4월 25일), 에어비앤비의 CEO 브라이언 체스키는 스키프트와의 인터뷰에서 뜬금없이 자기 고백적인 얘기를 한다. 


"나는 원래 부동산 사업을 하려던 게 아니었고, 심지어 여행 회사를 하려던 것도 아니다."라고 말이다. (응??) 


그저 호텔의 저렴한 대안을 제공하며 '사람들을 연결하는' 사업을 하고 싶었다는 브라이언의 말은, 결과론처럼 들린다. 


에어비앤비는 호텔업계의 파이를 빼앗은 이후에도 만족하지 않았다. 여행 경험으로 사업을 확장해 겟유어가이드같은 투어 회사와도 경쟁을 시작하며 전형적인 여행 회사의 전철을 밟고 있었다. 누가 봐도 코로나 이전의 에어비앤비는 여행 회사, 정확히는 '살아보는 여행의 환상'을 팔아서 부자가 된 회사다. 자신들의 광고 카피에서 '여행은, 살아보는 것'이라고 정의내리지 않았나? 단지 전통적인 산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들은 자체적으로 소유한 상품이 하나도 없는 '중개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플랫폼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존재해야 한다. 에어비앤비는 소비자가 줄어 들었다는 외부적 위기보다, 생산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내부적인 위기에서 이 산업이 가진 취약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에어비앤비가 소비자에게 100% 환불 정책을 발표하자, 전 세계 호스트에게 엄청난 반발을 산 것이 지난 3월 22일이다. 그러자 경영진이 월급을 반납하고 추가 투자금을 빌리러 다니고 호스트 구호기금을 마련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호스트들은 에어비앤비를 '믿지 못하겠다'고 말하며 돌아서고 있다. 큰 신뢰를 잃은 것이다. (브라이언은 호스트에게 보내는 편지까지 발송하지만, 사태가 시작된 지 무려 1주일 후였다) 







코로나 이후 에어비앤비에서 서비스 중인 '온라인 체험'.




브라이언은 어제 인터뷰에서 '에어비앤비는 여행업의 호황이 끝나고 여행의 재분배가 시작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이미 적응하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자신의 거주지에서 일하는 비즈니스 여행자들은 앞으로 더 많은 여행을 원할 것이며, 소도시나 지역 사회로의 여행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장기 체류의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코로나 이전에 매출의 15%가 30일 이상 장기체류 예약이었다면서, 현재는 이러한 장기 체류 예약이 전체의 50%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에어비앤비는 사람들이 회사 사무실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 사회에서 원격으로 일하는 장기 체류자를 타겟으로 하는 회사가 될 것이며, 더이상 기존의 여행 회사로 분류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최근 오픈한 '온라인 체험'이 그 예가 될 것이다. 자세히 보면 서비스 소개에 '여행'이라는 단어는 빠져 있다. 인터뷰에서도 '사람간의 연결은 트렌드가 아니라 인간의 본능이다'라는 점을 엄청나게 강조하는 것을 보면서, 최근 호스트와의 갈등에서 깨달은 점이 많은 듯 보였다. 









여행은 더이상 기존의 여행업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브라이언이 지향하는 에어비앤비의 미래를 들으면서, 나는 서비스 하나가 불현듯 떠올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2015년에 설립된 롬(Roam)이라는 서비스다. "전 세계에 당신의 집을 가져보세요" 라는 슬로건을 내세운다. 롬이 에어비앤비와 다른 점은, 이 집들은 자체적으로 통제하고 운영하는 부동산이라는 점이다. 오히려 기존의 호텔에 더 가까운데, '멤버십'이라는 게 다르다. 


롬은 코리빙과 코워킹이 결합된 공간을 월정액 요금으로 빌리는 서비스다. 월 200만원 정도를 내면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해 마이애미, 영국 런던, 인도네시아 발리, 도쿄에 있는 롬의 장소를 옮겨 다니면서 거주하는 다거점 주거 서비스다. 최근 일본에도 유사한 서비스가 여러 개 생겨났다. (팟캐스트 '김다영의 똑똑한 여행 트렌드' 3월 1주차 방송 참조) 


이번 주에 출간한 책 '여행의 미래'를 통해서도 내내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여행을 과거의 여행업 범주에서 설명하거나 판매하려고 하면 이제 큰 낭패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 

여행 소비 심리는 장기적으로는 계속 커지고 진화할 것이다. 단지 그 방향이 '여행의 호황기' 시절과는 다르다는 것 뿐이다. 그 방향이 기존의 여행업을 넘어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산발적으로 확대되고 있어서, 누군가는 한번쯤 이를 정리해 두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기존에는 여행이라 부르지 않았던 것들이 이제는 여행이 될 것이고, 이를 대비하는 자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이 위기를 발판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는 분들이 많아질 수 있기를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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