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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Brunei

브루나이 & 코타 키나발루 9박 10일 미리 보기 & 브루나이 맛집 브이로그

by nonie 2020.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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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를 클릭하면 브이로그로!



프롤로그

남들에겐 (비싼) 취미인 여행이, 나에겐 직업의 일부다. 그리고 모든 여행의 실질적인 목적은 '출장', 즉 내 업과 관련이 있지만 동시에 내가 주도하는 출장이기에 얼마든지 여행으로도 즐길 수 있다. 물론 내 비용도 그만큼 드는 데다, 강의를 놓치는 기회비용까지 하면 사실상 전체 여행 예산보다도 훨씬 큰 비용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 강사라는 내 직업은 더 많은 곳을 가보고 더 많은 경험을 해야만 지속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가보지 않은 나라에서 초청장이 오면, 우선순위를 좀더 높게 두곤 한다. 


작년 이맘 때 베트남 하롱베이에서 열렸던 아세안 투어리즘 포럼이 올해는 브루나이에서 열리게 됐고, 브루나이는 가보지도 않은 데다 자발적으로 갈 일도 없을 듯 해서 심사숙고 끝에 출장을 결정했다. 그렇게 2020년은 브루나이, 그리고 경유지인 코타 키나발루 호텔여행으로 한 해의 포문을 열게 됐다. 브루나이를 다녀온 소감? 언제나 그렇듯, 모든 나라는 가볼 만한 가치가 있고 발견할 만한 무언가가 있다. 음주는 원천 금지인데다 그럴듯한 호텔이나 여행지도 없는 브루나이도, 그런 단편적인 팩트로만 설명할 수 없는 매력이 분명히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미식이다. 








미식으로 깨진 브루나이에 대한 편견

맨 처음 들어간 치킨 라이스 집에서, 뜻밖에도 만족스러운 한 접시를 만났다. 이후 우연히 들렀던 맛집과 야시장에서 맛있는 음식들을 계속해서 만나면서, 브루나이에 대한 내 편견을 조금씩 수정해가기 시작했다. 물론 브루나이만의 특별한 미식이 있냐고 누군가 물으면, 그런건 거의 없다. 왜냐면 브루나이의 지리, 문화적인 배경 때문이다. 말레이시아의 섬인 사바 섬의 한 켠을 차지한 작은 나라이니, 당연히 말레이시아의 음식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에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나라의 문화가 뒤섞여 있다. 


하지만 참 이상한 일은, 이후 들렀던 코타 키나발루보다 브루나이의 음식들이 더 맛있었다. 게다가 브루나이의 환경은 깨끗하고, 로컬 음식의 가격은 너무나 저렴했다. 싱가포르 만큼이나 물가가 비쌀 거라고 생각했던 또 하나의 편견이 깨졌다. 그래서 내가 만났던 식당과 음식들을 간단히 영상으로 기록해 보았다. 브루나이 브이로그는 총 3편으로, 미식에 이어 '엠파이어 호텔 탐험기 & 브루나이 시티 투어', 그리고 '브루나이에서 뭘 샀나? 쇼핑 하울' 편이 이어질 예정이다. 






엠파이어 호텔의 로비 라운지. 여기서 애프터눈 티를 맛보았다.



브루나이 호텔 취재 비하인드

이번 아세안 투어리즘 포럼에서 중요한 행사는 모두 엠파이어 호텔에서 열렸다. 세계에서 딱 두 곳뿐이라는 7성급 호텔,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에 이은 명성을 가진 엠파이어 호텔은 나와 같은 호텔 덕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호텔이다. 그래서 브루나이 행을 결심한 이유 중에는 엠파이어 호텔도 큰 몫을 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엠파이어 호텔 투숙 대상자는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각국의 장차관급 관료 및 관계자로 한정되었고, 미디어로 초청된 인원은 모두 '리즈쿤(Rizqun) 호텔'에 묵게 됐다. 그런데 여기서 작지않은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출처: 상하이의 호텔 기자 제시의 페이스북. 호텔의 수돗물 상태를 브루나이의 강물과 비교하며 비판했다.




리즈쿤 호텔에 막 도착했을 때, 객실에서 공문 한 장을 발견했다. '수도물의 상태가 미색을 띠는데, 이는 정부의 예기치 못한 물 공급에서 비롯된 문제로 양해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물을 틀어보니 강한 소독내와 함께 노란 빛을 띤 물이 나왔다. 많이 찝찝하긴 했지만 몇 번 손을 씻어보니 다행히 피부에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다. (그러나 나는 며칠 후부터 장염을 앓게 된다)

다음 날 기자회견장에 나온 브루나이 관광청은 정부 기관임에도 이 문제를 전혀 모르고 있었고, 전 세계에서 몰려온 베테랑 기자들이 이를 지나칠 리가 없었다. 신기하게도 미디어들의 맹공격 다음 날, 물 색깔은 투명하게 돌아왔다. 이 문제를 비토하는 과정에서 나는 몇몇 미디어와 친해지게 되고, 그들은 나의 브루나이 체류 기간에 크나큰 도움을 주게 된다. 바로 그들이 따낸 엠파이어 호텔 내부 취재에 동행하게 된 것이다. 


내가 만약 엠파이어에 운좋게 숙박을 했다 하더라도, 전체 시설을 취재하는 건 전혀 다른 일이다. 부지가 심하게 넓어서 카트를 타야만 하는 엠파이어 호텔에서, 그 많은 부대시설을 고작 3~4박 사이에 다 이용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 미디어인 제시와 말레이시아의 베테랑 호텔 기자 피터는 포럼 기간 중에 호텔 홍보부스에 찾아가 취재 허가를 받아냈고, 그들은 내게 함께 가지 않겠냐고 물어왔다. 덕분에, 나는 원베드 스위트룸, 볼링장과 테니스 코트장이 있는 컨트리 클럽의 모든 시설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았다. 게다가 로비에서의 멋진 애프터눈 티까지!! 물론 개인적으로 따로 촬영해온, 바다처럼 넓은 수영장과 해변은 기본이다. 곧 브이로그로 만나볼 수 있다. 






탄중아루 세컨드 비치 @ 코타 키나발루



코타 키나발루, 한국인 전용 휴양지의 예견된 실망

소위 보급형 휴양지, 예를 들면 보라카이, 사이판, 다낭, 코타 키나발루....등등을 의식적으로 기피해온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의 여행 스타일과는 잘 맞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이들이 한국인 최애 인기 여행지로 등극한 이유는 절대적으로 이들이 훌륭해서가 아니라 한국인의 여건과 상황에 맞게 개발되어 왔기 때문이다. 특히나 일본의 추락, 최근 폐렴으로 중화권마저 이렇게 된 마당에 동남아 휴양지는 올해도 승승장구할 것이다. 4~5시간의 짧은 비행시간, 가장 중요한 '직항', 가족여행에 최적화된 커넥팅룸 위주의 호텔들...아이가 있는 직장인이라면 이들을 빼고 여행지 정하기가 결코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코타 키나발루는, 지금까지 '절대 가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왜 했었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곳이었다. 본토와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어 문화적으로 빈곤한 사바 섬의 낙후된 볼거리, 수십 년간 휴양지로 고착화되어 새로운 호텔이 드물고 오직 한국인의 편의만 겨냥한 지루하고 단편적인 호텔 신, 커넥팅 룸의 내부 문에서 여과없이 전해지는 객실간 소음, 어린 아기의 울음소리로 가득한 '편리한 직항'의 기내 환경....일일이 나열하자면 끝도 없을 것이다. 상하이에서 호텔 기자로 일하는 제시는 '브루나이가 끔찍하다'고 했지만, 나는 알 수 없는 쓰레기 냄새가 진동하는 코타 키나발루 시내가 오만 배는 더 끔찍했다. 


르 메르디앙 코타 키나발루의 북적이는 로비에 앉아서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포털 여행 카페에 가보면 정말 흔하게 '한국인 많은 곳 말고'를 외치는 글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한국인은 한국어 후기가 없는 호텔이나 한국인이 드문 여행지는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막상 와보면 왠지 모를 안도감과 연대감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수많은 한국인들을 서로 쳐다보면서 "저 사람도 여기 올만 하니까 왔겠지"라는 측은지심이 절로 드는 것이다. 어린 아기랑 노부모까지 데리고 올 수 있는 안전빵 해외 여행지가 몇 군데나 되겠는가? 여전히 휴가일수가 넉넉치 못한 한국의 현실에서는, 여행지 선택에 있어서 취향의 부재보다 더 용납 안되는 게 가성비의 부재다.


이게 다, 샹그릴라나 수트라 하버를 선택하지 않아서, 취재가 무산된 가야 아일랜드 리조트에 못 가서 생긴 실망이라고 믿고 싶다. 2인 이상만 예약을 받는 바람에 놓친 북보르네오 증기 기관차에 대한 실망이라 믿고 싶다. 그치만 만약 샹그릴라에서만 4박 5일을 보냈다고 해도, 나만 건질 수 있는 차별화된 여행 콘텐츠가 없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정말 놀고 먹기만 하는 휴양 여행이라고 해도 내 기준에 코타 키나발루보다 훌륭한 곳은 너무 많다. 특히나 호캉스, 호텔여행이라면 더더욱. 


그 와중에 코타 키나발루에서 운좋게 건져낸, 오픈한지 4달 밖에 안된 호텔을 포함한 3곳의 호텔여행기, 그리고 한국인 리뷰가 전혀 없는 식당 위주로 다녀본 맛집 몇 곳도 조만간 유튜브로. 유튜브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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