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오픈 5주년을 맞는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베이는, 여전히 대만에 몇 없는 럭셔리 체인으로 주목받는 호텔이다. 오후엔 로비에 애프터눈 티를 맛보려는 현지인으로 빈 자리가 하나도 없고, 유명한 케이크 숍에도 손님들의 발걸음이 분주했다. 이름값 답게 동양적인 미가 흐르는 호텔일거라 생각했던 내 예상은 완벽하게 빗나갔다. 유럽의 고성에 온 듯 앤티크한 디테일과 건축양식에 특유의 우아함이 조화를 이룬, 만다린 오리엔탈에서의 여왕같은 시간.
Location & Check-in
대만은 그동안 특급 호텔이 많지 않았고, 몇 안되는 5성급 체인은 대부분 신이 지구에 밀집되어 있었다. 얼마 전 만다린 오리엔탈이 시내 중심인 송산공항 부근에 입성했다는 소식은 그래서 더욱 화제였다. 만다린 오리엔탈이 오픈하면서 대만 특급 호텔 신에도 어찌보면 새로운 기준이 생긴 셈이다. 한국에는 후기가 별로 없지만 일본 유명 블로거들의 '대만족' 후기를 보며 기대치가 머리끝까지 높아진 상태에서 방문했는데, 첫인상부터 으리으리했다. '오리엔탈'스러울 거라는 내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고, 웅장한 스케일의 유럽식 건축물과 우아한 로비가 나를 맞았다. 클럽 플로어에서 편안하게 체크인한 후 객실로 향했다.
Club Deluxe Room
가장 기본룸에서 한등급 위인 클럽 디럭스룸에 체크인했다. 인룸 체크인을 도와준 직원에게 '여기 진짜 일반 객실 맞아요? 스위트 아닌가요?'라고 재차 물었을 정도로, 너무나 넓고 쾌적하며 또한 아름다웠다. 뭔가 기가 죽는건, 이 객실보다 등급이 높은 객실이 무려 11가지나 된다는 사실. 최고 등급의 스위트는 얼마나 으리으리하기에.ㅎㅎ 고풍스러운 건축물을 닮은 객실 역시 화이트와 톤다운된 그린/골드로 통일된 우아한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대리석의 TV 받침대와 테이블, 욕조, 앤티크한 목조 장식장이 물흐르듯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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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 밖으로는 호텔 건물 전체, 그리고 그 너머로 타이베이 시내가 내다보인다. 일반적으로는 좋은 전망이 아니지만 호텔 건물이 워낙 볼거리인데다 자연광이 잘 들어와 낮엔 불을 켤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객실이 밝았다. 객실 한 켠에 놓인 앤티크한 장식장은 그냥 장식용인가, 하며 살며시 열어본다. 안에는 일리 커피 머신과 캡슐, 로컬 브랜드인 차차더(Cha cha The)의 티백이 넉넉히 갖춰져 있다.
아래칸 서랍을 열어보니 미니바 섹션이다. 뻔한 과자나 양주 대신, 로컬 식품 브랜드인 페코(Pekoe)의 건과일과 케틀칩, 발로나 초콜릿 등이 섬세하게 갖춰져 있다. 글로벌 호텔 체인인 만다린 오리엔탈이 로컬라이징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체크인 때 미리 신청해 두면, 원하는 신문을 매일 아침 문고리에 걸어준다. 아침에 도착한 차이나 포스트 한 부, 그리고 차차더의 따끈한 차 한 잔, 넉넉한 웰컴 프루츠. 만다린 오리엔탈의 흔한 아침 풍경.
침실과 문 하나 사이를 둔 욕실은 그야말로 객실의 하이라이트. 게스트를 여왕이 된 듯한 기분으로 만들어주는 마법의 공간이다. 메이크업을 마친 욕실에는 곱게 접은 냅킨 사이에 내 브러쉬가 끼워져 있고, 그 위에 보랏빛 꽃이 살포시 놓여 있다. 세 가지 향의 배스 솔트, 그리고 딥티크의 화려한 향을 담은 욕실용품은 그야말로 호텔의 급을 대변한다.
4월 말의 타이베이 날씨는 미묘했다. 밤에는 더 멋지게 빛을 뿜어내는 풀장이라 꼭 수영을 즐기고 싶었지만, 바람이 꽤 차서 아웃도어 풀을 즐길 정도는 아니었다. 아쉽지만 베드에 누워 느긋하게 쉬고 천천히 산책하기. 그리고 수영장 만큼이나 마음에 들었던 사우나에서 여행의 피로를 싸악 날려버렸다.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베이의 조식 뷔페
선별된 식재료로 심플하게 차려진 뷔페에서, 평소에는 살찔까봐 잘 먹지 않는 페이스트리 섹션에 유난히 눈길이 간 건 우연이었을까. 결국 큼직한 크로와상 하나, 그리고 통 벌집에서 뚝뚝 흐르는 꿀과 마알간 빛의 구아바 잼, 생 버터 한 조각을 담아 내 테이블로 향했다. 그런데 빵도 빵이지만 구아바 잼 맛이 보통이 아니다. 만다린 오리엔탈의 시그니처 잼은 원래 장미꽃잎 잼인데, 타이베이 점에서는 로컬 과일을 이용해 라임과 구아바를 넣어 달지 않은 새콤한 잼을 완성시켰다. 조그마한 병에 2만원 정도 하니 몸값 비싼 녀석인데, 조식 레스토랑에선 마음껏 맛볼 수 있다.
풀 타입 뷔페라기 보다는 알라 까르테(주문형 메뉴)와 간소화된 뷔페의 조합인데, 난 원래 주문형을 훨씬훨씬 선호하는지라 만다린의 조식이 마음에 든다. 대만에 왔으니 웨스턴 대신 딤섬을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에 곱게 차려진 딤섬 바구니와 소스는 게눈 감추듯 먹어 치우고. 구아바 잼을 더 먹고 싶은데 빵을 더 먹자니 배가 너무 부르다. 이럴 땐 약간의 센스를 발휘해 생 요거트 위에 잼 듬뿍, 수제 그라놀라 한 스푼 얹어 나만의 요거트 만들기. 옆엔 각종 베리와 대만의 자랑 파인애플 듬뿍 곁들여 한 상 자알 먹었다.:)
"본 추천 글은 블로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작성 되었으며, 호텔스닷컴으로 부터 원고료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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