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를 잘 만난 덕에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현지 친구를 매일 만난다. 점심 먹으러 베이터우 시장에 간다는 그들 틈에 슬며시 끼어, 함께 길을 나섰다. 혼자 시장을 돌아볼 땐 전혀 몰랐던 곳에, 그들만의 맛집이 따로 있었다. 30분 여 줄을 선 끝에 맛본 따뜻한 고기 밥 한 그릇은 역시 함께 먹어서 더 맛있었다. 그리곤 머무는 내내 신세를 졌던 숙소 스탭 애니에게 커피를 대접하기 위해, 베이터우에서 가장 멋진 카페로 향했다. 그곳의 명물 파인애플 케이크와 커피 한 잔은, 대만 여행을 통틀어 가장 고급진 맛이었다. 








베이터우 시장의 실내 푸드코트로 향하다

분명 어젯밤에도, 오늘 아침에도 꼼꼼히 돌아본 베이터우 시장이다. 숙소에서 지척이라 밤엔 야식 먹으러, 아침엔 사람 구경하러 산책을 나서곤 했던 것이다. 그런데 숙소 스탭인 애니와 홍콩 친구 페이페이, 그리고 그녀의 친구인 베이터우 출신의 여대생이 점심을 먹으러 시장에 간다는 말에 '식당이 어디 있더라?'를 되뇌었다. 뜻밖에도 그녀들은 시장 한 켠의 왠 컨테이너같은 건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기의 정체는 뭘까...싶었는데, 헉!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조차 없다. 이미 2층으로 오르는 계단부터 줄을 서 있는 진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하도 놀라워서 묵묵히 줄을 서는 그녀들에게 물었다. "여기가 뭘 파는 데길래 이렇게 사람이 많아?" 했더니 심드렁한 얼굴로 "그냥 뭐 돼지고기 얹은 밥 같은 건데, 먹어보면 알아" 이런다. 컨테이너처럼 생긴 낡은 건물 2층에는 수많은 식당들이 점심 영업 준비로 한창이었다.   









줄을 선 지 한 30여 분 정도 되어 겨우 테이블을 잡고 주문하는 데 성공했다. 죄다 중국어로 주문을 해서 정확히 무슨 요리인지 조차 알 수 없었다. 드디어 모두가 기다린 돼지고기 얹은 밥과 이런저런 요리가 속속 테이블에 도착했다. 짭쪼롬한 간장에 졸여진 고기와 소스를 흰 밥 위에 얹은 '루로우판(滷肉飯)'인데, 한국의 짜장과 비슷한 맛이어서 익숙했다. 돼지 귀를 썰어서 볶은 요리도 있고, 간장에 절인 두부도 나온다. 완전 로컬 스타일의 음식이라 언뜻 보기엔 못먹을 것 같지만, 맛있게 먹는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다 보니 확실히 혼자 여행할 때보다 빨리 현지식에 적응하게 된다. 


더 재밌었던 건, 보통 한국에선 음식사진 찍는 담당은 주로 나인데, 이 일행 중엔 프로 포토그래퍼로 활동하는 홍콩 친구 페이페이가 대포ㅋㅋㅋ를 들고 다니며 사진 촬영을 하니 나도 눈치가 덜 보인다. 그녀가 로컬 문화를 촬영하는 방식에 개인적으로도 배울 점이 많았다. 그녀는 사물이나 풍경보다는 사람을 주로 찍는다고 했다. 그래서 식사를 기다리면서도 끊임없이 주변 테이블을 관찰하고 촬영을 했는데, 옆 테이블의 현지 가족에게 다가가 정중하게 사전 의사를 묻고 이메일도 받아서 나중에 사진을 보내주겠다고 하며 즐겁게 촬영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물론 그녀가 홍콩인이라 중국어가 유창하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해서, 한없이 부럽기도 했다. 대만 여행에서 영어 따위....ㅜㅜ  










베이터우 로컬 카페에서 수다 떨고 카페놀이

어제 포스퀘어에서 미리 찾아놓은 괜찮은 카페가 하나 있어서, 애니에게 점심먹고 가보자고 슬쩍 귀띔을 해뒀다. 아침에 사준 로컬 음료에 보답하고 싶기도 하고, 숙박하는 내내 신경을 많이 써줘서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었다. 그녀는 '아, 거기 어딘지 알 것 같아!'라며 흔쾌히 함께 출발했다. 마침 카페에 막 도착하니 이제야 막 오픈하려고 한다.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하는 참이라, 얼른 카페 안으로 향했다. 









타이베이, 그리고 베이터우 하면 보통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기 마련인데, 나에게 대만은 '빈티지'와 '커피'로 기억된다. 그만큼 카페 문화가 발달한 도시인데, 온천 마을인 베이터우에도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게 참으로 놀랍다. 규모가 생각보다 엄청 크고, 오픈 키친이라 케이크를 굽는 모습이 다 보인다. 이곳에서 직접 볶아 내리는 커피와 유명한 메뉴인 파인애플 케이크를 주문했다. 








믹키유천 왕 팬인 애니와 함께 신나게 수다를 떨며 커피와 케이크를 맛보는 베이터우의 즐거운 한 낮. 파인애플 아이스크림이 곁들여져 나오는 홈메이드 케이크는 플레이팅 부터가 그야말로 헤븐. 소금이 살짝 얹어져 엄청 고급진 맛이 난다. 마치 펑리수를 럭셔리 디저트로 재해석한 접시라고 해야 할까?ㅎㅎ 핸드드립 커피도 수준급으로 매우 훌륭했다. 여기는 멀어서 자주 못 온다며 유난히 신난 표정으로 사진찍는 애니를 보니 나도 덩달아 뿌듯하다. 한동안 즐겁게 떠들다가, 체크아웃할 시간이 다가와 아쉬움을 안고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숙소에 도착하니 인도에서 새로 왔다는 젊은 청년이 로비를 서성이고 있다. 점심먹고 잠깐 헤어졌던 친구들과 모두모두 모여 얼떨결에 또 단체 기념촬영 한 번 해주시고! 더 고마웠던 건, 페이페이와 그녀의 친구가 나를 도와 다음 호텔으로 짐을 옮겨주는 걸 도와줬고ㅜ 무사히 호텔을 옮긴 후 함께 시내 극장에서 봤던 대만 다큐멘터리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는 감동의 도가니탕...ㅜ 암튼 여기서 보냈던 시간이 고작 1박 2일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 그 때 곧 다시 온다고 다짐했던 약속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못 지켰지만, 이 친구들과는 여전히 페이스북으로 연락하며 지낸다. 그리고 드디어 곧, 다시 대만에 간다. :)  



대만 여행과 관련해 블로그에 다루지 않는 상세 위치정보, 여행 노하우는 히치하이커 타이베이(2015년 상반기 출간 예정)에 모두 담을 예정이니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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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Coffee Explorer 2015.05.05 18:06 신고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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