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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Taiwan

[베이터우 1박 여행] 베이터우 도서관과 야시장 먹거리 탐험

by 여행강사 김다영 nonie 2014. 4. 28.




몇 달 전의 베이터우 여행기를 정리하자니 문득, 지금의 참담한 한국 상황과 여러 모로 비교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으로 손꼽히는 베이터우 공립 도서관, 로컬 경제가 살아 숨쉬는 야시장을 둘러보며 그 때도 많은 생각을 했다. 분명 우리가 이들보다 경제적으로 부족한 것 같지는 않은데, 왜 이들보다 행복하지 못할까? 베이터우는 내게 '도시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것'에 대한 작은 힌트를 건넨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공 도서관

베이터우의 온천 박물관으로 향하다 보면 열대림으로 뒤덮힌 길다란 목조 건물 한 채가 모습을 드러낸다. 박물관 폐장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박물관부터 둘러본 뒤 느긋한 걸음으로 도서관에 가보았다. 베이터우 도서관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공 도서관 Top 25에 종종 랭크될 만큼 유명한 건축물로, '꽃보다 할배'에서도 스치듯 잠깐 소개된 바 있다. 지난 여행에서 나를 충격에 빠뜨렸던 성품서점에 이어 대만의 높은 독서문화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건물 전체가 에코 프렌들리 '그린 빌딩'을 표방하는 이 도서관은 설계부터 자재, 내부의 분위기까지도 너무나 독창적이었다. 연령을 불문한 다양한 사람들이 도서관을 가득 메우고 있는데, 숨소리도 안들릴 만큼 조용하고 차분했다. 여행자도 별다른 조건 없이 입장할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나지막한 천정이 드리워진 2층으로 올라가니 더욱 아름다운 공간이 펼쳐진다. 실은, 이 도서관을 가진 베이터운 시민들이 진심으로 부러웠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엄마 손 잡고 도서관에 다니기 시작한 이래로 지금까지, 도서관이 내 삶에 끼친 영향은 지대했다. 하지만 도서 대출 외에 차분하게 앉아서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기에는, 우리네 도서관은 너무나 협소하고 답답했다. 지금 다니는 구립 도서관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은퇴한 어르신으로 가득한 독서 테이블과 고시생으로 빈자리가 없는 학습실...그에 비해 베이터우의 도서관은 1인당 공간의 넓이가 넉넉했고, 자연이 내다 보이는 창밖의 풍광이 그림 같았다.  










하이라이트는 2층의 테라스 좌석. 대만이 워낙 더운 나라여서인지 창 밖에도 좌석을 마련해 놓았는데, 해질 무렵이 되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책읽기에 딱이다. 마침 명당 자리 하나 꿰차고 무언가를 열심히 작업 중인 한 청년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나도 호텔 관련 외국 서적을 한 권 골라 커다란 의자 하나를 차지했다. 한 30분 간의 독서와 꿀맛같은 휴식. 하지만 이제 슬슬 어둠이 내려오고, 이제 내려가야 할 시간.  


베이터우 도서관의 운영시간은 위 사진과 같다. 읽고 싶은 책 가져가서 하루 종일 책만 읽다 와도 행복할 듯. 대만은 진정 독서의 나라다. 









베이터우 야시장에서 현지 먹거리 탐험!

숙소의 현지인 스탭에게 얻은 든든한 조언에 힘입어, 혼자서도 즐겁게 야시장 미식 탐방! 야시장까지 도착은 잘 했는데, 뭐가 맛있는지는 몰라서 느낌대로 도전해 보기로 했다. 먼저 사람 바글바글한 노점을 하나 발견! 뭘 파는지 보니 훈남 오빠가 구워주는 풀빵인데 아가씨 손님들만 잔뜩이다ㅋㅋ 나처럼 현지어를 몰라도 영수증에 체크하는 시스템이니, 적당히 물어봐서 주문하면 된다. 팥과 녹두, 초콜릿, 검은 깨 등 종류도 많다.







한국에서 구워파는 풀빵과 비슷하지만 속이 가득 차 있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에피타이저 느낌으로 3개 정도 샀는데 손바닥만한 큰 빵들을 순식간에 다 먹어 치우고....









얼마만에 보는 정겨운 시장 풍경인지! 세 아주머니가 만두피를 손수 밀어내 속을 넣어 쪄내는 수제 만두집을,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잠시 만두를 빚는 모습도 지켜 봤는데, 손이 안보일 정도로 빠르게 빚어내시더라는. 







테이블에서 먹으려고 앉아 있으니, 아주머니께서 간장은 셀프니까 담아오라며 손짓을 하신다. 간장과 생강을 열심히 셋팅하고 10분 정도 기다리니, 드디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기만두가 쨘!!!! 맛은 뭐 말할 필요조차 없는 최고의 맛. 쫄깃한 만두피와 육즙으로 가득찬 만두에는 투박하지만 정겨운 베이터우가 그대로 담겨 있는 듯 하다. 대만 첫 여행 때 현지식을 하나도 먹지 못했던 내 모습은 어느 새 찾을 래야 찾을 수가 없는...ㅋㅋ








과일 파는 노점에서 손짓발짓으로 수박 주스를 주문했는데, 내가 받아든 건 한 봉지의 수박...하지만 대만에서는 또 이렇게 먹는 재미가 있으니까. 배터지게 수박을 먹어도 우리 돈 1500원. 이렇게 베이터우 야시장에서 에피타이저-메인-디저트로 이어지는 디너 코스를 무사히 마쳤다. 마음까지 배부르다. 


야시장이 있는 신베이터우의 시내에는 그 흔한 스타벅스나 맥도날드 대신, 동네 주민들이 운영하는 시장과 커피숍과 도시락 가게가 있다. 많은 가게들이 서로 도와가며 작지만 풍요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이게 서울에서는 그렇게도 어려운 걸까 하는, 작은 의문이 꼬리를 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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