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링하버 근처의 호텔에 묵는 덕분에, 마지막 일정인 '파워하우스 뮤지엄'은 걸어서 가본다. 그동안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을 가봤지만 과학과 예술, 디자인의 총체적인 전시를 지향하는 파워하우스의 규모와 철학은 참으로 생소하면서도 압도적이었다. 호주의 아이들이 이곳의 전시를 보고 체험을 한다면, 어릴 때부터 역사와 과학을 재미나게 접하겠다는 부러움이 앞선다. 게다가 팝 아티스트의 특별전이 연중 진행 중인데, 지금은 '비틀즈'다. 경계가 없는 뮤지엄, 파워하우스에서의 반나절.









1888 호텔은 조식 패키지가 진리!

만약 시드니 호텔로 1888을 고려하고 있다면, 객실 예약을 할 때 조식 포함여부를 꼭 체크하는 것이 좋겠다. 1888이 오픈할 때부터 이터리(Eatery & Bar)를 강력하게 밀고 있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멋진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지 몰랐다. 아름다운 로비에서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좋지만, 고급 델리를 표방하는 바 답게 홈메이드 그라놀라부터 각종 소스와 치즈, 햄까지 하나하나에 세심한 준비를 한 흔적이 엿보인다. 직접 배합했다는 1888 그라놀라, 이거 제품으로 팔아줬으면 좋겠다는..아니면 레시피라도.....ㅜㅜ The Best Granola ever!!   









단, 이터리가 아직 오픈한 지 얼마 안되어서인지 직원들 서비스가 약간 우왕좌왕하는 게 흠이라면 흠. 조식 포함 패키지여서 뷔페 외에도 알라 까르떼 주문 메뉴가 하나 포함된다. 근데 카운터에서 바로 확인을 못하고 우물쭈물 하다가, 나중에 확인 후 가져다 줬다. 이럴 줄 알았으면 뷔페를 적게 먹어두는 건데....밑의 사진이 1888 Big Breakfast(18$)인데 영국식으로 매우 푸짐하다. 양이 너무 많아서 먹다 지칠 지경. 


아침을 가볍게 먹는 타입이고 조식을 따로 사먹고 싶다면, Everything on the Buffet(21$) 만으로 충분할 듯. 그라놀라와 빵, 각종 소스와 햄, 치즈, 과일이 풍성하고 특별한 큐레이션을 통해 선별하기 때문에 충분히 맛볼 가치가 있다. 









애매한 위치에 숨어있는 파워하우스 뮤지엄

파워하우스가 시드니를 대표하는 크리에이티브한 전시관임에도 불구하고, 관련된 후기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지도 상으로는 달링하버 근처에 있지만 뮤지엄으로 가는 길이 살짝 복잡하다. 달링하버 주변이 고가 도로와 많은 다리로 엉켜 있어서, 초행길에는 헤매기가 일쑤다. 1888 호텔에서는 해리스 스트리트를 찾아 일직선으로 걸어가는 게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다. 찾아가기는 좀 까다롭지만, 아이가 있는 가족여행에는 강력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이 뮤지엄이 있는 울티모 쪽도 슬슬 산책해볼 만한 동네다. 빈티지한 도넛 가게부터 그래피티, 카페 등 젊은이들의 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산업혁명부터 우주공학까지 아우르는 과학 박물관

입장료는 12불(학생증 제시시 8불)이지만 아이벤처 카드로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다. 건물 구조가 특이해서 입구가 있는 3층에서부터 전시가 시작되는데, 4~5층은 주로 아이들 체험 위주의 전시관이고 1~3층에 메인 전시가 대부분 모여 있다. 중앙의 거대한 전차가 파워하우스의 상징인데, 옛 전차를 그대로 보존해 전시하고 내부에는 당시의 복식을 한 사람 모형도 실제 크기로 전시되어 있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2013년 호주 디자인 어워드의 수상작이 전시되어 있다. 과거와 미래가 한 공간에 존재하는 독특한 전시 컨셉트다. 









우주와 항공 등의 첨단산업에 관한 전시관도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데, 실제 크기와 다를 바 없는 비행기 모형이나 우주복 및 현미경 등이 전시되어 있고 체험할 수 있는 코너도 많아서 가족 단위의 방문자가 특히 많았다. 아이들에게 얼마나 좋은 공부가 될까 싶다. 나도 초등학교 때 혜화동 서울과학관에서 방학 땐 살다시피 했었는데, 그 덕분인지 이과 계열이 아님에도 고교 졸업 때까지 과학 과목의 걱정을 덜 수 있었다. 어린 시절의 현장학습이 얼마나 중요한 지 몸소 경험했기에, 호주 아이들이 이렇게 좋은 전시관을 가지고 있다는 게 참 부럽게 느껴졌다.  









과학과 예술을 아우르는 팝 컬쳐 전시, The Beatles in Australia 

파워하우스가 단순한 테크놀로지 전시관이었다면 아마 일정에서 제외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무려 한 층 전체를 할애해 연중 예술과 관련한 전시가 이어지니 놓칠 수 없다. 2014년 7월까지 '비틀즈의 호주 상륙'의 모든 것을 담은 전시가 한창이다. 비틀즈 이전에는 무려 마이클 잭슨이었다니, MJ의 20년 지기 팬으로서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흑흑..


현대미술관에서 오노요코의 전시로 비틀즈 히스토리의 극히 일부를 들여다 보았다면, 이 전시는 비틀즈가 시드니에 처음 방문했던 1964년의 모든 기록이 깨알같이 전시되어 있다. 심지어 팬들의 신문 스크랩북을 디지털 인쇄해서 테이블에 앉아 편하게 넘겨볼 수 있는 코너도 있고, 보수적이던 호주의 문화가 비틀즈로 인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당시 생활용품의 변화로 알아보는 전시도 인상적이었다. 흑백 다큐와 음악을 보고 들으며, 한참을 시간 여행에 푹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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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2.0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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