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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Australia

멜버른 로컬처럼 2탄! 퀸빅토리아 마켓에서 장봐서 요리하기

by nonie 2014.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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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에서 어느덧 일주일이 지나간다. 멜버른의 대표적인 부티크 호텔 블랙맨에서의 아침은 신선하고 호화로우며, 여유가 흐른다. 맛있는 한 접시를 받아 들었으니, 슬슬 프라이팬을 달굴 준비를 해볼까? 멜버른의 부엌이라 불리는 퀸 빅토리아 시장에서의 반나절은 멜버른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다. 시장 뿐 아니라 예쁜 개인 숍도 많아서 지름신 소환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켓에서 사온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저녁의 오믈렛과 와인 한 잔.







Breakfast @ Fleur Depot De Pain, Blackman

블랙맨 호텔 로비에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컨셉트 레스토랑이 있다. 이탈리안 '클라시코'와 프렌치 브레드 카페 '플뢰르 데포 드 팡'이다. 사실 내가 받은 조식 쿠폰은 클라시코에서만 쓰라는 안내를 받았지만 이상하게도 쿠폰에는 플뢰르의 이름이 씌여 있어서, 이틀간 두 곳의 레스토랑을 번갈아 가보기로 했다. 당연히 플뢰르에서도 무사히 주문 완료. 메뉴 중에서 25불 가격에 맞춰 이것저것 고르면 된다. 


환하게 채광이 비쳐드는 우아한 레스토랑에는 맛있는 향기가 꽉 차 있고, 아침부터 투숙객 뿐 아니라 주변 로컬들로 모든 자리가 붐빈다. 빵을 메인으로 하는 곳이라 주로 오픈 샌드위치나 토스트 류가 많다. 나는 아보카도 샐러드와 베이컨을 곁들인 빵, 그리고 신선한 꿀과 요거트를 곁들인 과일을 주문했다. 멜버른 답게 커피의 퀄리티부터 최고였고, 음식 또한 할 말을 잃게 만든다.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맛. 멜버른의 미식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아침 식사였다.








멜버니안의 부엌, 퀸 빅토리아 마켓 (Tip.그 옆에 숙소를 잡으세요;;)

모든 대도시에는 '부엌'의 위상에 등극한 큰 재래시장이 하나쯤 있기 마련인데, 멜버른을 대표하는 시장은 단연 퀸 빅토리아다. 근데 후기를 쓰기 전에 고백을 하나 하자면, 멜버른 일정을 짜면서 이 시장의 존재를 너무 과소평가했다. 지금까지 묵었던 크라운타워나 에어비앤비가 이 마켓과 너무 멀어서 여행 막바지에야 방문한 셈인데, 좀더 검색해서 처음부터 마켓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면 여행이 좀더 풍성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왜냐면...


멜버른이 미식의 도시라고들 하는데, 도대체 '미식'은 어디있냐는 말이다.ㅋㅋ 자유여행으로 멜버른을 혼자 방문했거나 여행정보가 많지 않은 경우 맛집을 찾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퀸 빅토리아에는 모든 것이 있다. 지금까지 타국에서 흔히 보던 재래시장이 아니라, 1800년대부터 지금까지 상권을 형성하며 이어져온 유서깊은 마켓이기 때문에 시장을 구심점으로 훌륭한 커피와 먹거리가 다닥다닥 모여있다. 도심 한 복판이라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도 쉽다. 가급적 퀸 빅토리아 마켓의 '투어'를 신청해서 유명 델리를 골고루 맛볼 것을 강력 추천한다. (여행안내소에서 문의)


유럽 이민자들이 차례로 건너와서 형성된 이 복합적인 시장에는 온갖 맛난 것들이 모여있다. 빵과 절임류, 와인, 신선 식재료 등이 섹션 별로 나뉘어 있다. 사진 속 먹거리는 무화과에 마스카르포네 치즈를 채운 것인데, 하도 맛있게 생겨서 결국 샀음....먹거리를 살때는 필요한 만큼만 얘기하면 소량씩 포장해준다. 숙소에 테이크아웃 해가서 먹기 딱 좋다. 









퀸 빅토리아의 독립 숍들 - The Soapbox와 After store

오래된 건물 내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델리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면, 시장을 따라 작은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하나하나 구경하려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After는 호주 뿐 아니라 유럽의 생활용품을 셀렉트하는 가게로 역시 구경할 만한 아이템(특히 런드리 용품과 소이캔들)이 많다. 그 옆의 비누 전문점 '솝박스'는 그야말로 보물상자같은 숍. 너무나 친절한 미소를 지닌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비누 가게에서, 봉지에 넣어 파는 배스솔트를 몇 가지 샀다.  








퀸 빅토리아에서는 꼭 점심을 먹자 @ Funkfish

신선한 농수산물이 유통되는 퀸 빅토리아 마켓은 이 식재료를 아낌없이 활용하는 푸드코트도 함께 운영한다. 메뉴도 인도요리부터 유러피언까지 다양한데, 호주에 왔으니 피쉬앤칩스는 맛봐야지 싶어서 해산물 전문점인 펑크피쉬에서 '피셔맨스 바스켓'을 주문했다. 두 명이 먹어도 될만큼 푸짐한 양의 튀김이 그득 담겨 나온다. 기존의 피쉬앤칩스는 대구 한 종류지만 이 바스켓에는 여러 생선튀김이 담겨 있어서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다. 레몬 잔뜩 뿌려서 타르타르 소스 듬뿍 찍어서 먹으면.....다이어트는 안드로메다로. 이곳에서의 점심 식사, 강력 추천.  








나만을 위한 커피 @ Market lane coffee

위에 소개한 애프터와 솝박스의 사이에, 작은 커피집이 하나 있다. 마켓 레인이라는 예쁜 이름에 이끌려 들어가보니 이 작은 가게에 '서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딱히 테이블도, 의자도 없는 독특한 카페다. 훈남 바리스타 청년이 열심히 커피를 내리는 마켓 레인은 멜버른에서도 꽤 유명한 카페다. 특히 한달치 원두를 집으로 배달해 주는 서비스는 커피홀릭인 멜버른 로컬을 위한 맞춤 서비스다. 








롱블랙을 주문했더니 이름을 묻길래 Kim이라고 답했더니, 컵에는 이렇게. 

물론 이름을 써주는 서비스는 스타벅스에서도 하는 거라지만, 난 마켓 레인의 컵을 자세히 보고 그만 울컥하고 말았다.


Hey, Kim. Here's a lovely LB. From Market Lane. xo. 


이 센스쟁이들 같으니....ㅜㅜ 감동. 

마켓에 불어오는 이른 여름바람을 맞아가며, 갓 내린 뜨끈한 커피를 마시며, 잠시 멜버른을 가만히 느껴본다. 








My own dinner @ Blackman

마켓 투어 대장정의 마무리는 오늘의 주 목적인 요리! 시장에서 사온 식재료를 신나게 꺼내 썰고 볶는다. QV 마켓이 너무 좋은 점이 소량도 정성껏 판매한다는 거다. 셜롯(붉은 양파의 일종)과 방울 토마토, 레몬 모두 한 번 해먹을 분량만 살 수 있어서 음식 쓰레기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었다. 어제 사다 놓은 달걀을 모두 풀어서, 아까 푸드코트에서 챙겨온 소금 후추 봉지로 간을 맞추고 볶은 야채에 부어 간단한 오믈렛을 만들었다. 집에서도 너무나 자주 해먹는 요리지만, 여행에 와서 처음으로 요리를 하려니 새삼 감격. 블랙맨을 예약한 건 정말 신의 한 수였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ㅋㅋ


달콤한 마스카르포네 무화과, 빅토리아에서 생산된 미니 로제 와인 한 병. 내가 만든 오믈렛. 이렇게 멜버른에서의 또 하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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