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관에 이어 두 번째로 찾은 미술관은 센트럴 역 근처에 있는 화이트 래빗 갤러리다. 현대미술관이 도회적이고 세련된 공간이라면, 중국 현대미술을 메인으로 하는 화이트 래빗 갤러리에는 좀더 실험적이고 대담한 작품들이 가득하다. 연달아 들른 미술관이지만 전혀 지루함 없이 매 순간이 흥미진진했던, 두번째 아트 탐방. 그리고 저녁에는 MTV 호주의 초대 덕분에 색다른 현지 체험을 하나 더 보탰다. 트렌디한 여름 파티에서 먹고 마시고 즐기고!







또 하나의 현대미술을 만나다, 화이트 래빗 갤러리

사실 하루에 미술관을 두 곳이나 갈 만큼 미술 애호가는 아닌데, 블루 마운틴 여행 중인 부모님과 센트럴 역에서 만날 시간이 아직도 두어 시간 남았다. 센트럴 역 부근의 볼거리를 찾다가 원래 계획했던 화이트 래빗 갤러리가 그리 멀지 않아서 마저 둘러보기로. 갤러리가 있는 치펜데일 지역은 크고 작은 갤러리와 레스토랑이 밀집해 있는, 로컬 느낌 물씬 나는 거리다. 


웰링턴 st. 뒷골목에 자리잡은 화이트 래빗 갤러리를 드디어 발견! 무려 4층 규모에 꽤나 큰 전시를 진행하고 있어 깜짝 놀랐다. 게다가 입구에 놓인 Free Entry 간판... 이런 갤러리를 공짜로 구경해도 되나 싶다. 설레는 마음으로 입장.  


화이트 래빗 갤러리 홈페이지 : http://www.whiterabbitcollection.org









하얀 토끼라는 귀여운 이름과 미묘하게 배치되는, 이 갤러리의 메인 테마는 바로 '중국의 현대 미술'이다. 호주에서 두 번째로 부자라는 금융거부의 부인 '쥬디스 닐슨'이, 지난 15년 간 새로운 중국미술가를 발굴해 화이트 래빗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모아왔다. 닐슨 재단이 건립한 이 갤러리에는 화이트 래빗 컬렉션의 작품들이 매년 두 차례의 특별전으로 교체되면서 전시된다. 롤스로이스 차를 수리하던 옛 건물을 리노베이션한 갤러리의 멋진 인테리어 자체도 볼거리다. 


내가 들렀던 기간에는 지난 8월부터 시작된 'Serve the People'이라는 주제의 전시가 한창이었다. 대륙의 공산주의 구호를 연상케 하는 주제에 걸맞게, 혁명을 예술로 풀어내는 중국 아티스트들의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았다. 









특히 부스 하나를 모두 차지할 만큼 압도적인 설치 미술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Jin Feng이라는 중국의 신진 아티스트가 만든 'A History of China's Modernisation(2011)'이라는 작품이다. 무려 7000장의 얇은 종이에 하나하나 글씨와 그림을 그린 다음 벽에 붙이고, 바닥에는 마오쩌둥의 조각상이 머리만 남은 채 뒹굴고 있는 다소 파격적인 전시였다. 








2층, 3층으로 올라갈수록 작품의 메시지가 좀더 직접적이고 과격하게 전달되는데, 특히 한눈에 봐도 '억압'을 상징하는 듯한 회화들이 많았다. (여기는 상설 전시인듯) 어디서도 보기 어려운 대륙의 수준 높은 작품을, 그것도 시드니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이 갤러리도 2009년에 오픈했으니 상당히 최근에 주목받기 시작한 아트 스팟인데, 처음 오는 시드니에서 이렇게 눈호강을 실컷 하다니 대단한 행운이란 생각이 들었다. 








Don't miss it! 갤러리 1층의 기념품숍

화이트 래빗 갤러리는 참 머리가 좋다. 입장료를 안 받는 대신 기념품숍은 정말 제대로 갖춰놨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싸구려 기념품 따위는 여기 없다. 대부분 화이트 래빗의 자체 시그니처가 담긴 기념품이고, 토끼 테마의 귀여운 셀렉트 아이템도 있고, 여느 호주 미술관들이 그렇듯 전시 도록(카달로그)도 비싸지만 잘 만들었다. 곧 태어날 조카에게 선물할 토끼 캐릭터의 귀여운 턱받침, 그리고 전시 도록 1권을 들고 뿌듯한 마음으로 갤러리를 나섰다.   









뷔아이피 코스프레?! MTV Summer에 초대받다

이날 저녁, 내게는 또 하나의 일정이 있었다. MTV 오스트레일리아가 매년 주최하는 파티인 MTV Summer에 나를 초대한 것. 이 파티는 사전에 신청받아서 뽑힌 로컬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행사여서, 명단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참석자는 줄서서 몇 시간을 기다리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더 놀라운 건 이렇게 트렌디한 방송사 파티가 시드니의 공공기관인 타운홀 건물을 통째로 빌려서 열린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서울시청 입구에서 DJ가 레드카펫 기념촬영을 하고, 시청 안에서 홍대클럽보다 더 큰 규모의 파티가 열린다....한국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엠티비 파티에 초청받은 이유는 아래 포스트를 참조.

2013/10/28 - 호주 언론에 보도된 nonie! '한국 블로거, 시드니 여행 컨테스트 우승'









OMG!! 거리에서 겉으로만 봤던 근엄한 자태의 타운홀은 웨얼아유???? 거대한 실내 홀에는 TV에서나 보던 대규모 클럽 파티가 펼쳐지고 있다. 1880년대 빅토리아 양식으로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축물, 네온 조명으로 반짝이는 무대와 디제잉의 이 간지나는 결합이란!! 시드니 기반의 DJ 엘리 케이(Elly.K) 언니가 셀렉하는 흥겨운 하우스 뮤직에 나도 모르게 어깨춤이 절로 나는 시간. 엘리 케이는 파티 소식을 올린 나의 인스타그램에 직접 댓글로 인사를 해 주기도! 그녀의 자유로운 일상은 인스타그램 @_ellyk 에서 만나볼 수 있다. 









즉석에서 바로바로 구워져 나오는 프로슈토&루꼴라 피자와 나초 세트가 무한대로 제공되고, 온갖 브랜드의 신선한 맥주들도 콸콸 쏟아진다. 피자 한 입에 맥주 한 잔, 또띠야에 칠리 듬뿍 얹어서 또 한 잔.... 물가 비싼 호주에서 원없이 고퀄의 파티푸드를 맛볼 수 있으니 이 어찌 기쁘지 않으리. 파티가 절정으로 무르익을 즈음, 아쉬운 마음을 안고 조용히 파티장을 빠져 나오려는데....아직도 타운 홀 앞에 줄 서있는 수 많은 사람들을 보며 MTV Summer의 명성을 실감했다. 엠티비는 내가 소녀 시절이던 십 몇년 전이나 지금이나, 내 인생에 참 많은 기쁨을 안겨주는 존재다. Love you, M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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