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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Australia

시드니 아트 탐방 1. 현대미술관의 오노요코 특별전 'War is over!'

by 여행강사 김다영 nonie 2014. 1. 11.






시드니의 랜드마크는 남서쪽의 달링하버와 북쪽의 서큘러키가 팽팽한 균형감을 이룬 모양새다. 오늘은 오페라하우스와 더 록스(The Rocks)가 있는 서큘러키로 향했다. 크루즈가 오가는 선착장의 왼편으로는 시드니의 올드 시티인 록스의 아름다운 거리가 펼쳐지는데, 특히 시드니를 대표하는 뮤지엄과 갤러리가 오밀조밀 몰려있어 아트 탐방을 시작하기에 적격이다. 먼저 찾은 곳은 세련된 건축물이 인상적인 '오스트레일리아 현대 미술관(MCA)'.

 







MCA에서는 마침 얼마 전 시작한 오노 요코의 특별전 War is over!가 한창 진행 중이다. 20$이라는 입장료가 만만치는 않지만, 지금 아니면 볼 수 없는 귀한 전시여서 길게 생각하지 않고 바로 입장했다. 사실 나는 비틀즈 세대도 아니고 팝에 깊이 입문하면서도 비틀즈와 존 레논의 음악은 거의 듣지 않아, 오노 요코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었다. (공교롭게도 나중에 파워하우스 뮤지엄에서도 비틀즈 특별전을 보게 된다. 마이클 잭슨 전이 얼마전 끝났다는ㅜㅜ) 그래서 이 전시를 통해 비틀즈와 오노 요코를 새롭게 알아가겠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니, 새삼 궁금한 것도 생기고 음악도 제대로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입에는 멀티미디어 전시가 이어지는데, 오노 요코가 무대에 앉아 자신이 입은 옷을 타인이 잘라내게 하는 유명한 전위예술 'Cut Piece' 필름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젊은 시절 원작과 현재의 공연을 두 스크린에서 동시에 보여주는데, 남다르게 날카로운 눈빛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구나 싶었다. 미디어 전시실에는 존과 요코의 생전 필름이 이어지고, 테이블 위에는 그들의 앨범을 감상할 수 있는 태블릿이 여러 대 놓여 있었다. 잠시 앉아 몇 곡을 들었다. 








타이틀 'War is over!'에서 알 수 있듯, 그녀가 평생 남편인 존 레논과 함께 세상을 향해 던진 '사랑과 평화'에 대한 메시지가 이 전시의 전체를 관통한다. 벽 한 면에 관람객들이 직접 사랑하는 이에게 남긴 메세지를 가득 붙여놓은 전시, 혹은 벽면 가득한 세계지도에 'Imagine Peace'라는 스탬프를 찍는 부스 등 관객 참여형 전시가 규모있게 진행되고 있었다. 단순히 수동적으로 벽에 걸린 그림을 보는 전시가 아니라 시간이 지날 수록 더 볼거리가 많아지고 그 안에 나 역시 흔적을 남길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오노 요코와 존 레논의 만남과 생애는 비틀즈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드라마틱한 이야기다. 그들 커플의 생애를 추억하는 이들을 위한 전시도 꽤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광팬에 의해 피살된 존 레논의 비극적인 생을 상징하는 피 뭍은 안경테, 오브제 하나만으로도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낸다. 


오노 요코의 생애가 궁금한 이들은 위키피디아 한글 페이지를 참조하자. (바로 가기!)









전시를 보면서 놀라웠던 점은 이 특별전이 지난 50년간의 마스터피스를 단순히 큐레이팅한 것 뿐만 아니라, 아직도 활발하게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오노 요코가 직접! 시드니에 와서 일부 작품을 완성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커다란 벽에 캘리그라피를 남긴 설치미술은 유튜브에 그녀가 작품을 직접 그리는 영상이 소개되어 있다. 영상 속의 오노 요코는 80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멋지고 당당한 모습 그대로였다. 비틀즈의 오랜 팬들에겐 오노 요코라는 인물이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인물일테고, 나처럼 현대미술가로 접한 이들에게는 나름대로 큰 영감을 주는 사람일게다. 호불호를 떠나 참 대단한 예술가라는 생각이 든다.  







MCA 4층에는 뮤지엄 카페가 있는데, 의외로 여기가 시드니의 숨겨진 맛집으로 꼽히는 핫한 카페였다. 빈 자리가 없을 만큼 꽉찬 테이블에 겨우 한 자리 잡고 점심을 주문했다. 호주산 와규로 만든 신선한 패티와 베이컨, 채소가 듬뿍 든 수제 햄버거, 그리고 갓 짠 레몬의 상큼함이 느껴지는 레모네이드 한 잔. 비록 전시 입장료와 맞먹는 지출이지만 이 정도 맛이라면 돈값 제대로 하는 퀄리티다. 



오노 요코 전시는 올해 2월 23일까지 이어지니, 시드니 여행계획이 있다면 관람 & 카페에서의 점심을 강력 추천한다. 

MCA Sydney 홈페이지 http://www.mca.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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