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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Netherlands

[헤이그] 네덜란드에서만 만날 수 있는 몇 가지 먹거리들

by nonie 2010.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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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하늘 밑에서 천천히 걸어다니던 헤이그에서의 도보 여행. 네덜란드의 공기와 흐름에 많이 적응해서인지, 맛있는 먹거리도 제법 찾아다닐 만한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네덜란드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먹거리들은 어떤게 있을까?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맥도날드, 그리고 나름 고급 레스토랑까지 두루 다니며 맛본 네덜란드의 맛. 



터키에 고등어케밥이 있다면, 네덜란드에는 하링이 있다!
연신 비가 추적추적 오는 암스테르담에서는 길거리에서 뭔가를 사먹는다는 걸 꿈도 꿀 수 없었는데, 그렇게도 찾아 헤매던 포차가 헤이그에는 쉽게 보인다. 가장 맛보고 싶었던 길거리 음식은 네덜란드 어로 '하링(Haring)'이라 불리는 청어절임이다. 하룻동안 소금에 절인 간간한 청어살에 다진 양파를 뿌려 먹는 것인데, 처음 접하는 외국인에게는 생선을 길거리에서 먹는다는게 다소 생경한 풍경이지만, 해산물이 풍성한 항구도시 네덜란드 전역에서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고 맛 역시 매우 훌륭하다. 나는 빵 사이에 하링을 끼워주는 하링 브로체를 주문했다. 가격은 2~3유로 사이. 빵 속에 하링과 양파를 넣어 주는데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하링의 맛이 너무 좋아서 단숨에 다 먹어치웠다. 이태리 멸치젓인 앤초비나 터키의 고등어 케밥을 맛있게 먹어본 사람이라면 하링도 분명 마음에 들게다. 






네덜란드 맥도날드에는 뭔가 특별한 메뉴가 있다?!
그 나라에 가면 그 나라 음식만 먹는다는 철칙에 따라, 그동안 외국 여행에서 가급적 피해 다녔던 곳이 아이러니하게도 전 세계에 다 있다는 맥도날드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 앞서 정보를 조사하면서 맥도날드가 오히려 Localizing을 가장 철저히 하는 곳인 만큼 한번쯤은 가볼만 하겠다 싶었다. 그래서 헤이그에서의 첫 점심 식사는 맥도날드로 결정!

여기서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음식이 고로케인데, 맥-크로켓을 시키니 '비타볼룬'이라는 미니 고로케를 맛볼 수 있었다. 감자튀김을 주문할 때는 반드시 마요네즈 소스를 함께 주문하는 것이 현지인 스타일. 튀김에 마요라니 너무 느끼할 것 같아서 발사믹 드레싱 야채 샐러드와 따뜻한 커피 한 잔도 함께 시켰다. 네덜란드 최고의 커피 브랜드 Douwe Egberts의 프레쉬한 커피에서는 네덜란드의 높은 커피 수준을 엿볼 수 있다. 더치 스타일의 애플 타르트와 이 커피를 세트로도 팔고 있으니 티타임을 즐기기에도 좋겠다.  

무엇보다 제일 좋았던 건 Free Wi-Fi가 된다는 거! 광장이 훤히 보이는 통유리 창가에 자리를 잡고 느긋한 점심 식사를 즐기면서 지도도 보고, 아이폰도 만지작거리며 헤이그에서의 새로운 발걸음을 준비한다.    








네덜란드에 스타벅스가 드문 이유? Douwe Egberts 브랜드 카페
맥도날드에서 커피 맛이 좋아서 이 브랜드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가던 중, 헤이그 갤러리 골목을 걷다가 발견한 DE의 직영 카페. 망설이지 않고 들어가 봤다. 평일 낮에도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고 있어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뭔가 달달한게 마시고 싶어서 바닐라 라떼를 주문하고 카페를 찬찬히 돌아본다. 이곳 카페는 단순히 커피만을 파는게 아니라 더치 디자인 스타일에 충실한 경쾌한 디자인의 머그컵과 티팟 등 스토어의 기능에도 충실하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 여행 기념품을 구입하기에도 최적. 커피 원두와 양질의 홍차도 팔고 있어 한참을 구경했다.

네덜란드는 주변 국가에 비해 스타벅스 매장이 적은 편이라는데, 그 이유를 이곳에 와서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좌석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특유의 여유 넘치는 분위기가 분명 존재했다. 특히 창가에서 애프터눈 삼단 티세트를 시켜놓고 한가로운 오후를 만끽하고 있는 할머니 분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잠시 후 내가 주문한 라떼를 가져오기 위해 계산대로 가니 '설탕과 스트로우 등은 저기서 가져가시면 되구요. 쿠키도 무료로 가져다 드세요"라며 친절히 안내를 해준다. 바삭한 코코넛 쿠키와 달큰한 초코칩 쿠키가 부드러운 라떼 거품과 함께 한참을 맴돈다. 여행자에게 주어진 '휴식'이라는 선물, 훌륭한 카페에서 누리니 그 기쁨이 더할 뿐. 








봄철에만 만날 수 있는 화이트 아스파라거스의 감칠맛
5월에 네덜란드를 여행한다면 튤립 말고도 놓쳐서는 안될 또 하나의 특권이 있다. 바로 제철 특산물인 화이트 아스파라거스를 맛보는 것이다. 현지인이 아니니 직접 사다 먹을 수는 없지만, 거리의 많은 레스토랑에 '특선 메뉴'로 아스파라거스가 든 요리를 선보이고 있으니 적당히 골라잡으면 된다. 큐켄호프에서 돌아와 헤이그 시내 구경을 하다 보니 어느덧 오후 4시. 점심을 먹지 않아서인지 배가 고파온다. 마침 우연히 발견한 다소 럭셔리해 보이는 레스토랑 DELUCA 앞에 아스파라거스라고 쓰인 손글씨를 발견, 이때다 싶어 2층 예쁜 좌석에 자리를 잡고 주문해본다. 이제 혼자서 요리에 술한잔 주문하는 건 아무렇지도 않아진 나...ㅠ

맥주를 주문하면 당연하게도 하이네켄이 나온다. 목마른 김에 체면불구하고 벌컥벌컥 들이키고 있자니 아스파라거스 요리가 나왔다. 사실 더치어를 모르니 특선 메뉴라 해도 뭐가 들어가는 요리인지 전혀 모르는 복불복 상태였는데, 막상 나온 음식을 맛보니 대박! 통통하게 물이 오른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위에 삶은 달걀과 익힌 연어, 그리고 알감자가 올려진 일품 요리였다. 맛을 볼수록 놀라웠던 것은 어떤 특별한 소스로 맛을 낸게 아니라 올리브 오일과 파만 넣은 건데 그 오일 소스가 독특한 감칠맛이 났다. 도대체 어떻게 만든걸까 연신 생각하며 먹게 된다. 무엇보다 아스파라거스와 달걀, 연어, 감자가 한번에 어우러지는 맛이 너무 좋았다. 가격은 17유로 정도로 싼 편은 아니었지만, 음식 퀄리티나 레스토랑 분위기를 고려하면 충분한 가치가 있었던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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