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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처음 만난 건, 음악을 한창 재미나게 듣던 시절인 1996년.
버릇처럼 채널[V]를 보며 녹화 버튼을 누르려던 제 손 끝은,
그의 데뷔 싱글, 'Ascention (Don't ever wonder)의 뮤비와 첨 맞닥뜨린 순간
무의식적으로 스톱 버튼을 누르고 있었어요.
"이게 흑인음악이야? 뭐 이렇게 썰렁하지?
생긴 것도 희한하게 생겼네.흑인도 백인도 아닌 것 같고...
근데...음악, 들으면 들을수록 이상하게 빠져든다....."
10초간 망설이다 다시 녹화 버튼을 누르며
그렇게 그와의 만남이 시작됐고,
1년 후 MTV Unplugged(1997)이 나왔을 땐
그 한장을 위해 음반점으로 달려가는 수고도 마다 하지 않았죠.
비록 2집부턴 대중과 조금 거리를 두며 천천히 걸어오는 그였지만
여태껏 한번도 그와 그의 음악을 잊어본 적이 없어요.
어두운 밤, 도시 속에 나 혼자 서있는 듯한 느낌,
혹은 한 밤중에 고층 빌딩에서 창 밖의 반짝이는 불빛들을 바라보는 느낌,
그런 느낌을 갖게 해주는 몇 안되는 아티스트거든요.
그때는 그의 라이브 하는 모습도 보지 못했고,
맥스웰이란 이름이 그의 미들-네임이라는 것도 몰랐고,
어릴적부터 학교 친구들 사이에 괴짜(Nerd)로 불리며
혼자만의 세계에 갖혀 음악만 파고들며 살아왔는지도 몰랐고,
그냥 순수하게 그의 목소리와 음악만 사랑했어요.
그런데 오늘,
9년동안 바라고 또 바라던 그의 언플러그드 실황을 드디어 봤네요.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건만,
지금의 어느 가수도 이만큼의 희열을 주지 못할 만큼
그는 멋지더군요. 멋지다는 말론 많이 모자랄만큼.
리듬을 타는 동작 하나 하나, 반짝이는 눈빛,
손끝과 입술의 미세한 움직임까지도
모두 그의 목소리와 하나로 묶여 있었으니까요.
음악이 그의 내면에서 살아 숨쉬는 듯한 표정, 그 자체였죠.
엊그제 디안젤로 공연을 볼때는 이런 느낌을 받지 못했기에,
더욱 비교가 되더군요. (앤소니 해밀턴 실황도 관람대기중인데, 별로 기대가 안되는....;)
20분 남짓한 언플러그드 실황에 이어
데뷔 시절부터 3집 Lifetime 활동에 이르기까지 1시간 반 분량의
각종 TV 출연분들이 연이어 저를 광풍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지요.
그 어떤 커머셜한 토크쇼에 나와서도 본래의 모습을 잃지 않고
마음속으로부터의 진지한 울림을 담아
그렇게 노래를 하는 그의 모습은,
아마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듣는 것만이 아닌, "보고" 듣는 즐거움에 빠져든 Nonie였습니다.
P.S. 그의 몇 안되는 팬사이트 중 하나인
www.stickystuff.moonfruit.com/maxwellfanblog 에 의하면
올 4월에 Black Summer's Night 이라는 새 앨범으로 돌아온다는 루머가 있다죠?
빨리 멋진 모습으로 컴백하기를 기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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