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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India

인도의 호화기차 '마하라자 익스프레스' 7박 8일 여행, 드디어 시작!

by nonie 2018.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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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ie X Incredible India - 인도 럭셔리 기차여행, 1일차

북인도의 주요 도시를 돌아보는 1주일간의 설레이는 기차여행이 드디어 시작됐다. 인도의 럭셔리 기차도 종류가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가장 최신 시설과 서비스를 자랑하는 '마하라자 익스프레스'에서 7박 8일간 머물게 된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탑승 취재를 하게 된 만큼, 기차 내부의 요모조모를 소개해 본다. 그리고 여행의 시작과 함께 새로운 인연이 된, 전 세계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느낀 단상.









델리에서 출발하는, '인디안 파노라마'의 화려한 시작

기차여행에 앞서 하루 일찍 델리에 도착해서, 이틀간 시내 명소를 돌아보고 나니 어느덧 탑승 시간이 다가온다. 기차는 저녁에 델리의 Safdarjung역에서 출발하는데, 벌써 역 밖에서부터 탑승객을 위한 엄청난 환영의 분위기가 뿜어져 나온다. 생화로 만든 거대한 코끼리 상이 서 있는데다, 따로 준비된 전용 게이트를 통과하자마자 화환을 목에 걸어주며 대대적인 기차여행의 시작을 알린다. 기차 앞에는, 7박 8일간 우리의 여행을 도울 버틀러들이 한 줄로 나란히 서서 탑승을 맞이했다. 앞으로 여행 내내 이들의 헌신적인 서비스는 계속 이어졌고, 이들 덕분에 호텔여행과는 완전히 다른 기차여행만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었다. 


이 기차를 타고 떠나는 인도여행의 코스는 다양하다. 내가 하게 된 여행은 '인디안 파노라마'. 7박 8일간 북인도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돌아보는 여정이다. 매일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도시에 와 있는, 개인적으로는 지금껏 한번도 해 보지 않은 방식의 여행이다. 










바퀴 달린 궁전? 호텔 뺨치는 객차 침실

마하라자 익스프레스가 2010년 탄생하기 전에는, 단연 '팰리스 온 휠즈(Palace on wheels)'가 인도를 대표하는 럭셔리 기차였다. 나도 인도의 호화기차를 알게된 계기가, SNS등에 떠돌던 팰리스 온 휠즈의 엄청난 내부 사진을 보고 나서부터다. 그런데 마하라자의 런칭 이후, 인도 뿐 아니라 전 세계 호화기차 순위에도 일대 변화가 생긴다. 인도에서 가장 최신 시설을 보유한 이 열차는 CNN이나 콘데나스트의 세계 호화열차 기사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 외에도 인도의 럭셔리 열차상품은 3~4종이 더 있는데, 모두 여행 코스가 다르다.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연상케 하는, 반들반들한 마호가니 톤의 객차 내부는 좁다란 복도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마음을 설레게 한다. 내가 8일간 머무른 객실은 '주니어 스위트(트윈)'로, 싱글 베드 2개가 배치되어 있다. 아무래도 기차라는 특성상 호텔처럼 넓은 면적을 기대할 순 없지만, 기차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멋진 방이기도 하다. 객실 전면 컷은 인스타와 블로그 모두 같은 사진으로 재탕 중인데ㅎㅎ사실 여행사 카달로그처럼 촬영한 좋은 퀄리티의 사진이 많지만, 그건 추후에 따로 사용하기로.   









모든 객실에는 전용 욕실이 딸려 있어서, 기차여행 하면 떠오르는 화장실 사용이나 씻기의 불편함은 여기서는 잊어도 된다. 왠만한 호텔보다 어메니티는 더 잘 갖춰져 있고, 특히 인도산 바디용품의 퀄리티가 꽤 괜찮았다. 아유르베다 향을 담고 있어서 샤워나 헤어제품 모두 여러 번 제품을 요청해서 사용했다. 이 기차여행은 객차에 계속 머무르는 게 아니라, 조식을 먹은 후 정차시간에 외부 관광을 하는 코스다. 즉, 크루즈와 똑같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탑승객이 외부로 나간 사이에, 버틀러가 매일 객실과 욕실을 깨끗하게 정돈해 준다. 








특히 기차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하면, 모든 객실에 배치된 전담 버틀러의 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언제나 유쾌한 미소를 띄고 하루의 시작과 끝을 맞이해 주는 버틀러 덕분에,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기차에서의 시간이 항상 즐거웠다. 보통 리조트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타월아트를, 이곳 버틀러들은 거의 신의 경지급으로 해낸다. 흔히 보던 비둘기나 코끼리 수준이 아니라, 벽에 매달린 우스꽝스런 원숭이부터 백조(!)에 공작새(...)까지 어마어마하다는. 우리 일행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객실에 들어가면, 각자 침대에 놓인 동물의 인증샷으로 배틀을 뜨며 하루를 마무리.ㅎㅎ 어쨌든 버틀러 덕분에 더욱 즐겁고 편안한 여행이 될 수 있었다. 










인도 요리의 향연, 기차 내 레스토랑

침실 못지않게 중요한 곳이, 하루 평균 두 끼를 먹어야 하는 레스토랑이다. 객실에 식사 시간을 알리는 방송이 나오면 두 곳의 레스토랑 중 원하는 곳에 가서 식사를 하면 된다. 두 곳의 메뉴는 같아서 어디로 가든 상관없고, 둘 다 매우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랑한다. 레스토랑에 오니, 비로소 우리 미디어팀이 아닌 일반 탑승객과도 마주칠 수 있었다. 대부분 영미권에서 온 나이 지긋한 부부 여행자고, 유일하게 일본에서 온 노부부가 눈에 띄었다. 이 기차 상품은 한국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에서는 이미 주요 일간지와 티비 프로그램에 소개된 적이 있다.


식사는 매일 다른 메뉴로 준비된다. 기차에서 즐기는 저녁식사라니, 너무 멋지잖아!! 세상에 이런 여행이 존재한다는 걸 이제서야 알았을까 싶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둘러앉아, 기분좋게 술도 한 잔씩 곁들여 본다. 여행비용에는 식사는 물론 주류도 포함되기 때문에 자유롭게 주문할 수 있다. 와인을 주문하면 인도산 와인 Sula를 따라주고, 맥주도 킹피셔가 준비되어 있다. 곧이어 식사로는 심플한 '탈리' 한 상이 나왔다.   









처음으로 만난 인도식 탈리는, 우리 식으로 '백반'이다. 아름다운 은 쟁반에 쌀밥과 4가지 종류의 커리, 처트니, 빠빠드(콩으로 얇게 만든 튀김과자)와 뿌리(튀긴 빵) 등이 한꺼번에 담겨 나온다. 나도 모르게 밥에다 바삭한 빠빠드를 포크로 부셔서 커리와 요거트를 섞어 먹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인도인들도 그렇게 먹는다고 한다. 처음에는 왜 밥 옆에 과자가 나오나 했지만, 언젠가부터는 빠빠드가 안 나오면 뭔가 허전했다. 실제로 접해본 인도 요리는 내가 알던 것보다 훨씬 더 다채로운 식감과 맛을 가지고 있었다. 매일매일 다른 커리와 빵을 맛보는 즐거움만으로도, 인도를 여행할 이유는 충분했다. 


매일 아침과 저녁에 만나는 호텔급 정찬은, 단 한번도 혼자 먹은 적이 없다. 나와 함께 인도 정부에서 초청된, 세계적인 여행 전문가들이 이 여정을 함께 했기 때문이다. 룸메이트가 된 미국의 푸드 블로거 민디는, 나보다 거의 20살이 많지만 친구처럼 편안하게 많은 대화와 조언을 해주었다. 또 강의에서 소개할 만큼 유명한 세계 50대 여행블로거 에일린과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친한 친구가 되었다. 세계적인 인스타그래머 테렌스와 빅토리아, 세르비아의 유쾌한 패션블로거 마크, 토론토의 푸드블로거 안젤리나, 그 외 영미권의 여행 미디어 전문가들과 식사하며 나눈 대화는 돈 주고도 배울 수 없는 시간으로 남았다. 열흘 내내 이어진 폭풍 대화에 과부하도 종종 오긴 했지만, 덕분에 영어는 더 늘은듯. 한국에서는 말할 기회가 거의 없으니ㅠ... 


한국의 획일화된 사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들의 세상은 역시 따로 있었다. 지구는 하나이고 모두 같은 시간을 살아가지만, 각자가 살아가는 세상의 층위는 서로 보이지 않는다. 애써 다른 세상에 눈을 뜨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평생토록 그 세상의 존재조차 모른 채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또 한번 절감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여행을 즐기면서도 풍요롭게 삶을 만들어가는 방법이 이렇게나 많다는 게, 그저 놀랍고 대단해서다. 하긴, 내가 그들 사이에 앉아 있는 게 더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기차여행의 낭만, 사파리 바

7박 8일의 여행은 매일 기착지 관광이 포함되기 때문에, 식사와 잠자는 시간을 빼면 오후에 기차에 머무르는 시간은 별로 없다. 그래도 밤에 역에서 정차하는 다음 날에는, 오전 시간부터 운행을 시작하므로 기차에서 몇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때가 모처럼 노트북을 들고 휴게 공간인 바(Bar)로 향하는, 꿀같은 휴식시간이다. 기차 내에는 두 세곳의 바가 나뉘어 있는데, 나는 객실과 가까운 사파리라는 이름의 바를 자주 이용했다. 여기서도 커피나 맥주를 자유롭게 주문할 수 있다. 가끔은 삼삼오오 모여서 커피 수다를 떨기도 하고, 세계적인 프로사진러들 모였으니 이런저런 사진도 찍으며 자유롭게 시간을 보낸다. 출국 전에 브런치에 남긴 글 '35세 이전에 내 업을 찾고 싶다면'을 6만명이 넘게 읽은 것도, 뒤늦게 기차에서 알게 됐다.  










기차 밖으로 바라다 보이는 인도, 기착지 관광으로 잠깐 돌아본 인도가 전부가 아님을, 잘 안다. 그래서 더더욱, 돌아오지마자 '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많이 든다. 그렇게 막연하게 무섭고 어렵기만 했던 인도는, 다채로운 일정의 북인도 기차여행을 통해 너무나 가까워졌다. 인도와의 거리가 좁혀진 첫 행선지는, 델리를 떠난 기차가 정차하는 첫번째 도시 '자이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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