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방콕의 새로운 호텔, 리바 아룬 Riva Arun에서 보낸 3일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길목인 방콕을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서, 오며가며 며칠이라도 머물기로 했다. 내가 선택한 첫 번째 호텔은, 작년 오픈 때부터 벼르고 있던 호텔, 리바 아룬이다. 예전에 리바 수르야에 머물며 이곳의 오픈 계획을 들었을 때부터, 마음은 내내 이곳에 가 있었으니까. 리바 아룬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환상적인 왓 아룬 뷰만으로 모든 게 설명된다. 오래된 골목 깊숙히 자리잡은, 리바 아룬에서의 첫날 풍경.











나를 구원해 준 방콕 우버, 그리고 체크인

특가로 12만원에 구한 이스타항공의 편도 항공권, 생각보다 불편하진 않았다. 수화물도 붙여줬고, 밥은 라운지에서 미리 먹어뒀고, 복도쪽 자리는 다리를 뻗을 만큼은 됐다. 하지만 도착 시각이 문제였다. 그나마 빠른 도착편이 저녁 9시 반 즈음. 리버사이드는 방콕 서쪽이라 공항과는 멀리 떨어져 있다. 덜덜거리는 택시와 가는 내내 500바트짜리 실랑이를 하며 갈 것이냐, 고민을 때리다 우버에 접속해 본다. 


근데 이게 왠일. 우버는 순식간에 내가 지정한 게이트에 도착했고, 고정요금제를 채택한 방콕우버의 요금은 이미 400바트 아래로 정해져 있었다. 신생 호텔이라 대부분의 기사가 위치를 모를텐데, gps로 도착지를 지정하는 우버에선 그런 걱정이 없었다. 저녁 10시 반, 나는 호텔 로비 앞에 와 있었다. 늦은 시간에도 모두가 나를 기다렸다며 반가워해주는 직원들의 환대를 받으며, 무사히 객실 입성.  










우아한 화이트톤의 넓은 객실과 만나는 시간

이미 턴다운까지 마친 객실은 잠들 준비를 완벽하게 해 두고 나를 기다리고 있다. 리바 아룬은 카오산로드의 부티크 호텔, 리바 수르야의 자매 호텔이다. 그곳의 매니저로부터 리바 아룬의 오픈 계획을 익히 들은 바 있어 기대가 컸다. 막상 와보니 리바 수르야와는 또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올드 방콕에서도 지금 한창 뜨고 있는 리버사이드에는 옛 건물을 예쁘게 개조해서 소형 호텔로 오픈하는 게 추세인데, 이곳 리바 아룬도 비슷한 케이스다. 그래서 리바 수르야가 나른한 리조트의 분위기를 풍긴다면, 리바 아룬은 유럽의 우아한 부티크 호텔을 닮았다. 테마 컬러는 화이트, 그리고 침구는 리바 수르야와 같은 제품을 사용한다. 침대 퀄리티가 특히 좋았다. 










객실 구조가 매우 특이한데, 호텔이라기 보다는 마치 원룸 레지던스처럼 생겼다. 크게는 3단 구조로 나뉘는데, 침실 너머로 작은 개방형 드레스룸이 이어지고, 그 뒤로 욕실이 위치해 있다. 드레스룸에는 미니바가 있는데, 캡슐커피 머신과 함께 매일 물 4병이 제공된다. 미니바 가격도 대체로 100바트 대로, 타 브랜드 호텔에 비해서는 꽤 저렴한 편이다. 사실 바로 근처에 편의점이 있고 워낙 맛집도 많은 동네라서, 미니바를 이용할 일은 딱히 없기도 하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욕실과 세면대 공간. 스위트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넓은 세면대와 별도 욕실 및 화장실 구조로 되어 있어 머무는 내내 참 편했다. 무엇보다도 은은한 톤의 커튼 너머로 비쳐드는 아침 햇살을 받는 순간은, 리바 아룬을 기억하게 만드는 단 하나의 이미지.









태국에 올 때마다 종종 구매하는 스파 전문 브랜드, erb의 무화과 릴리 머스크 향의 어메니티가 갖춰져 있다. 무화과향 덕후인 나는 넘나 감동인 것.ㅎㅎ 보통 방콕의 호텔들이 생화를 많이 꽃아 놓는데, 이곳의 욕실엔 마른 꽃다발이 놓여 있는데 그것대로 또 멋있다. 










사진 몇 장 찍고 정신을 차려보니 밤 11시. 서울에서는 일상적인 시간이지만, 오랜 비행 후 여기가 방콕이라는 걸 문득 깨닫자 뭐라도 마셔야겠단 생각이 번쩍 든다. 호텔 키와 지갑을 챙겨들고 호텔을 빠져나오니, 구수한 냄새와 함께 자욱한 연기가 오래된 골목에 진동한다. 편의점 앞에 꼬치구이 노점이! 신나게 사들고 온 닭꼬치와 맥주 한 잔, 그리고 반짝이는 강 너머 왓 아룬. 여행의 시작을 기념하는, 나만의 작은 의식같은 시간. 









꿈결같은 왓 아룬 뷰, 그리고 내겐 너무 새로운 방콕

아침에 일어나니, 어젯밤엔 보이지 않던 객실의 환한 전경이 이제야 눈에 들어온다. 커튼에 가려져 있었지만, 사실 이 객실의 전면부와 측면은 전체가 다 통유리창이어서, 짜오프라야 강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얇고 가볍고 편안한 이곳의 배스로브를 걸친 채로, 왓 아룬을 한참동안 즐겨도 아직 이른 아침이라는 게 자못 행복한 시간. 









그동안 방콕에 여러 번을 왔지만, 리버사이드의 매력은 어쩌면 이제서야 제대로 알게 된 셈이다. 왜 이 동네에 이렇게 호텔이 많이 생기는지, 왜 이렇게 많은 여행자들이 길거리를 오가는지, 예전엔 미처 알려고 하지 않았던 것들이다. 올드 방콕의 온갖 매력이 빽빽하게 농축되어 있는 이 동네에서, 특별히 내게 너무 좋았던 곳들은 이제부터 소개해 보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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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멀리보기 2017.06.21 07:33

    와. 넘나 멋져요. 방콕 가게되면 꼭 참고할게요

  2. 2017.09.02 01:02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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