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ie X Tallinn - 탈린 숙소, 탈링크 스파 앤 컨퍼런스 호텔
2박 3일의 탈린 여행을 함께 한 숙소는 탈링크 스파 앤 컨퍼런스 호텔이다. 구시가 성곽 입구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동시에, 탈린 항구와도 가까워서 탈린 첫 여행에 무척 편리했다. 뭐니뭐니해도 이 호텔의 하이라이트는 호텔 1층의 거의 전체를 차지하는 대형 규모의 '스파' 시설이다. 투숙과 동시에 스파와 사우나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매력적인 유럽식 스파 호텔의 요모조모 소개.
오래된 도시의 모던한 호텔
탈린 항구에 도착한 수퍼스타 호에서 내리자마자, 나를 초청해 준 탈린 관광청에서 배웅나온 현지 관계자가 내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기다리고 있다. 그녀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택시를 탔다. 그런데 타자마자 벌써 도착이라고? 알고 보니 짐만 아니었으면 걸어서도 오갈 거리였다. 그녀는 탈린의 만능 입장권&교통패스인 탈린카드를 비롯해 각종 바우처와 도시에 대한 설명을 건네준 후 총총히 사라졌다. 헬싱키에 이어서 내 스타일로 만들어갈 '나홀로 탈린 여행', 벌써부터 기대된다.:)
내 머릿 속의 탈린은 오래된 동화책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중세시대 마을인데, 막상 도착한 호텔은 세련된 외관에 1층 로비엔 투명한 통유리 너머로 실내 풀장이 펼쳐져 있다. 안내받은 객실 역시 레드를 테마로 한 모던한 디자인에 가까웠다. 뭘까. 이 기묘한 조합이란.ㅎ 사실 이 호텔은 '컨퍼런스'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비즈니스 호텔에 가깝다. 실야 라인 크루즈를 운영하는 탈링크 소속의 호텔이다.
객실은 살짝 어두운 편인데, 욕실은 또 지나치리만큼 밝은 조도를 띈다. 객실 만큼이나 욕실도 워낙 넓고 욕조까지 갖춰져 있어서 편리하게 이용했다. 스파 호텔이라, 딱히 욕조를 쓸 일이 많지는 않았지만.
어메니티는 좀 부족한 편이고 메이크업(방 청소)도 제 시간에 딱딱 이뤄지는 건 아니어서, 세면도구는 별도로 준비해간 걸 사용했다. 수건 인심은 나름 넉넉한 편. 1층 스파 갈 때는 여기 비치된 수건을 지참해야 한다.
객실을 결정할 때 시티 뷰로 할 지, 아니면 실내 뷰(실내 스파가 보이는)로 할지 묻는데, 외부 전망이 딱히 볼 게 없다는 직원의 설명에 그냥 실내 뷰 방을 받았다. 시티 뷰는 어떨 지 모르겠지만, 실내 뷰 객실의 경우 일단 방이 상당히 어두운 편이다. 이건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듯 하고, 대신 건물의 안쪽에 위치하니 매우 조용한 게 장점이다. 객실에선 1층의 실내 풀장이 훤히 내다 보인다. 자쿠지에서 신나게 노는 이들을 잠시 구경하다, 슬슬 수영복과 수건을 챙겨서 나도 한번 내려가 볼까.
스파는 로비에서 별도로 결제하거나 투숙 패키지에 포함된 경우 객실키를 보여주고 팔찌를 받아 입장하면 된다. 1층 전체를 거의 다 차지하는 큰 풀장과 자쿠지도 압도적이지만, 사진을 찍지 못한 내부 사우나 시설도 꽤나 크고 좋다. 사우나만 해도 핀란드 스타일 건식, 증기식, 터키식 하맘 등 종류도 엄청 다양하다. 주로 유럽의 젊은 커플이 주말에 짧게 여행을 많이 오는 듯 했다. 특히 인근 유럽의 젊은이들이 이 호텔을 찾는 건, 객실가가 엄청 저렴하기 때문. 비수기에는 객실 당 5~6만원 선인데, 사실 탈린 물가 자체가 유럽에서도 저렴한 축에 속한다. 핀란드 인들이 주말여행지로 탈린을 선호하는 이유가 다 있다.
유럽 현지식에 가까운, 조식 뷔페
이틀 간 이곳 호텔의 조식을 먹었다. 헬싱키에선 매일 아침 힘들게 요리를 해먹다가 탈린에 오니 그저 남이 해준 밥에 감사할 뿐.ㅋㅋ 일단 탈링크 호텔의 조식은 비즈니스 호텔이다 보니 '유럽인에게 꼭 있어야 할 아침 메뉴'를 주로 갖춰놓은 듯 했다. 우리에겐 매우 생소한 '헤링'(청어절임)이 온갖 종류별로 갖춰져 있고, 치즈와 콜드컷 종류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
정말 찍기 귀찮은 아침 상 사진.jpg...... 정도 되겠다. 그동안 호텔 여행 하면서 이렇게 성의없이 조식 사진 찍기도 거의 처음인듯.ㅋㅋㅋ 전형적인 한국인 입맛에는 사실 먹을 만한 게 딱히 없기는 했다. 그런데 위 사진 중에 쭈글쭈글하게 주름진 저 빵은 꽤 맛있었다.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지역에서 널리 먹는 전통 빵으로, 케랄리안 페이스트리(Karelian pasty)로 불린다. 통밀로 만든 빵 속에 감자나 쌀 필링을 넣어 굽는다. 이후 핀란드에서도 이 빵을 먹어 봤지만, 여기서 먹었던 빵이 더 맛있었다.
이제 호텔 시설도 실컷 즐겨주었으니, 본격적으로 탈린을 탐험해볼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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