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ie의 호텔여행 마카오 편 - 세인트 레지스 마카오 (St.Regis Macao)
반얀트리가 있던 갤럭시 리조트 만만치 않게, 세인트 레지스가 속해 있는 코타이 센트럴 역시 리조트를 벗어나기가 매우 어렵다. 호텔에 많은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고, 실내 아케이드를 통해 쉐라톤 호텔과 베네시안으로 곧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그 안에서만 지내도 하루가 모자랄 만큼 바쁘다. 호텔여행을 왔으니, 오늘은 호텔이 나를 위해 준비해 둔, 달콤한 휴식을 종류별로 누려보는 흔치 않은 하루를 보내보기로.
Breakfast @ The Manner
어제 저녁을 먹었던 식당에, 이번엔 아침을 맛보러 왔다. 저녁엔 꽤 격식있는 레스토랑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아침에 와보니 여간 활기찬 분위기가 아니다. 뜨끈뜨끈하게 준비된 즉석 콩지와 완탕 누들, 어제 저녁 통으로 가져다 절단기로 잘라주던 고급 햄도 아침에 푸짐하게 한 상 올라와 있다. 이 외에도 일식 종류가 미니 디쉬로 잘 갖춰져 있어서 서양식에 질렸을 때 일식으로 개운하게 아침을 시작하기도 좋다.
여기에 더 매너 조식만의 차별점은 알라 카르테 하나를 따로 주문할 수 있다는 것. 오늘 아침 내가 먹은 메뉴는 프라이드 누들에 얹은 랍스터 스프. 미니 아스파라거스 앙증맞게 얹은 모양새라니, 아이고 귀여워라.
세인트 레지스는 전체적으로 어른들의 호텔이라는 분위기가 깔려 있다. 그래서 안락한 스테이는 보장되지만 가족여행에는 다소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특히 조식 레스토랑은 규모가 크지 않고 메뉴도 어른 위주이니, 만약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 좋은 대안이 있다. 사실 호텔에 들락날락하면서 본 커다란 슈렉 현수막 등이 궁금해 담당자에게 물어봤더니, 더 매너 외에 다른 조식 레스토랑을 선택할 수 있다고!! 바로 아이들만을 위한 조식 연회장(?), 슈렉퍼스트(Shrekfast)다.
슈렉퍼스트는 쉐라톤에서 운영하지만, 같은 계열인 세인트 레지스의 투숙객도 이곳에서 조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적잖이 놀랐다. 아침은 이미 먹었으니 한번 둘러볼 요량으로 슈렉퍼스트가 한창인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근데 중식 메뉴도 엄청 많고 특히 캐릭터 딤섬 짱 많음ㅋㅋ 게다가 밥먹는 와중에 슈렉과 온갖 캐릭터 인물들이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준다. 아, 이 철저한 중국향 마케팅이라니.
젬스톤으로 에너지를 선사하는, 독특한 스파 @ Iridium Spa
아시아의 온갖 스파를 자의반 타의반으로 받고 있는 최근 몇 년간, 대부분의 스파는 아로마와 허브 등 자연주의를 주제로 한 테라피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세인트 레지스가 새롭게 선보이는 '젬스톤' 스파가 궁금해 오전 시간을 할애해 스파를 받으러 갔다. 도착하자마자 익숙한 차트 보드 대신 건네 받은 건 아이패드. 오늘의 상태 등 몇 가지 설문을 입력하고 나면 내 바이오리듬에 맞는 젬스톤과 컬러가 자동으로 추천된다. 나의 오늘 컬러는 레드. 그리고 로즈와 일랑일랑 등 몇 가지의 성분을 조합한 마사지오일로 정해졌다.
새로 오픈한 스파답게 첨단 시설과 쾌적한 스파룸을 잘 갖추고 있어서, 마사지를 받는 1시간이 너무나 편안했다. 반얀트리에서도 완전히 잠이 들지는 않았는데, 여기서 램수면 상태가 됨..; 사람마다 마사지 취향이 다를텐데, 시원하게 느껴지는 태국 마사지가 아닌 발리니스처럼 부드러운 피로회복용 마사지를 좋아한다면 세인트 레지스 이리디움 스파의 기본 전신 마사지를 강력 추천한다.
2017~2018 최신 마카오 여행 가이드북, 히치하이커 마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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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noon Tea & Bloody Mary
오전에 스파를 받고 나니 어느 덧 점심 시간을 훌쩍 넘겼다. 아직 배는 고프지 않지만, 드넓은 베네시안 아케이드에서 쇼핑하려면 열량 충전은 필요하니, 이럴 땐 애프터눈 티가 제격이다. 마침 담당자 분과 미팅이 있어 여기서 약속을 잡았다.
개인적으로 애프터눈 티를 좋아해서 몇년 전부터 마카오 호텔의 여러 애프터눈 티를 맛보고 포스팅으로도 여러 번 소개했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애프터눈 티 중에서, 가장 클래식한 애프터눈 티에 가깝다고 느낀 게 세인트 레지스의 티 세트다. 모던한 트레이를 쓰는 티 세트도 나름의 개성이 있지만, 역시 세인트 레지스의 브랜드이미지에 걸맞는 우아한 티 트레이, 감탄이 절로 나오는 비주얼이다. :)
티 포트에 담긴 따뜻한 티를 직접 직원이 따라주시는 동안, 나는 맨 위 트레이에서 제일 좋아하는 스콘부터 집어 든다. 오랜만에 클로티드 크림과 잼 발라 크게 한 입 베어무는 정통 스콘의 맛이 입에 착착 감기는 오후.
마침 이날 얘기를 나눈 호텔 담당자 분이 개인적으로 베이킹이 취미라고 하니 이야기거리가 많았다. 언젠가 그녀가 꿈꾸는 대로 자기 이름을 달고 멋진 스위트 숍을 운영하길 진심으로 바라면서. :) 이렇게 자기만의 꿈을 가진 이들과의 대화는 언제나 즐겁고, 나의 열정과 마음가짐도 돌아보며 배우는 게 많다.
1900년대 초, 뉴욕에 문을 연 최초의 세인트 레지스에서 우연히 만들어졌다는 전설의 칵테일, 블러디 메리. 이제 멀고 먼 마카오에 건너온 이 칵테일은, 포르투갈과 마카오의 향기로운 식재료와 만나 새로운 맛으로 재탄생했다. 마카오의 거리 문양을 그대로 옮겨온 보드 위에는 마카오 버전의 블러디 메리와 보드카, 타바스코 소스, 라임, 후추와 소금, 그리고 소시지와 에그 타르트가 완벽한 조합으로 놓여 있다. 마실 때는 라임과 소스, 보드카를 취향껏 더 넣으면 된다.
오후여서 차마 알코올은 넣지 않고 맛을 보았는데, 처음엔 토마토의 맛이 강하게 느껴지다가 뒤늦게 올라오는 스파이스의 향연! 지금까지 한 번도 맛보지 못했던 블러디 메리의 신세계. 이렇게 흑백영화같은 세인트 레지스에서의 클래식한 오후가 흘러간다.
세인트 레지스 마카오는 중화권 호텔 예약의 최강자, 씨트립에서 예약했다. 마카오 호텔 담당자들도 다 인정하는 씨트립만의 최저가, 가격비교만 돌려봐도 금방 나온다. 최저가 예약 뿐 아니라 일부 호텔의 경우 조식이나 다른 서비스도 포함되기도 하니 씨트립에서의 예약, 강추. 세인트 레지스 마카오 객실별 가격 상세 보기 (클릭)
동영상으로 보는 세인트 레지스 후기는 아래 인스타그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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