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런던-베를린-파리 '나홀로 1도시 1주일 여행'은 하루 일정을 한 포스트로 소개한다. 요일과 날씨를 감안한 나만의 코스를 안내할 예정.
런던여행 6일차 일정 (금요일 + 비오다 맑은 날의 코스)
리틀베니스 산책 및 근처 카페 → 웨스트민스터 성당 → 버킹엄 궁전 및 퀸즈 갤러리 숍 쇼핑 → 웨스트민스터 주변 관광 및 레드 라이언 펍 점심 → 쇼디치(브릭레인) 일대 신규 부티크 호텔 및 빈티지숍 투어
런던의 랜드마크,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다다르다
파리 하면 에펠탑, 로마 하면 콜로세움이 떠오르지만 런던에서 딱 한 곳의 상징적인 랜드마크를 집어내기 쉽지 않다. 특히 내가 여행하면서 느낀 런던은 여타 신대륙(미주, 호주 등)이나 유럽 대도시보다 랜드마크가 많고 여러 곳에 퍼져 있는 도시였다. 오히려 개인적인 의미가 있는 장소를 주관적 랜드마크로 삼는 게 더 쉬울 지경이다. 트리팔가 광장, 템즈 강변, 킹스크로스, 버킹엄 궁전 등등. 런던 가이드북을 쓴 지인에게 '편리한 위치의 호텔' 추천을 부탁했더니 '1존 내에서는 어디든 다 좋아'라는 답을 들었는데, 그 의미가 여행 종반에야 비로소 이해가 된다.
특히 웨스트민스터 역에 내렸을 때의 충격은, 1주일 넘게 런던을 어느 정도 봤다고 생각했던 내 착각을 한 방에 허물어 주었다. 영국 성공회 성당 인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했고, 전 세계에서 몰려든 여행객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고 있었다. 하지만 오후 2시가 넘었는데 점심도 못 먹고 굶주린 상태에선 웨스트민스터도 식후경. 그 때 눈 앞에 보이는 정통 펍, 왠지 유명할 것 같은 아우라가 강하게 풍겨 나온다. 일단 입장.
웨스트민스터의 Must-Visit Pub, Red Lion
'Ale & Pie'라는 로고만 보고 일단 들어갔는데, 세상에! 막연히 상상했던 정통 잉글리시 펍의 모습 그대로다. 알고 보니 레드 라이언은 1400년대에 문을 연 유서깊은 펍...ㅎㄷㄷ 안그래도 정통 영국식 요리를 맛보고 싶던 차에 잘됐다 싶어, 오늘의 파이인 '레드 라이언 파이'와 맥주를 주문했다. 특이한 점은, 맥주는 직접 '셀프'로 바에 가서 주문 후 가져와야 한다는 것! 요리 주문은 자리를 먼저 잡은 후 하면 된다. 다행히 창가에 멋진 자리가 운좋게 하나 남아 있어서 기분 좋게 런던 프라이드 한 잔 받아오고, 설레는 마음으로 파이 기다리기. :)
오늘의 파이는 양고기가 듬뿍 든 파이! 함께 나오는 소스를 듬뿍 뿌려서 시원한 런던 프라이드 한 잔과 함께 게눈 감추듯 먹어 치웠다. 파이가 많이 느끼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고소하고 담백해서 맛있었다. 특히 얇은 껍질을 포크로 열자 우루루 쏟아지는 육즙과 양념들의 향연~! 함께 나오는 부드러운 매쉬드 포테이토와 더운 야채를 곁들이니 영양 궁합도 잘 맞는 편. 영국 요리 맛없다 맛없다 해서 별 기대 없었는데, 밥값이 아깝지 않았던 멋진 식사였다. 만약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이 집의 피쉬앤 칩스도 꼭 맛보고 싶다.
레드 라이언 펍은 홈피도 있다. http://redlionwestminster.co.uk
웨스트민스터 사원 주변을 걷다
어쩌면 런던 도심 구경의 하이라이트가 아니었을까 싶던, 웨스트민스터 사원 주변에서의 몇 시간. 영국 왕실의 대관식이 열린다는 사원 내부가 너무나도 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이 날은 개방하지 않아 주변만 뱅뱅 돌다 결국은 떠나야만 했다. 물론 이 주변을 다닐 땐 붐비는 인파 사이에서 관광객의 호주머니를 노리는 이들도 조심해야 할 게다. 하지만 탁 트인 강변 너머로 솟아있는 사원을 바라 보며 런던에 서 있는 이 순간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었다. 영국 맥주 한 잔으로 약간 알딸딸해진 기분이 한 스푼 더해져서 살짝 감상에 빠질 수 있는, 그런 순간 말이다.
이제 술도 깨고 올드 런던도 돌아 봤으니, 다시 런던에서 가장 트렌디한 거리 쇼디치로!
이번 여행에서 아쉽게 묵지 못한 호텔 두 곳이 모두 쇼디치에 있어서, 주변 구경도 하고 호텔 로비도 둘러보기로 했다.
런던의 트렌드를 이끄는 거리, 쇼디치(Shoreditch)의 호텔 투어 1. 바운더리(Boundary)
바운더리 호텔은 이 전에 소개한 러프 럭스 호텔과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했던 호텔이다. 런던의 손꼽히는 디자인 호텔로 정평이 나 있어서 어떤 호텔보다도 1순위였는데 예산 초과로ㅜ 러프 럭스로 낙찰. 아쉬운 대로 쇼디치에 온 김에 1층의 레스토랑 알비온에 살짝 들려봤다. 그런데 호텔 레스토랑 답지 않게 캐주얼한 분위기인데다, 영국산 고급 식료품이 진열된 마켓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서 쇼디치에 왔다면 선물이나 쇼핑으로도 들려볼만 하다. 살짝 구경만 했지만 역시 바운더리 호텔은 다음 런던 여행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할, 런던의 가장 트렌디한 호텔 중 하나.
쇼디치(Shoreditch)의 호텔 투어 2. 에이스 호텔 런던(Ace hotel London)
앞서 소개한 바운더리가 작고 따뜻한 분위기의 부티크 호텔이라면, 얼마 전 뉴욕에서 물건너와 쇼디치에 오픈한 에이스 호텔은 그야말로 힙스터, 쿨함의 결정체다. 소심하게 로비에 들어서니 직원이 '구경하러 왔냐'며 먼저 말을 건넨다. 에이스 호텔의 로비는 투숙객 뿐 아니라 이 동네 힙스터들은 다 모여있는 것 같은 애플 노트북 천지ㅋㅋ 물론 객실도 멋있겠지만 LP 디제잉 셋과 멋진 바, 그리고 중앙의 컴퓨터 테이블 만으로도 이 호텔의 정체성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와이파이도 무료여서, 30분 정도 소파에 몸을 묻고 쉬었다가 일어났다. 아, 런던의 멋쟁이들은 쇼디치에 다 모여 있었구나. 그걸 여행 끝날 때가 돼서야 알았네 젠장.ㅋㅋ
nonie의 런던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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