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ie X amba Hotels - 송산역의 추천 호텔, 암바 타이베이 송산
오프닝에 맞춰 투숙했던 암바 타이베이 송산을, 2년 만에 다시 찾았다. 호텔의 하드웨어는 신상 호텔답게 잘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객실과 레스토랑에는 섬세하게 변화한 것들이 많아서 발견의 재미가 있는 2박이었다. 그 사이에 송산역 주변도 새로운 것들이 몇 가지 생겼다. 송산역을 여행하는 3가지 방법, 츠타야와 야시장, 그리고 커피.
로프트 리버뷰 룸
첫 투숙때는 코너 킹 101뷰 룸에서 머물렀는데, 이번에는 암바 송산에서 가장 넓은 크기의 로프트 룸에서 머물렀다. 101뷰는 이미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새로운 기분을 느끼고 싶었고, 또 로프트 룸의 파노라마 윈도우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골랐는데 정말 멋진 선택이었다. 암바 호텔 계열이 대체로 욕조가 없는데, 이 객실에는 대형 욕조도 있다.
입구 쪽에 있는 미니바 겸 테이블에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재미난 모양을 한 짐볼 의자다. 예전에는 없던 것이다. 짐볼은 알아도 짐볼 의자는 처음 보는데, 의외로 앉으니 푹신하고 편안하다. 짐볼 의자가 허리 통증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자주 앉아 주었다는.
거실에 있는 메인 테이블에는, '웰컴 백' 엽서에 지배인 분이 남겨주신 손글씨와 함께, 와인을 셋팅해 주셨다. 다시 온 투숙객을 기억하고 섬세하게 배려하는, 특급 호텔에서나 종종 만날 수 있는 서비스다.
암바 호텔만을 위해 핸드 크래프트로 제작된다는, 대만 로컬 브랜드의 블루투스 스피커는 최근에 전 객실에 설치되었다고 한다. 요즘 투숙객들이 TV보다 자기 스마트폰에 있는 콘텐츠를 더 많이 즐기기 때문에, 그러한 변화를 반영한 시설이라 할 수 있다. 스피커 옆에 놓인 하얀 기계는 와이파이 공유기인데, 암바 호텔은 타 호텔처럼 무선 인터넷을 공용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객실에 개별 공유기를 설치해 놓아서 빠른 속도를 유지한다고 한다.
로프트 룸의 중요한 혜택이라 할 수 있는 대형 욕조도 만족스러웠다. 욕조의 높이가 나에겐 좀 높았던 점이 아쉽기는 하다.
1. 송산역의 뉴페이스, 츠타야 북스토어 와이어드 도쿄
이번 대만 여행 중에, 많은 서점을 돌아보려는 계획이 있었다. 서점 창업을 하려는 건 아니고ㅎㅎ 서점이 점차 다른 목적의 공간으로 재편되고 있고 타 업종과도 결합하고 있기 때문에 공부하려는 차원에서다. 특히 서점의 왕국인 대만에는 대형 체인인 에슬릿(성품서점)부터 아주 작은 테마 서점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여기에 최근 일본의 츠타야가 타이베이에 진출해, 불과 몇년 사이 3곳의 지점을 냈다. 그 중에 가장 최신 점포가 송산역에 이제 막 문을 열었다.
암바 타이베이 송산에 묵으면, 송산역으로 가기 위해 밖으로 나갈 필요도 없다. 호텔 3층에서 구름다리를 건너면, 맞은편의 시티링크 몰(송산역) 2층으로 이어진다. 비가 올 때는 더욱 편리한 길이다. 츠타야는 시티링크몰 1층과 2층에 있다.
도쿄에서 가장 핫한 호텔 브랜드인 와이어드 도쿄가, 이곳 송산점의 F&B를 프로듀스했다. 1층의 카페와 2층의 레스토랑이 그곳인데, 저녁에 와서 짧은 시간 머무르느라 커피 맛조차 보지 못한 것이 좀 아쉽다. 대신 진열 상품의 디스플레이나 책의 셀렉션은 나름대로 꼼꼼히 둘러보았다. 일본어 원서의 비중이 너무나도 커서, 대만에 있는 서점이라는 게 무색할 정도였다. 책과 굿즈의 다양한 조합은, 츠타야의 트레이드 마크인 만큼 많은 곳에서 엿볼 수 있었다. 서점 이야기는 따로 해보기로 하고.
2. 라오허 야시장에서, 망고 빙수
동생네 가족이 나보다 하루 일찍 호텔에 도착해 있었는데, 망고 빙수는 낮에 먹고 왔단다. 혼자라도 한 그릇 해야겠다는 일념 하에 터덜터덜 야시장으로 향한다. 라오허 야시장은 타이베이 시내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야시장이지만, 일부러 찾아갈 것도 없이 호텔과 이어진 송산역의 서쪽 게이트에서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야시장 입구다.
저녁 8시, 라오허 야시장의 인파가 최고조에 달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더운 날씨와 떠밀리는 인파 속에서도 그다지 불쾌함을 느끼진 못했다. 서로 밀거나 붙지 않고 나름의 질서를 잘 지키는 대만 특유의 문화 덕분이다. 그렇게 천천히 인파 속에 몸을 싣다시피 하며 시장 중심부로 들어가다 보면, 허름한 빙수집이 하나 있다. 애플망고의 제철, 대만의 빙수집들이 이제 막 툭툭 잘라낸 생 망고를 빙수에 얹어주는 시기다. 망고도 망고지만, 소문대로 빙수의 우유 얼음이 입에서 살살 녹는 맛이다.
2년 전보다 훨씬 풍성해진 조식
암바 타이베이 송산의 조식 뷔페는, 오프닝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졌다. 메뉴가 늘어났다는 얘기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메뉴 하나하나의 퀄리티도 높아지고 DIY 메뉴와 같은 색다른 시도도 눈에 띈다. 물론 사진 속 중국식 죽은 다른 호텔에도 많이 있는 메뉴이지만, 이곳만의 특제 대만 주먹밥은 정말 최고다. 비닐에 포장해 주기 때문에, 송산역에서 기차타는 여행을 계획한다면 주먹밥은 필수로 챙겨가길. 주먹밥 속에는 내가 원하는 토핑을 주문할 수 있다.
3. 호텔 뒷골목의 커피 향기
예전에 송산역에 처음 와서 묵을 때는, 이 동네에서 커피를 찾아마실 생각까지는 못했다. 일단 호텔 1층에 아리산 원두를 쓰는 굿맨 커피가 있었고(지금은 아쉽게도 없어졌다), 송산역사 내에도 여러 카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구글맵을 돌려보니, 호텔 주변에 괜찮은 로컬 커피집이 꽤 많았다. 그런데 하필, 투숙일이 대만의 단오절 휴일과 겹쳐서 많은 카페가 문을 닫았다. 몇 군데 허탕을 치고 호텔 뒷편으로 걸어 들어오다가, For all coffee라는 작은 커피점이 열어놓은 문을 발견했다. 드립도 좋겠지만, 좋은 기계를 쓰는 듯 하여 아메리카노를 부탁했다.
그렇게 신선한 커피 한 잔을 유유히 손에 들고, 다시 객실로 향한다.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의 1시간 가량은 한국에서 못다한 업무를 마저 끝내야 하는 시간이다. 빵빵한 와이파이와 널찍한 객실 덕분에 일하기에도 여행하기에도 더없이 편리하다. 송산역 주변은 오면 올 수록 매력적인 곳이다. 다음에는 이번에 문 닫았던 카페들을 집중적으로 돌아보는 커피 여행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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