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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커리어

3박 4일의 대만 취재여행을 마치며, 앞으로의 직업세계에 대한 짧은 생각

by nonie 2016.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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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BA taipei Songshan, July 2016



한창 여름학기 시즌인데, 지난 주말 3박 4일로 급 대만에 다녀왔다. 곧 블로그에 소개할 암바 호텔의 3번째 브랜치가 오픈하여, 호텔 측 초대로 다녀온 취재 일정이다. 2주 전만 해도 어떤 방향으로 성사될지 알 수 없어서 어느 채널에도 예고를 할 수 없었다. 다행히 나의 요청으로 김포~송산 노선을 탑승한 덕분에, KTX로 부산에 가는 것보다 빠르게 오갈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연이은 외부 출강과 새로운 강의 개발에 대한 심적 부담이 쌓여가던 중이라, 다시 한국에서의 속도를 늦추고 객관적으로 나를 돌아볼 시간이 주어져서 무척 좋았다. 


특유의 창의적인 디자인과 아이디어로 이름난 암바 호텔의 3번째 작품 역시, 많은 노력과 고민이 엿보였다. 호텔산업은 도시의 여행산업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호텔이 도시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는 지가 큰 관심거리다. 앰버서더의 영 브랜드인 암바 호텔은 지역 경제와 콜라보레이션을 많이 시도해 왔고, 이번 호텔도 그런 역할에 충실한 점이 보기 좋았다. 사실 최근 다녀온 아시아의 몇몇 호텔은, 도시 고유의 관광지에서 투숙객을 완벽하게 분리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그런 호텔이 많이 생겨날수록, 여행자가 로컬 경제에 기여할 기회는 사라지고 자본력으로 돌아가는 관광자원만 남아 도시는 황폐해진다. 관광산업에 대한 시각을 총체적으로 넓히는 데는, 역시 다양한 형태의 호텔을 체험하는 것만큼 좋은 공부가 없다. 


사실 대만에 다녀와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여행 관련이 아니라, 미래의 직업과 교육에 대한 생각이다. 


이번 취재를 계기로 지난 2년을 돌아보면서, 급변하고 있는 직업세계를 다시금 바라보게 된다. 예전에는 전문지 기자나 되어야 보도 전제로 단독 취재가 가능했고, 그나마도 모든 매체에 주어지는 기회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고, 단지 여행업계만의 얘기도 아니다. 즉, 예전엔 소속이 내 직업과 경쟁력을 결정했지만, 이젠 개인의 경쟁력을 어떻게 키우느냐가 커리어에 결정적으로 중요해졌다. 모든 프로젝트와 새로운 일을 얻기 위해 전세계와 커뮤니케이션하는 건 예삿일이니, 언어능력 또한 경쟁력이다. 그래서 더더욱, 나처럼 개인의 능력이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자주 국경을 오가며 다양한 사람과 만나고 일을 해봐야 한다. 이번 취재 또한, 작년에 다녀갔던 수많은 호텔 중 하나일 뿐이고, 단 하루 매니저와 저녁식사를 하며 안면을 텄을 뿐인데 그 짧은 인연이 이런 식으로 이어지지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특히나 말과 글을 주 무기로 쓰는 지식산업에 종사한다면, 가장 경계해야 할 상황이 '고인 물' 아닐까 싶다. 난 아직도 직업을 단순히 강사라고 소개하는 걸 경계한다. 강의를 하는 이유는 강사라는 직업적 타이틀 때문이 아니라, 전 세계를 돌며 직접 체득해온 여행의 인사이트를 (대중 소통의 방식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즉 내 인사이트는 오직 나만 가진 상품이니 정보전달 위주의 강의와도 다르고, 퍼스널리티만 강조하는 강연과도 다르다. 독서, 집필 등으로 얻는 지식도 물론 중요하지만 지식의 밸런스는 스스로 체득하는 직접경험과 맞닿을 때 비로소 맞춰진다고 생각한다. 꼭 여행강의를 해서가 아니라, 지식산업 종사자에게 여행은 본인의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자주 하면 할수록 좋다고 본다. 특히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면, 더 많은 기회가 생겨난다.


요즘은 한국에도 여행과 교육을 연결한 책이나 콘텐츠가 많이 나오는 추세다. 우리가 받아온 교육의 90%가 미래의 직업세계에선 쓸모없을 거라는 전망이 요새 많이 보도되는데, 난 그러한 시각에 동의한다. 우리의 교육은 산업시대에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춰져 규격화된 인간을 키우는데 주력했지만, 지금의 세상은 그런 교육을 정상적으로 이수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로 가고 있다. 규격화된 능력은 자동화 로봇이 대체할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으니까. 오히려 인생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알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소수가 그 특별함 만으로 거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대가 왔다.  


유아 시절부터 청소년기까지, 음악을 공부했다. 그땐 전공을 살리지 못한 능력이 사회에서 어떻게 쓰일지 알 수 없었다. 재능이 묻혀버리는 건 아닌지 항상 불안했고, 직장생활을 할 땐 그저 취미로만 애써 치부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고 새로운 논의를 펼치는 모임이나 자리에서는, 음악적 능력이 뜬금없이 중요하게 쓰일 때가 있다. 지금도 중문 가요, J-pop, 팝음악 중 지금 현지에서 유명한 한 곡씩은 가사까지 완벽하게 건반과 보컬을 익혀 놓는다. 언제 어떻게든, 갑자기 쓰일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일도 있었다지. 2009/02/12 - 하룻밤 200만원짜리 호텔방에서 자다? 오키나와에서의 비하인드 스토리


언어와 음악은 비슷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영 자신없는 일본어와 중국어도, 그나라 사람들과 처음 인사하는 자리에선 (상대방이 영어를 잘해도) 무조건 써먹고 본다. 모든 만남의 자리가, 영어만 오갈 때보다 한결 부드러워진다. 특히 아시아에서 각국의 언어는 아주 유창하지 않아도 큰 도움이 된다. 그게 개인적인 예체능 관련 재능과 만나면 당연히 금상첨화다. 요즘은 음악 관련 콘텐츠를 어떻게 여행강의에 녹여낼 수 있을 지 고민 중이다. 올 하반기에 새롭게 계획 중인 여러 일정들이, 큰 영감을 주지 않을까 싶다. 잠시 숨을 고르고 온, 3박 4일 대만 주말여행 스토리는 이제 곧 하나씩 소개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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