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ie X amba Taipei Songshan = Day 1.
2016년 7월 1일 송산역에 오픈한 암바 호텔의 초청으로 갑자기 또 가게 된 타이베이. 벌써 대여섯 번을 오가면서 어느 정도 타이베이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현지인 스태프가 안내하는 그들의 도심 즐기는 법은 여행자의 루트와는 많이 달랐다. 그건 우리 서울 사람과 외국 관광객이 느끼는 서울의 괴리와도 비슷하다. 송산역 주변은 그야말로 타이베이를 더욱 깊숙하게 느낄 수 있는 큼지막한 스팟으로 가득했다. 시장부터 강변의 아름다운 석양, 그리고 새로 오픈한 그릴드 레스토랑에서의 멋진 저녁식사까지, 타이베이의 새로운 중심 송산역에서 즐기는 알찬 저녁시간.
다시 온 의류도매시장, 우펀푸를 제대로 바라보다
예전에 처음 이 시장을 찾을 때만 해도, 네이버 검색결과엔 여기 가봤다는 후기가 현지 워홀 학생 몇몇을 제외하곤 없었다. 사실 지금도 타이베이 동쪽 스팟은 그닥 한국인 여행루트엔 포함되기 어렵다. 국내에 알려진 타이베이의 볼거리가 서쪽에만 밀집한 탓이다. 이번에 오픈한 암바호텔이 있는 송산역에서, 우펀푸 시장은 걸어서 3분 거리. 송산역 내에 우펀푸 시장과 연결되는 입구가 있어서, 나가서 길만 건너면 시장이다. 신이 지구의 호텔에 묵으면서 여길 일부러 찾아올 때는 시내버스 타고 힘들게 왔는데, 송산역의 호텔에 묵으니 시장 구경은 일도 아니다. 오늘은 특별히 암바 호텔의 직원이 대동해 이 일대를 안내해 주었는데, 현지인의 안내로 돌아본 우펀푸 시장은 혼자 올 때와는 많이 달랐다.
우선 이 시장 내에는 오래된 맛집이 구석구석 숨어있다. 특히 시장 가운데 위치한 퀵클리 버블티는 한국에도 점포가 들어왔지만, 현지 가격은 1/4이다. 저녁이 되면 시장 바깥을 따라 먹거리 노점상이 줄줄이 자리 잡는 풍경도 볼 수 있다. 더울 땐 오래된 또화집에서 시원한 또화 한 사발 들이키고, 천천히 돌아보며 옷쇼핑을 즐기면 된다. 아쉽지만 한국에서 온 보세옷이 많아서, 실제로 쇼핑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국 가격보다 더 저렴한 도매가로 팔고 있으니, 적절히 흥정만 잘하면 저렴이 옷을 사기엔 그만이다. 평균 100~200대만 달러(한화 4~8천원)면 한국풍(?)의 트렌디한 윗옷 하나는 건질 수 있으니까.
예전 우펀푸 방문기는 여기.
2015/07/30 - 타이베이 시장 투어! 우펀푸 의류도매시장과 라오허 야시장 탐방
라오허 야시장 앞, 아름다운 송산츠유궁(松山慈祐宮)
우펀푸에서 대략적인 길을 파악하고 천천히 걸어서 라오허 야시장으로 향했다. 라오허 야시장 역시 송산역 5번 출구와 연결되다시피 하기 때문에 암바 송산 호텔과 지척이다. 그런데 현지인 스탭이 야시장보다 먼저 안내한 곳은, 놀랍게도 시장이 아니라 입구에 있는 거대한 절, 츠유궁이다. 예전에도 여기 와봐서 절이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차마 들어가 봐야겠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5층 규모의 거대한 절인데다 완전 개방된 공간인 줄은 전혀 몰랐다. 약간 해가 질 무렵에 오니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5층까지 올라가느라 더위와 싸워야 하지만, 셔터는 멈출 줄을 모른다.
그냥 이 큰 절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이상하게 마음에 위로가 된다. 층층이 모셔진 신전과 고풍스러운 전통 조명들이 타이베이의 종교적인 색채를 잘 반영하고 있고, 유명한 용산사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다. 용산사는 옆으로 넓게 퍼져있다면, 츠유궁은 위로 층층이 볼거리가 많다. 야시장은 5시부터 본격 오픈이니, 조금 일찍 와서 여기를 둘러보면 아주 좋은 코스가 된다.
현지인들의 숨겨진 피크닉 장소, 레인보우 브릿지
우리에게 한강 고수부지가 있다면, 타이베이 시민들에겐 레인보우 브릿지가 있다. 라오허제에서 샛길로 빠지면 수변도로로 이어지는 통로가 나온다. 고가다리를 오르면, 완전히 새로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마침 석양이 내려앉는 바로 그 시간. 너무나도 정확한 타이밍에 여기 올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스탭의 도움 덕분이다.(사실 다시 가라면 길도 못 찾을 거 같음) 자전거 도로가 발달된 타이베이에서, 자전거 피플의 하이라이트이자 단수이까지도 갈 수 있는 출발점이 바로 이 곳이다. 유바이크(도심 대여 자전거)를 빌려 탁 트인 수변도로를 달리고 싶지만 자전거 못 타는 자의 설움..ㅜㅜ 현지인들은 바로 옆 야시장에서 맛있는 먹거리를 사다가 여기서 피크닉을 즐기기도 한다. 기껏해야 라오허 야시장만 달랑 알고 있던 내게, 송산역 주변의 멋진 스팟들은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다.
그래서, 아름다운 강변 석양을 보고나니 라오허 야시장은 무진장 시시해 졌다는거. 현지인 스탭에게 여기 음식 중 뭘 좋아하냐고 물으니, 대부분 먹어봤는데 너무 자극적이고 맛이 없었다는 시큰둥한 대답이 돌아왔다. 확실히 여러 번 대만에 오면서 느끼는 건, 대만의 유명 야시장 음식이 갈수록 너무 인위적이고 자극적인 메뉴로 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 물론 젊은이들이 패기 넘치게 실험적인 메뉴를 개발하고 히트시키는 건 좋은 일이지만, 외국인 입장에선 전통적인 대만 음식을 야시장에서 만날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진짜 대만 미식을 아는 사람들은 시장 양 옆에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는 노포 맛집만 찾아 다닌다. 야시장 후미진 곳에서 만난 맛있는 지파이와 우육면은 다음 여행기에 소개하기로.:)
Dinner @ que
새로운 호텔이 오픈하면 기대가 되는 또 하나! 바로 호텔 레스토랑이다. 암바 송산 역시 새로운 레스토랑을 함께 오픈했는데, 무려 '우드 파이어 그릴'을 컨셉트로 하는 런치와 디너 뷔페를 선보인다. 샐러드나 빵, 스프, 다양한 구운 야채 등은 직접 마음껏 가져다 먹고, 메인 요리는 주문 즉시 나무를 때운 그릴에 구워져 나온다.
그릴 레스토랑 que의 홈페이지는 여기.
https://www.amba-hotels.com/en/songshan/dining/que-restaurant
미디엄으로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와규와 와인, 그리고 너무나도 맛있었던 뷔페 메뉴와 함께 늦게까지 관계자 분들과 담소를 나누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예전에 다녀갔던 암바 중산의 멋진 레스토랑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는데다, 하나하나 고급스럽게 잘 완성된 다양한 샐러드와 애피타이저 요리를 무한정 먹을 수 있는 뷔페 컨셉트라는 게 무척 마음에 들었다. 조식 역시 여기서 하니 내일 아침 조식도 자동으로 기대감 상승! 송산역에서 출발하는 당일치기 기차 여행 스토리도 계속 연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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