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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Thailand

일본의 감각이 녹아든 방콕의 부티크 호텔, 마두지 Maduzi

by nonie 2013.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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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방콕여행의 시작을 편안한 샹그릴라에서 열었다면, 마무리를 함께 한 호텔은 앞으로도 내내 기억에 남을 마두지 호텔이다. 원래는 1박만 할 예정이었지만 후아힌에서 더 머무를 수 없어 급하게 1박을 추가했는데, 내 여행인생 통틀어 가장 잘한 판단 중 하나로 길이 남을 듯 하다. 마두지 호텔은 감히 내가 가본 방콕의 호텔 중 최고 수준의 서비스와 디자인, 로케이션을 모두 겸비한 훌륭한 호텔이었다. 몸이 많이 아팠던 마지막 이틀을 마두지에서 머무를 수 있는 것에 내내 감사했다. 





마두지 호텔의 작지만 편안한 로비. 겉에서는 호텔이라기 보다는 누군가의 대저택에 방문한 듯한 느낌.



Lobby & Service

마두지 호텔은 방콕 초보자에게는 낯설지만 여러 번 방콕을 거쳐간 리피터에게는 꽤 알려진 부티크 호텔이다. 아고다의 평점이 9.0을 상회하고 몇 안되는 한국어 리뷰 역시 최고의 찬사가 이어진 호텔이라 기대가 컸다. 


그런데 처음 호텔을 찾을 땐 어찌나 고생을 했던지. 후아힌에서 탄 시외버스가 방콕 외곽의 터미널이 종착역일 줄이야. (갈때 탔던 미니밴이 아닌 승합버스를 탄게 문제였다) 가까스로 택시를 붙잡고 마두지 호텔이 있는 수쿰빗으로 향했지만 택시 기사는 나를 엉뚱한 곳에 내려놓고 떠나버렸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바로 호텔 건너편이었지만, 8차선 대로변에서 고층 빌딩이 아닌 호텔 건물을 한방에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마두지 호텔은 수쿰빗의 랜드마크인 익스체인지 타워 바로 옆에 있었고, 타워 앞 스타벅스에서 전화를 하니 직원이 바로 마중나와 친절하게 호텔까지 안내했다. 급하게 전날 예약했음에도 상위 객실로 업그레이드도 해주고, 스파숍이 없냐고 물었더니 익스체인지에 있는 트루 스파에 전화 예약을 대신 해주었다. (스파는 다음 편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트루 스파보다는 바로 맞은 편 터미널21에 있는 렛츠릴랙스를 추천한다)   


입구와 로비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이 물씬 풍겨져 나온다. 사실 호텔을 잘 못찾았던 이유가, 여느 호텔과는 다르게 누군가의 고급 주택을 개조해 놓은 듯한, 간판조차 없는 큰 문이 입구였던 것이다. 로비에는 일본풍의 심플한 가구들과 태국의 고전적인 인테리어가 믹스되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엘리베이터에 타니 숫자가 아닌 마두지의 스펠링을 딴 층수가 매겨져 있다. 









Room

마두지 호텔은 딱 40개의 객실만을 보유한 부티크 호텔로, 내가 묵었던 객실은 4개 등급 중에 두 번째로 저렴한 자쿠지 디럭스였다. 말이 디럭스룸이지, 다른 호텔의 코너 스위트에 버금가는 넓이를 자랑한다. 특수하게 제작된 침구를 쓰는 마두지의 침대는 방콕 호텔 중에서 가장 크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크고, 한번 침대에 들어가면 나오기가 싫을 정도로 포근하다. 


한 가지 사족. 대부분의 방콕 5성급 호텔에서는 클리닝에 대한 팁을 머리맡에 놓아두는 편이라, 마두지에서도 그렇게 했는데....일본계 호텔이다 보니 별도의 팁은 받지 않더라. 팁에 대한 부담은 마두지에서만큼은 넣어둬도 된다.








마두지 객실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침실과 개인공간(업무+욕실 등)이 복도를 통해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어서 휴식과 업무를 모두 만족스럽게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특히 책상에서 절묘하게 세면대와 욕실로 이어지는 공간이 방 맨 안쪽의 아늑한 곳에 배치되어 있다. 이 곳은 젠 스타일로 원목의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데, 일본식 디자인을 추구하는 마두지의 전체적인 컬러가 가장 잘 나타나 있기도 하다. 








자쿠지 욕조와 레인샤워가 완벽하게 갖춰진 욕실에는 태국의 대중적인 스파 브랜드 판퓨리의 '타이재스민 앤 민트' 라인 제품이 비치되어 있다. 태국에 좋은 호텔이 아무리 많아도 로컬 스파제품을 써볼 기회는 많지 않은데, 마두지가 하나하나의 어메니티에 얼마나 신경쓰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Breakfast

마두지의 아침식사는 단순한 뷔페 형식이 아니라, 일본식과 양식으로 차려내오는 두 메뉴 중 고를 수 있다. 나는 다른 호텔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재패니즈 정식으로 결정! 아침을 포함하지 않은 객실 패키지로 투숙하는 게스트를 위해서도 한 쪽에 작은 샐러드바를 비치해 놓았다. 요 미니 뷔페는 조식 포함, 불포함 투숙객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이곳 샐러드바에 비치된 메이지의 플레인 요거트 완전 강추! 함께 놓인 과일잼을 얹어 먹으면 진한 우유맛이 환상이다.








잠시 후 내온 일본식에는 따끈한 밥과 연어구이, 정갈한 반찬과 국물이 갖춰져 있어서 좋지 않은 컨디션을 달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얼마만에 먹는 정성 가득한 밥상인지!ㅎㅎ 샐러드 채소와 과일은 샐러드바에서 마음껏 가져다 곁들여 먹을 수 있다. 아트북 서재로 둘러싸인 이 레스토랑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여행 마지막날 저녁식사도 이곳에서 했는데, 역시 참 좋은 선택이었다. 


방콕에 오면 올수록, 어떤 호텔을 선택하느냐가 여행의 질을 크게 좌우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지난 여행에서 묵었던 실롬과 룸피니 지역의 호텔들도 훌륭했지만, 수쿰빗의 한복판에 위치하면서도 이 정도의 시설과 서비스를 갖춘 호텔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투숙 하루 전에 아고다로 급히 예약을 했는데, 너무나 저렴한 가격에 조식까지 포함해 묵을 수 있었던 것도 참 다행이었다. 이번엔 특히 아고다의 한국어 리뷰가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다. 여담이지만, 해외에서 호텔 예약을 할 때 액티브엑스 설치와 공인인증서 따위 없이 신용카드로 한방에 예약을 할 수 있었다는 게....얼마나 눈물날 정도로 감사했는지. 아고다가 글로벌 서비스였기에 다행이지ㅜ 국내 호텔 예약서비스는 이런 긴급상황에 무용지물이라는 점도 유념할 것. 가격경쟁력과 합리적인 예약&결제 시스템, 기본중의 기본 아닐까.


내가 예약했던 호텔 예약 페이지 링크는 여기. 지금 소개한 객실은 아고다 기준으로 '디럭스 자쿠지' 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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