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지 호텔에서 묵는다는 것은 옆 건물인 익스체인지 타워와 연결된 BTS 아속역과 터미널 21에 5분 내로 걸어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방콕 쇼핑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터미널 21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장소였다. 저렴하지만 기분좋게 끼니를 해결할 때, 좋지 않은 컨디션을 스파로 달랠 때, 길거리에서 사먹는 것처럼 생과일을 테이크아웃할 때...이 모든 걸 논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터미널 21은 수쿰빗에 머무르는 여행자를 위한 천국이었다. 본격적인 쇼핑 아이템 소개는 2편에 하기로 하고, 터미널21만이 가진 숨겨진 매력 몇 가지.
세계여행을 하는 듯....독특한 컨셉트 쇼핑몰 '터미널 21'
올해 방콕여행을 다뤘던 국내 패션지의 기사에서 새롭게 떠오른 키워드는 '몰링'이다. 홍콩이나 싱가포르, 방콕처럼 멀티플렉스 쇼핑몰이 발달한 도시에서, 먹고 사고 즐기는 모든 행위를 논스톱으로 해결하는 '쇼핑몰 중심의 여행법'을 일컫는다. 방콕에서 몰링을 가장 흥미진진하게 할 수 있는 쇼핑몰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단연 터미널 21이 아닐까 싶다.
신도심 수쿰빗의 한 복판에 위치한 터미널 21은 각 층마다 세계 대도시를 컨셉트로 한 새로운 쇼핑몰이다. 단순히 상품과 매장이 모여있는 공간이 아니라, 일본과 런던과 샌프란시스코의 모티브가 각 층마다(심지어 화장실까지도) 생생히 살아있는 멀티플렉스다. 게다가 글로벌 브랜드가 아닌 로컬 매장이 압도적으로 많아 태국의 트렌드를 짚어볼 수 있다.
터미널 21에서 와이파이 & 푸드코트 이용하기
인포메이션에 wifi ID를 달라고 요청하면 무료 계정을 준다. 요때 여권이 필요하니 여권은 꼭 지참하는 게 좋다. 데이터 로밍이나 현지 유심 안쓰는 이상 호텔 밖에서 인터넷 쓰기가 어려운데, 쇼핑몰에 오래 머물 거라면 꽤 유용하게 쓸 수 있으니 하나 받아두도록 하자. 난 네일 케어 받기 전에 받아서, 네일 받으면서 기다리는 시간에 잘 썼다.
사진 속 노란 카드는 푸드코트 'PIER 21'에서 쓸 수 있는 선불 충전카드다. 피어 21에는 수많은 부스가 있어서 음식 선택의 폭이 매우 넓은데, 계산 시에는 현금이 아니라 이 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다. 4층 샌프란시스코 층의 푸드코트 앞에서 카드를 팔고 있으니 먼저 구입하는 걸 잊지 말자. 식사가 끝나고 남은 금액을 환불받는 것도 필수.:) 나는 대략 200바트 정도 충전했는데, 태국 음식 실컷 먹고 디저트까지 샀는데 반 밖에 못썼다. 1인당 1~200바트 정도 잡으면 충분할 듯.
피어 21에는 태국 로컬음식부터 아시아 전역의 다양한 요리를 부스 별로 팔고 있어서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대신 테이블이 엄청나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인데다 어떤 부스는 줄까지 서야 음식을 살 수 있었다. 그래도 줄서는 집이 맛있을 것 같아 한 태국요리 부스에서 줄서가며 똠양꿍과 고기 얹은 밥을 사와 맛본다. 푸드코트라지만 오픈키친 식으로 제대로 불맛나게 볶고 끓여낸 깔끔한 요리를 100바트도 안되는 가격에 맛보다니...식사를 끝내고 디저트로 눈앞에서 갈아주는 신선한 채소+과일 주스까지 사다 마셨는데...그래도 100바트가 안돼!! 100바트는 4천원. 한국의 밥값이 비싼 걸까, 태국의 밥값이 싼 걸까. 맛있지만....슬픈 순간.
방콕 거리를 걷다보면 생과일을 종류별로 썰어서 봉지에 넣어 파는 걸 종종 볼 수 있는데, 위생이 염려된다면 이곳 푸드코트 앞에서 파는 깔끔한 과일 부스에서 사다 먹으면 좋다. 나 역시 며칠 전 현지인들에게 귀띔을 받은 덜익은 그린 망고 먹는 방법도 경험해볼 겸 그린 망고와 익은 망고를 한 봉지씩 샀더니, 예쁜 택이 붙은 봉지에 소금과 함께 넣어준다.
처음에는 과일을 무슨 소금에 찍어먹나...싶었는데. 이게 가히 중독적인 별미였다. 덜 익은 그린 망고는 그냥 먹으면 떫고 신 맛밖에 안 나지만, 칠리솔트에 찍어 먹으면 달콤 짭짤 매콤한 맛이 신맛을 없애주면서 이상하게 맛있다. 비위가 약해서 로컬 음식 적응도 꽤 오래 걸린 편인데, 이 망고먹는 법은 신세계. 질렸다고 생각했던 망고를 게눈 감추듯 먹어 치웠다는.
터미널 21의 유명한 스파숍, Let's Relax
6층에 있는 렛츠 릴랙스는 한국 여행자에게도 널리널리 알려진 유명한 스파숍이기 때문에, 아침 오픈 시간에 가서 미리 예약부터 해두고 쇼핑이나 식사를 하는 게 좋다. 5시에 예약해둔 스파를 찾아 타이 마사지 2시간짜리를 받아 봤는데, 명성대로 저렴하면서도 알찬 마사지였다.(2시간에 1천 바트정도) 이곳에서 받기 전날 맞은 편 익스체인지 타워 내에 있는 트루 스파에서 500바트나 더 주고 같은 2시간짜리를 받았는데, 가격 대비 만족스럽지 않았다. 타이 마사지를 좋아한다면렛츠 릴랙스가 낫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취향은 자극적인 타이 마사지보다는 섬세하게 근육을 풀어주고 오감을 편안하게 해주는 발리니스나 아로마테라피를 더 좋아해서인지, 두 곳 모두 그닥 감흥이 세지는 않았다. 오히려 마사지와 함께 시도해 본 허벌 컴프레스(허브 찜질)의 맛을 더욱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이 때 심한 감기몸살로 고생할 때여서 따끈하게 온 몸을 데워주는 찜질이 컨디션 회복에 큰 도움을 주었다. 허벌 컴프레스도 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스파 프로그램 중 하나이니 찜질을 좋아한다면 한번 도전해보길 추천. 보통 타이마사지 할 때 30분에 2~300바트 정도 추가하면 찜질까지 할 수 있다.
2014년 3월 6일 네이버 오픈캐스트 '공감플러스' 메인에 소개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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