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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여행을 떠나기 전, 지금 그곳에서는 어떤 대중음악이 유행하는지 궁금해서 살짝 찾아봤다. 지난 2009년 동남아 아이돌 우승자들이 겨루어 최고의 아이돌 1명을 뽑았던 Asian Idol에서, 예상을 뒤엎고 싱가포르의 Hady Mirza가 우승한 전력을 익히 알고 있어서 싱가포리안 팝신은 어떨지 궁금했다.
싱가포르 역시 다른 동남아와 마찬가지로 한국보다 훨씬 일찍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이 거세게 불었으며, 그 인기는 지금도 여전하다. 작년에 Singapore Idol 시즌 3에서 준우승한 Sylvia Ratonel의 데뷔 앨범이 지난 2010년 10월에 나왔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여행 중에 HMV에 들러 음반을 구했다. 왠만하면 요즘엔 CD를 잘 안사는데, 그녀의 앨범은 음원으로 전혀 구할 수 없었다. 싱가포르는 음반 가격도 어찌나 비싼지 19.99 S$. 한화로 17600원 정도.
Sylvia Ratonel의 데뷔 앨범 CD 정면 컷. 일반 CD규격보다 세로로 긴 사이즈.
Sylvia Ratonel의 데뷔 앨범 CD 뒷면. 총 12곡 수록.
Sylvia Ratonel의 데뷔 앨범 CD 내부 컷. 프로모션 쇼케이스를 알리는 카달로그가 들어있다.
Sylvia Ratonel의 데뷔 앨범 CD 의 가사집. 무광 코팅으로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느낌.
Sylvia Ratonel의 데뷔 앨범 CD 가사집. 모든 가사가 화보와 함께 충실하게 수록되어 있다.
Sylvia Ratonel의 데뷔 앨범 CD 와 가사집.
그녀는 아이돌 경연 때도 Duffy 같은 복고풍 팝을 자주 커버했는데, 데뷔앨범 역시 Retro Pop의 색채가 짙은 R&B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나이(1988년생)에 비해 곡 해석력도 좋고, 싱가포르 출신이라 팝을 소화하는 능력도 뛰어나서 로컬이 아닌 글로벌 신을 겨냥하고 앨범을 준비한 모습이다.
전체적으로는 싱글로 커트되어 작년 말에 큰 인기를 얻은 It's Raining과 Fly를 웰메이드 트랙으로 꼽겠다. 지금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장르가 Adel이나 Duffy, Joss Stone 류의 영국풍 레트로 팝인데, 이러한 흐름에 뒤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아시안의 정체성을 크게 잃지 않았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트랙은 1986년 프린스가 작곡한 Bangles의 "Manic Monday' 커버곡이다. 리메이크 곡을 고를 때도 앨범의 전체적인 색깔과 자신의 장점을 잘 조화시켜, 유명하지 않은 곡을 트렌디하게 부활시켰다는 점도 요즘 팝신의 주류 공식을 잘 따르고 있다. 여러 모로 싱가포르 팝신의 현재를 읽을 수 있는 음반이었다.
물론 싱가포르도 이웃 나라인 말레이시아나 필리핀처럼 아직은 발라드나 보사노바 같은 조용한 로컬 발라드 음악, 혹은 미국 팝이 대세를 이루는 분위기다. (여기에 한류 붐도 더해져서 로컬 신이 좀 죽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실비아 라토넬 같은 글로벌 스탠다드 가수들이 점차 많이 나오면 영어 실력, 좋은 비주얼과 더해져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받을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한다. 여러 모로 케이팝 씬과 비교하게 되는 음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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