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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미디어

2011년 이른 봄날에 꽃힌 몇 장의 음반들

by nonie | 김다영 2011.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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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들어 다소 뜸해진 포스팅, 그 빈자리를 채운 건 음악이다. 한동안은 책에 꽃혀 있다가 다시 음악으로 돌아가니 어찌나 풍요로운 신세계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지. 나의 10대를 꽉 메웠던 90's New Jack Swing에 다시 필꽃혀서 줄창 찾아듣기도 하고,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음반을 만나 봄날의 파릇파릇한 기운을 만끽하기도 한다. 그 중에서 올 봄과 잘 어울리는 최근 신보 1장, 새롭게 찾아낸 음반 1장, 그리고 잊고 있던 예전 페이보릿 1장을 소개하기로.  








Marsha Ambrosius - Late Nights And Early Mornings (2011)

작년 가을 싱글컷된 Hope she cheats on you를 처음 들었을 때, 신인 가수의 포스가 아님을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알아보니, 90년대에 참 좋아했던 네오소울 여성 듀엣 Floetry의 멤버였다. 곧 정규 앨범이 나온다는 소식에 이제나 저제나 기다렸는데 드디어 올 3월에 발매되어 차트 반응도 매우 좋다. 지난 10여년간 힙합 레이블에서 믹스테입만 줄기차게 내놓으며 언더에서 전전하던 이 유명한 작곡가가 드디어 메이저에서 인기를 얻다니 격세지감이 든다. 

게다가 마지막 곡 Butterflies는 몇년 전 마이클 잭슨의 마지막 앨범이 된 Invincible의 수록곡을 커버했는데, 이 곡은 Floetry 시절 그녀가 써서 마이클에게 줬던 곡이다. 데모 버전을 들어보니 마이클의 곡처럼 느리고 몽환적인데, 이번 새 앨범에 새롭게 편곡한 버전은 그야말로 봄과 어울리는 뽀송뽀송 화사한 느낌이다. 발군의 보컬 실력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나비가 날아다니는 느낌. 최고다. 올 봄에 나온 R&B 신보 중에 이 앨범을 뛰어넘는 작품은 발견하기 힘들 듯.









Roman Andren - Juanita & Beyond : Live Studio Sessions (2008)

전혀 사전 정보가 없던 이 아티스트의 앨범을 우연히 접한 때가 바로 지금, 3월이라는 게 참으로 행복하다. 스웨덴 출신의 DJ이자 뮤지션인 Roman Andren의 2008년 작인 이 앨범은, 평소에 이상적으로 생각해 온 보사노바와 재즈의 퍼펙트한 결합을 보여준다. 두번째 트랙 Bumblebee를 듣자마자 필이 꽃혀서 단숨에 나의 아이팟 단골 앨범으로 등극. 마치 코즈니 컴필레이션을 듣는 듯한 이지 리스닝의 재즈를 원한다면 강력 추천. 아쉽게도 국내에는 정식 수입이 안된 앨범이다. (그래서 음악 링크 ㅋ)



MusicPlaylist
Music Playlist at MixPod.com








Paula Cole - This Fire (1996)

폴라 콜은 내가 팝 음악에 한창 미쳐있던 90년대 중반의 정점에 있는 아티스트 중 하나다. 당시 그래미 신인상을 수상할 만큼 팝신의 주목을 받았지만, 유일하게 성공한 이 앨범(2집)을 제외하면 더이상의 메이저 히트는 없었다. 3집 'Amen'의 타이틀 I believe in love도 큰 히트는 못했지만 정말 명곡이었다. 기본적으로 그녀의 음악은 수준급의 피아노 연주를 베이스로 한 록 음악인데, 다분히 실험적이고 철학적인 시도로 가득하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필리핀의 디바 레진이 I Don't want to wait을 부르는 걸 발견하고 다시금 이 앨범을 끄집어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90년대 팝 정서가 고스란히 살아있는 이 곡은 지금 들어도 수작이다. 폴라 콜 덕분에 Lisa Loeb, Natalie Merchant 등 당시를 풍미했던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날카로운 피아노 터치와 그녀 특유의 시원한 보컬은 청량한 봄바람과 참 잘어울린다. 그래서 올 봄은 그녀와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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