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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USA

디즈니홀부터 그랜드센트럴 마켓까지, LA 다운타운 돌아보기

by nonie 2010.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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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의 심장 다운타운은 지도 상에 나타난 뚝 떨어진 거리 만큼이나 헐리우드와는 다른 느낌이다. 멜로즈 애비뉴에서 허름한 버스를 타고 소박한 차창 밖 풍경을 구경하며 30여 분을 달리니 어느덧 다운타운에 도착한다. 미국의 수준 높은 문화적 토양을 반영한 다운타운의 주요 명소들은 내 뇌리 속에 박힌 LA의 색깔을 더욱 다채롭게 꾸며준다. 걸어서 한번에 구경할 수 있어 더욱 좋았던 다운타운에서의 알찬 한나절.  






시민을 위한 열린 문화공간, 디즈니 콘서트 홀
기하학적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웅장한 은빛의 건물 앞에 도착하자, 나는 LA의 문화적 중심부에 도착했음을 단번에 실감했다. 휘어진 널판지 같은 금속판이 이리저리 우뚝 서있는 이 유명한 건축물의 위용에 압도된 것도 잠시. 우리는 몇 컷의 사진을 찍고 나니 곧 이 건물의 정체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서울 정도로 도도해 보이는 디즈니 콘서트 홀의 입구는 의외로 활짝 열려 있었다. 7월의 뜨거운 햇빛을 피해 무작정 들어가 본 건물 안은 넓고, 시원하고, 또 자유로웠다. 한쪽에 있는 작은 가게에서는 커피와 간단한 먹거리를 팔고 있다. 물론 일반 그로서리 스토어보다는 비싸지만, 또 그렇다고 관광지 프리미엄 이상의 어이없는 가격도 아니다. 주변에 편의점 등을 발견할 수 없는 대로변에 있는지라, 여기서 시원한 Fiji 생수 한병을 사서 커다란 테이블에 앉아 한참을 쉬며 다음 여행지로 이동할 수 있는 준비를 할 수 있었다. 굳이 공연을 보러 오지 않더라도, 디즈니 콘서트 홀은 이곳을 찾는 여행자와 시민들에게 편하게 열려있는 휴식처이자 멋진 문화 공간이었다.









도심 속에서 만나는 현대미술의 향연, MOCA
디즈니 콘서트 홀에서 길을 건너면 캘리포니아 현대 미술관 MOCA가 바로 보인다. MOCA에 갈때는 꼭 챙겨야 할 게 하나 있다. 바로 '학.생.증'. 10불이나 하는 입장료를 50%나 할인해주니, 학생이 아니어도 학생증 하나 정도는 챙겨가는 센스가 필요하다. 정작 졸업한지 얼마 안되는 동생은 깜박하고 학생증 안가져가서 얄짤없이 10불 내고, 학생 때가 언젠지 가물가물해지는 나는 옛날옛적 학생증 고이 챙겨간 덕분에 할인을 무사히 받았다는...;;;

MOCA는 뉴욕 현대미술관 MOMA를 연상케 하지만, MOMA 보다는 훨씬 규모가 작다. 그래서 1시간 정도면 넉넉하게 구경할 수 있다. 얼마전 네덜란드에서 들렀던 고흐 미술관이나 마우릿트하우스 등의 유럽 미술관과 비교하면서 감상하는 재미도 있었고, 또 미국이라는 나라를 좀더 이해할 수 있었던 몇몇 작품들이 참으로 인상 깊었다. 또한 세련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MOCA의 기념품 숍은 꼭 한번 들러볼 가치가 있다.  










LA 서민들의 삶을 엿보는 시장, 그랜드 센트럴 마켓
미술관에서 빠져나와 내리막길을 따라 조금 걸어 내려온다. 곧이어 케이블카 입구같이 생긴 Angel's Flight 맞은 편에 거대한 컨테이너 박스 같은 건물, 다운타운 서민들의 시장 '그랜드 센트럴 마켓'이 나타난다. 오랜 역사를 가진 시장이라는데 겉으로 보기엔 너무 허름해서 과연 그 안에 뭐가 있긴 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막상 들어가 보면 펄떡거리는 삶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전형적인 미국식 시장이 눈 앞에 펼쳐진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여행 스팟이다.








전통있는 시장 답게 각종 맛집들로 그득한 그랜드 센트럴 마켓, 뭘 먹어야 할지 잠시 갈등하게 된다. 하지만 기름진 음식에 질린 우리에게는 길게 고민할 필요 없이 '중국 음식'이 가장 1순위! 그 중에서도 이곳의 명물 China Cafe에 가면 시원한 국물의 완탕 누들을 맛볼 수 있다. 식당 앞 자리는 이미 꽉 차서 간이 테이블을 간신히 차지하고 쩔쩔 매며 겨우 1인분의 완탕 누들을 주문했다. 함께 딸려나오는 고추기름은 넣지 않고 초록 레몬만 꾹 짜넣은 뜨거운 닭국물은 그야말로 "시원~~하다~캬!"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한국인들의 입맛에도 딱 맞는 음식이니 미쿡 음식에 물렸을 때 한번쯤 먹어줘야 하는 맛난 먹거리. :)  이렇게 다운타운에서의 오후가 꽉차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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