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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존의 온/오프라인 인맥 범주 밖의 사람들과 만날 일이 잦다 보니, 별별 생소한 얘기를 다 듣곤 한다. '블로그', '블로거', '블로고스피어', 더더구나 '여행 블로거'에 대한 아무런 배경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아직은 세상의 주류이다 보니, 나에 대한 오해나 편견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특히 '여행을 좋아하면 ~할 것이다'라는 명제는 어쩌면 그리 멋대로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지, 때론 답답하게 느껴진다. 그 중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번째 오해, '여행' 블로거는 역마살이 있다?
다른 여행 블로거들은 그럴 지도 모르겠다. 자신에게 스스럼없이 역마살이 있다고 자랑하는 이들도 봤다. 그게 뭐 나쁜 것도 아니니 굳이 숨길 필요조차 없다. 나 역시 자주 비행기를 탈 기회가 생기면서 스스로에게 여러 번 되물은 질문이다. 그러나 나의 경우는 그런 과가 '아니다'. 지금까지 온전히 여행답게 뛰쳐나간 적은 드물다. 언제나 목표(혹은 목적)가 있었고, 일로 떠난 출장이 훨씬 더 많았다. 단지 일터가 한국이 아니었을 뿐이다. 이후 오피스 우먼으로 평범한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두 번의 여행을 갔지만, 흔히 여행자들이 말하듯이 "떠나지 못해 안달나서" 갔던 게 아니었다. 나에게 여행은....(어렵다;;) 성장을 위한 수단이자 도구다. 멈춰있다고 생각되면 떠났다. 굳은 머리와 경직된 아이디어에 물을 주기 위한 일종의 학습 코스(치고는 다소 용기가 필요한)이다. 내일 떠나는 여행도 마찬가지다. 솔직히 아직도 가기 싫다. 지금 룰루랄라 떠날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 자신을 시험한다는 생각으로 어렵게 결심한거다. 만약에 여행보다 더 좋은 학습도구를 찾는다면, 기꺼이 이동할 의향이 있다. 여행을 하지 않는다고 여행 블로그를 운영하지 못할 이유는 없으니까. 컨텐츠는 이미 배부를 만큼 많다.
두번째 오해, 여행을 좋아하면 자유분방하고 틀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한다?
여행 블로그를 하면서 많이 받는 질문이자 오해다. 근데 우스운 건,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여행간다고 하면 제일 먼저 받는 피드백이 "와~부럽다" 다. 남들이 이런저런 핑계로 가지 않는 걸, 나는 이런저런 핑계 따지지 않고 다녀왔을 뿐이다. 단지 그 차이다. 그 외에 다른 사람과 내가 다른 점은 아무것도 없다. 근데 여행 블로그를 한다는 이유로 내 성향이나 성격에 대해 멋대로 지레짐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행이 불건전하고 반사회적인 취미도 아닌데, 마치 여행을 좋아하면 '언제든 지루하면 해외로 도망가 버릴 것'처럼 판단하는 사람을 만나면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해온다. 어쩌면 나에 대한 편견이 아니라 '여행'에 대한 편견일 수도 있다. 많은 직장인들은 여행보다는 짧은 '관광'으로 현실 도피를 택한다. 하지만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돌아오면 다시 제자리 걸음이다.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여행은 하지 않는다. 나는 여행을 통해 변화와 진화를 꿈꾼다. 내가 추구하는 여행은 권민 대표의 책 '런던, 나의 마케팅 성지순례기'와 같은 여행이다. 관광 산업과 문화, 온갖 사업 아이템이 혼재되어 있는 낯선 땅에서의 탐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
세번째 오해, '블로거'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
4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 블로거를 바라보는 시각이 대체로 그런 것 같다. "블로그=인터넷=젊은 사람들=정치, 사회에 불만이 많은 사람들"...대체로 요런 패턴이 약간은 존재한다고 본다. 사실 요즘 많은 조직에서 블로그를 이해하고 있는 인재를 찾는다. 그렇지만 막상 블로거를 바라보는 기업의 시선은 상당히 이중적이다. 남들이 다 하는 블로그, 건드려보긴 해야겠는데 ROI는 안나올 것 같고, 그렇다고 맘대로 컨트롤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적당히 프리랜서나 쓰고 말자. 이런 식이다. 앞으로는 '블로그 대세' 흐름이 더 확실하게 가시화되는 게 좋겠단 생각이 든다. 더욱 색깔이 분명한 블로거들이 많이 나와서 자신의 목소리를 분명하게 내고, 이를 통해 많은 블로거가 미디어의 역할을 하고, 나아가 전업으로 당당하게 내세우며 발전했으면 좋겠다. 아직 우리나라의 블로거들은 충분히 개인적이지 못하다. 그러기에는 너무 힘이 약하다. 아직은 현재 밥벌이를 지켜가기에도 벅차고, 험악한 정치와 경제 상황을 눈뜨고 봐주는 것만으로도 힘겹다. 이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꿋꿋하게 자기 길 가는 몇몇 블로거들께는, 진심으로 화이팅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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