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ie X Luang Prabang - 메콩 킹덤 크루즈

루앙프라방을 상징하는 양대 관광명소인 꽝시 폭포와 빡우 동굴 중에, 이번에 가본 곳은 빡우 동굴이다. 사실 행선지보다는, 그 행선지로 향하는 방법에 훨씬 기대가 컸다. 메콩 킹덤 크루즈는 기존의 슬로우 보트 투어와는 완전히 다른 컨셉의 크루즈 투어다. 루앙프라방에 '럭셔리'라는 단어가 그닥 잘 맞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 크루즈에 타는 동안은 우아하고 도도한 흐름에 몸을 맡기고, 그저 차가운 음료와 샐러드를 맛보며 풍경을 감상하기만 하면 된다. 하루가 짧게 느껴졌던, 크루즈에서의 시간. 










칵테일 바와 개인 테이블이 있는 프라이빗 라운지 보트, PLAY

메콩 킹덤 크루즈는 루앙프라방의 전통적인 보트 투어와는 차별화된 컨셉의 '럭셔리 크루즈 투어'를 지향하는 신생 업체다. 5대의 보트가 저마다 다른 이름과 디자인을 갖고 있으며, 운행하는 루트도 다르다. 이번에 내가 탑승한 크루즈는 플레이(play)라는 보트로, 전용 칵테일 라운지와 개별 테이블을 가진 멋진 보트다. 


강변 최북단에 있는 탑승 위치에 도착하니, 이미 기다리고 있던 직원들이 차가운 물수건을 내어 주며 배로 안내한다. 안에 들어오면, 만면에 미소를 띄운 직원이 웰컴 드링크를 건넨다. 루앙프라방에 가기 전에 읽은 수많은 여행기에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생경한 장면이다. (메콩 강을 누비는 대부분의 보트는 매우 낡고 오래되어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쾌적한 여행을 하긴 힘들다) 하지만 이 새로운 보트에서의 여행은, 왠지 시작부터 무척 여유가 흐른다. 









이 투어는 포럼 행사가 끝나고 참가자를 위해 마련된 투어의 일환이라, 세계 여러 나라의 미디어와 참가자들이 하나둘 배에 올라탔다. 마침 나와 동석하게 된 그녀는, 자신을 미얀마에서 온 한 기관의 직원이라고 소개했다. 젊고 쾌활한 그녀는 마침 '케이팝'의 어마어마한 팬이어서, 그녀와 함께 수다를 떨다 보니 시간가는 줄 모른다. 테이블마다 직원이 계속 돌면서 신선한 과일도 주고, 물이나 주스도 컵이 빌세라 계속 따라준다. 와인이나 주류는 추가 금액을 내면 된다. 









작은 사원에서의 시간, 그리고 빡우 동굴

배는 동굴로 향하는 도중, 어느 강변에 잠시 정박했다. 관계자를 따라 숲길을 가로질러 조금 걸어 올라가니, 작은 불교 사원이 나온다. 이곳 사원 방문은 미리 예정된 일정이어서, 이날 크루즈 투어에 참여하기 위해 미리 공지를 받은 대로 어깨와 다리를 가리는 옷을 입고 왔다. 사원은 매우 작아서 ,한 바퀴를 돌아보면 충분했다. 루앙프라방 시내의 사원이 대부분 대규모이고 탁밧 세리모니 외에는 가까이서 사원을 접할 일이 별로 없는데, 이곳은 좀더 자연스러운 그들의 문화를 바라볼 수 있었다. 그래봤자 관광객 한 무더기가 와서 사원을 방문하는 모양새인 건 마찬가지지만. 










아시아에서 온 불교 신자들은 이곳의 큰 스님에게 한 명씩 다가가 덕담을 들은 다음 팔찌를 받았다. 나는 지난 탁밧 행사 때 이미 팔찌를 받기도 했고 종교도 없어서 다른 이들의 의식을 구경만 했다. 미얀마 친구에게 '넌 안 받아?'라고 물으니, 자기네 나라에선 맨날 하는 일이라 귀찮단다.ㅎㅎ 라오스와 미얀마는 문화적, 종교적으로 비슷한 점이 매우 많다고 했다.  









사원을 돌아보고 오니 1시간 가량 흘렀는데, 그 짧은 시간에도 무더위가 온 몸을 휘감는다. 하지만 에어컨 빵빵한 보트 안으로 들어오니, 신선한 샐러드 한 접시와 시원한 음료를 준비해 준다. 동굴로 향하는 그 짧은 크루징이, 천국처럼 느껴진다. 











빡우 동굴은 워낙 유명한 곳이기도 하고, 살면서 '동굴'에 올 일이 그닥 없기 때문에 흔치 않은 여행 경험이긴 했다. 동굴 내에 펼쳐진 기암괴석을 배경으로, 오랜 세월 인간의 종교적 소망이 한켜 한켜 쌓인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특히 웨스턴에서 온 참가자들은 이 전형적인 '동양의 신비로움'에 크게 흥미로워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자연 경관이나 명소 방문에 전혀 흥미가 없는 타입이다 보니, 아마도 크루즈 취재가 아니었으면 루앙프라방 개인 여행으로는 절대 안왔을 코스이기도 하다. 비슷한 이유로 꽝시 폭포를 안 간 것도 있고. (그 폭포에서 30대 여성의 실종 사건이 벌어진 시점이, 내가 루앙프라방에 오기 1~2주 전이었다) 동굴은, 시원한 크루즈 안에서 창 너머로 올려다 볼 때가 제일 멋있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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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다 조금 일찍 동굴을 돌아보고 크루즈로 돌아왔다. 어느 새 배 중앙에 멋스럽게 차려진 케이터링 한 상! 달콤한 브라우니부터 이런저런 튀김 요리까지, 출출했던 차에 시원한 음료와 곁들이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사실 코스 중에 식사가 아닌 간식 류만 제공되고 오후 1시 반에 출발하는 스케줄이라, 만약 이 코스를 탑승한다면 점심을 미리 먹고 타는 게 좋을 것 같다.  


메콩 킹덤 크루즈는 시내 메인로드 북쪽에 사무실이 있다. 야시장 구경할 때 겸사겸사 가서 예약하면 될 듯. 

사무실 위치와 보트 소개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www.mekongkingdoms.com










저녁은, 카오소이 한 그릇

보트 정류장 근처에, 미리 알아뒀던 간판 없는 카오소이 맛집이 마침 가까웠다. 저녁은 거기다 싶어서 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식당으로 향했다. 얼마 전 푸드트립 프로그램에 소개되어 이젠 한국인에게도 널리 알려졌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식당 벽에는 간간히 한국 여행사에서 붙여둔 안내문이 보였다. 앉자마자 카오소이와 찹쌀누룽지 하나를 주문했다. 








카오소이를 여러 집 먹어보고 비교한 게 아니라서 딱히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국물이나 면, 신선한 채소는 훌륭했다. 좀 아쉬웠던 건, 된장양념에 볶아낸 돼지고기 고명이 맛의 핵심일텐데, 그 고기의 온도가 확연하게 미지근했다. 바로 볶아낸 게 아니라 보관해둔 것을 올린 듯 한데, 카오소이가 원래 그런 것인지 내가 먹은 게 그런 건지 판단을 할 수가 없다. 국물도 뜨겁지 않고 약간 미적지근해서, 채소와 허브를 집어 넣으니 더욱 온도가 낮아졌다. 좋은 베이스의 육수 맛이 어정쩡한 온도 때문에 반감된다고 해야 할까.


약간 갸우뚱한 맛을 잡아준 건, 추가로 시킨 누룽지였다. 주문을 하면 벽에 걸려있던 포장된 누룽지 하나를 내어 주는데, 이걸 부셔서 말아 먹으니 바삭바삭한 맛이 일품이다. 한국의 누룽지와는 다르게, 아마도 기름에 튀겨서 말리는 듯 한데 이게 아주 별미다. 결국 요리를 다 먹고 계산하면서, 나갈 때 이 누룽지 2개를 더 샀다. 나중에 방콕으로 이동해서 밥맛 없을 때, 이 누룽지가 생각나서 컵라면에 넣어 먹으니 그게 또 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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