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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Finland

헬싱키 하이라이트 산책 - 우스펜스키 대성당부터 실내시장 맛집까지

by nonie 2017.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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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ie X Finland - 헬싱키 나홀로 워킹 투어

예쁜 아파트 숙소와 함께 하는 1주일간의 행복했던 여행도, 벌써 마지막날이다. 여행 첫 날부터 헬싱키의 '특별한 순간이나 공간'을 잡아내는 데 집중하느라, 정작 헬싱키 시내의 대표적인 명소는 대부분 스쳐지나기만 했다. 헬싱키 자유여행의 마지막 날, 이제 시내 지리에도 익숙해졌고 트램과 버스도 능숙하게 탈 수 있으니 관광명소를 두루 돌아보면서 마무리하기로.









다시 문을 연, 우스펜스키 대성당

헬싱키 대성당보다 훨씬 내부가 아름답기로 알려진 우스펜스키 대성당이지만, 한동안 내부 보수와 수리공사로 문을 닫아 많은 여행자를 아쉽게 했다. 최근 이 성당이 다시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 여기서부터 여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핀란드의 옛 러시아 지배 시절을 상징하는 중요한 명소지만, 비수기라 그런지 방문객은 거의 없었다. 아주 작은 소리로도 긴 파장이 이어지는 고요한 성당에서, 잠시 숙연해진 마음으로 천정의 돔을 멍하니 바라보다 나왔다. 평소 한국에선 종교시설을 찾을 일이 없지만, 해외에서는 가끔 일부러 성당이나 교회를 찾는다. 










대성당 맞은 편의 숨겨진 명소, 시티 뮤지엄

아까 탔던 트램을 타고 다시 중앙역 방향으로 되돌아 오면 대성당 광장이다. 모든 관광객은 역시 이곳에 다 몰려 있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행복한 표정의 사람들이 대성당을 뒤에 두고 기념 촬영하는 모습을 잠시 구경했다. 내게 대성당의 첫 인상은 '럭스 헬싱키'에서의 특별한 조명으로 강렬하게 각인된 지라, 낮에 보는 대성당은 별 감흥이 없다. 대신 대성당 맞은 편에 있는 시티 뮤지엄으로 향했다. 헬싱키의 수많은 박물관들이 입장료가 있지만, 이곳은 거의 유일하게 무료 입장이다.  


작년에 헬싱키를 아기와 함께 여행했던 동생이 이 곳을 특히 추천했는데, 들어가보니 왜인지 알 것 같았다. 3살 꼬마에게 이곳처럼 유용한 공공시설이 있었을까 싶다. 폭신한 천으로 만들어진 놀이터와 의자, 각종 장난감이 가득하니, 우리 조카딸은 아마 여기를 절대 떠나고 싶지 않아 했으리라. 나는 일단 깨끗한 화장실을 쓸 수 있어서ㅋㅋ 좋았고. 











전시관 역시 왠만한 유료 뮤지엄보다도 알차게 꾸며져 있는데, 특히 헬싱키 도심 풍경의 상징인 '트램' 철로를 재현한 거리가 참 귀엽다. 북유럽 특유의 센스가 발휘된 빈티지한 옛 생활용품 전시, 그리고 멀티미디어와의 조합 등 볼거리가 쏠쏠했다. 기념품 숍에서 파는 아기용 티 세트는 조카딸 선물 줄라고 몇 번을 들었다놨다 했는지.ㅋㅋ 핀란드 제품은 아닌 것 같아 아쉽게 포기. 이곳 시티 뮤지엄 숍에서는 다른 곳에선 팔지 않는 오리지널 기념품도 많이 있으니 나와 같은 쇼핑 러버에겐 필수 코스다. 








세련된 실내 시장, 히에타라덴

슬슬 출출해질 시간, 늦은 점심을 먹으러 히에타라덴(Hietalahden)카우파할리로 향했다. 헬싱키의 대표적인 실내 시장 하면 이곳과 하카니에미 정도를 꼽을 수 있는데, 어쩌다 보니 둘 다 다녀왔다. 푸드 투어로 다녀온 하카니에미는 따로 소개하기로 하고, 오늘은 유명한 스프 집에서 맛있는 스프를 맛보기로 했다. 

일종의 마켓 홀이라고 해서 재래시장인 줄 알았는데, 맛집을 모아놓은 실내형 푸드코트에 더 가깝다. 빈티지 그릇을 파는 곳들이 조금 있긴 하지만, 대체로 음식을 파는 곳이 대부분이다. 모던 한식집도 있는데 이 날은 아쉽게 문을 닫았다. 수제버거부터 건강식까지 종류도 다양하고, 레스토랑마다 세련된 브랜딩을 자랑한다.










스프 메뉴가 자주 바뀌는 걸로 알고 있는데, 내가 간 날에는 3가지 스프 중에 채식 메뉴가 대부분이었다. 약간 든든하게 먹고 싶어서 고기가 든 스프를 주문했다. 아주 고소한 크림 스프 위에 잘게 간 소세지가 얹어져 있는데, 게임(Game)이라는 야생 동물의 고기로 만든 소세지다. 핀란드에선 이 고기가 많은 요리에 두루 쓰인다. 맛은 소고기와 큰 차이가 없는데 지방질이 적고 담백하다. 쫄깃하게 씹혀서 스프와 함께 먹는 식감이 참 좋았다. 

이곳 스프가게엔 2층 자리가 있다. 1층의 북적거리는 테이블에서 시장 분위기와 함께 맛보는 것도 좋지만, 2층의 한적한 자리에서 느긋하게 겨울 풍경을 감상하며 먹는 뜨끈한 스프 맛도 참 좋다. 









다시 시내로, 이젠 떠나야 할 시간

1월의 헬싱키는 지갑을 자주 열게 한다. 이미 본격 세일철인 연말이 지났음에도, 아직 많은 글로벌 브랜드가 막판 세일에 한창이다. 자라에서는 90% 세일, 러쉬에서도 반값 세일 중이라 결국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고 한 보따리 사들고 왔다. 한국에서 팔지 않는 헤나와 씹는 치약, 입욕제 몇 가지. 이젠 반짝이는 중앙역의 야경을 마주하는 것도 오늘이 당분간 마지막이다. 열심히 짐을 싸서, 내일은 에스토니아로 향하는 크루즈에 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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