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ie x Finland - 헬싱키에서 에스토니아로
헬싱키에서의 행복했던 1주일을 뒤로 하고, 에스토니아로 향하는 크루즈를 타기 위해 항구로 향했다. 난생 처음 타보는 대형 선박은 과연 어떨지 궁금했는데, 역시나 흥미진진한 경험이었다. 무려 9층 규모의 커다란 배에서 보내는 두 시간은, 어쩐지 짧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면세점에서 쇼핑도 하고 라운지에서 군것질도 하다 보면 두 시간은 금새 지나가니까. 탈링크 실야 라인의 슈퍼스타 호 탑승 후기.
핀란드 우버 타고, 헬싱키 항구로
헬싱키에서 1주일간 묵었던 알론코티 아파트먼트는 모든 면에서 손색없는 호텔급 숙소였다. 하지만 24시간 카운터에 직원이 있는 일반 호텔과 달리, 이 숙소는 일요일이나 영업시간 이후에는 무인 운영된다. 체크아웃이야 객실에 키를 놔두고 나오면 되지만, 짐이 산더미라 택시를 타야 하는데 호텔 직원이 자리에 없어 콜을 부탁할 수 없다.ㅠ 이 때 불현듯 떠오른 우버 앱! 다행히 시내에 차량이 딱 1대 있어서 바로 호출에 성공했다. 분명 목적지를 앱에 찍어줬음에도 정반대로 운전을 해서 내가 지적하지 않았으면 배 놓칠 뻔 했지만;; 핀란드에도 우버가 있긴 있다는 걸 직접 체험해 보는 데는 성공.;;
암튼 우여곡절 끝에 항구에 도착했다. 사실 중앙역에서 항구까지는 차로 10분 거리로 매우 가깝다. 하지만 이 항구에는 많은 선박이 오가기 때문에, 내가 탈 배의 이름을 반드시 알고 그에 맞는 역으로 가야 한다. 오늘 에스토니아로 향하는 배의 이름은 '수퍼스타' 호다. 미리 폰에 받아둔 바우처를 열어 셀프 체크인 기기에 번호를 입력하니 손쉽게 표가 출력된다.
이 크루즈 예약은 여행 떠나기 전에 한글 홈페이지에서 쉽게 예약할 수 있다. http://www.siljaline.co.kr/
헬싱키 항에서 탈린만 갈 수 있는 게 아니라 스톡홀롬, 리가(Riga)로도 운항한다니, 헬싱키를 기점으로 이곳저곳을 계획해 보기에 참 좋을 듯.
우버까지 잡아타고 서둘러 왔건만, 셀프 체크인 과정이 너무나 쉬워서 모든 절차가 금새 끝나버렸다. 일단 표만 받으면 탑승 시간까지는 잠시 역에서 대기하게 된다. 이 표는 탑승 후에도 잘 가지고 있어야 한다. 배 안에서 와이파이를 쓸 수 있는 개별 번호가 씌여 있기 때문.
주말이라 그런지 점점 많은 사람들이 에스토니아로 향하는 배를 기다린다. 역 내에는 별다른 시설은 없지만, 빨간 색으로 통일된 벤치와 디자인 의자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일단 탑승구가 열리면, 생각보다 무지 긴 통로를 직접 짐을 끌고 이동해야 한다. 배까지 이동하는 이 통로는 도보로 약 15분 정도 소요된다.
9층 규모의 대형 선박, 수퍼스타 호
같은 탈링크 소속의 페리도 여러 배가 있는 걸로 아는데, 내가 탑승한 배는 수퍼스타 호다. 연두색과 오렌지가 섞인 산뜻한 외관이 눈에 띈다. 낑낑대며 길고 긴 연결통로를 지나 간신히 배에 탑승하면, 그 이후에는 엘리베이터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그동안 여행하면서 다양한 사이즈의 선박을 타 봤지만 크루즈 급의 대형 선박은 처음이다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여행하는 기분이 새삼 난다. 별도의 비즈니스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컴포트 클래스 티켓이어서, 라운지에 들러 짐과 외투를 맡겨놓고 본격적인 배 구경을 시작했다.
쇼핑의 천국! 6층 면세점 구경하기
매 층마다 식당과 펍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있지만, 내 관심사는 역시 쇼핑몰이 몰려 있는 6층이다. 특히 이곳 선내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술이 엄청 싸서, 핀란드 현지인들은 아예 주말마다 카트를 가져와서 술 쇼핑을 하기도 한단다. 핀란드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로컬 보드카가 특히 많았고, 맥주의 불모지라 알려진 북유럽임에도 독특한 크래프트 병맥주가 참 많았다. 게다가 가격도 너무 싸서 사고 싶은 것 투성이였다는.ㅠ 그런데 한 가지 팁을 쓰자면, 이곳도 싸긴 싸지만, 탈린 항구 면세점(탑승 직전 마지막 면세점)이 더 저렴한 품목이 많았다. 그러니 괜히 탈린 여행 내내 무겁게 들고 다니기 보다는, 여행 끝나고 돌아올 때 쇼핑하면 된다.
단, 핀란드 필수 쇼핑템 중 하나인 루메네 화장품은 예외다. 나중에 돌아올 때 사야지 하고 보면 품절인 게 많더라. 수분크림, 비타민 세럼 등은 공항 면세에서도 빨리 품절되니, 배 타자마자 일단 사두는 게 좋을 듯. 돌아오는 배에선 매대가 텅텅 비어있더라는.
컴포트 클래스의 편안한 라운지
탈링크 실야라인의 티켓은 항공 티켓처럼 가격대 별로 여러 클래스가 있다. 가장 저렴한 티켓은 내부 아무 곳에나 자리를 잡으면 되는데, 워낙 배 시설이 좋아서 사실 아무데나 앉아도 좋지만 짐을 두고 다닐 수 없는 불편함이 있다. 내 티켓은 '컴포트 클래스'여서 별도의 라운지에 입장할 수 있고, 옷장에 옷을 걸어두고 짐도 조금 편하게 두고 다닐 수 있어서 좋았다. 조용한 창가에 자리잡고 앉아서, 겨울의 바다를 바라보며 여행하는 맛이 있더라.
컴포트 클래스의 라운지에는 약간의 스낵도 준비되어 있는데, 끼니 수준은 아니고 약간의 허기를 달랠 수 있는 채소와 딥핑소스, 쿠키 등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좋은 원두커피 기계가 있어서 따뜻한 커피와 함께 먹으니 입이 심심하지 않다. 술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기서 술 사서 바로 까서 마셔도 되겠더라는.ㅋ
내가 구입한 건 루메네의 수분크림과 클렌징 워터, 코스켄코르바의 보드카다. 보통 핀란드의 보드카 하면 '핀란디아'를 첫 손에 꼽는데, 로컬들은 코스켄코르바를 더 쳐준다고 한다. 게다가 여행자가 살 수 있는 페트병 사이즈가 있어서 그걸로 구입. 루메네는 국내에도 이미 소개된 핀란드의 국민 화장품 브랜드다. 반타공항에도 매장이 있는데, 공항 매장에선 샘플을 많이 주더라는ㅋㅋ 대신 가격은 선내 면세점이 약간 싸고 물건도 많다.
에스토니아 탈린은 아직 내게는 미지의 도시다. 상대적으로 헬싱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해서 여행정보도 핀란드 위주로만 많이 모았는데, 막상 2박 3일을 탈린에서 어떻게 보낼 지 벼락치기를 해야 할 시간. 티켓에 씌인 와이파이 넘버를 입력해 인터넷을 연결하는 데 성공. 하지만 어느새 두 시간은 훌쩍 지나고, 저 멀리 육지가 보인다.
동영상 후기는 인스타그램(nonie21)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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